(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연애는 언제나 문학의 주요한 화두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부터 근현대 한국소설에 이르기까지,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맞닿은 서사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연애가 더 이상 낭만적 설화로만 그려지지 않는 시대에, 소설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새롭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월간순수문학사가 펴낸 김영두 소설가의 장편 <벚꽃이 진다 해도>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작가는 연애를 설렘과 황홀의 감정으로만 다루지 않고, 그 속에 도사린 지겨움과 갈등, 치떨림과 회피, 그리고 결국 맞닥뜨려야 할 자기 성찰을 드러낸다. 벚꽃이 피고 지는 순간의 화려함이 결국 사라짐을 내포하듯, 연애 또한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불가피한 소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남녀 간 연애라는 고전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새롭게 변주되는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김영두 작가는 연애의 설렘과 황홀, 그러나 그 이후 찾아오는 지겨움과 치떨림까지 숨김 없이 드러내며, 사랑의 본질을 도발적으로 질문하는 서사를 펼쳐낸다. 소설 속 화자는 '노아'라는 남자를 중심에 두고 수많은 관계의 굴곡을 경험한다. 부부, 후배, 선배, 제자, 친구라는 사회적 역할 속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민정(시조시인·수필가·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시인이 1년여의 준비 끝에 문인육필 시집 <들었다>(月刊文學 출판부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단순한 작품 모음집이 아니라, 우리 문단 원로와 중견 문인 150여 명이 시인의 시조를 직접 육필로 옮겨 참여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동시에 오는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에서 '문인육필 김민정 시인 작품 전시회'도 함께 개최된다. 문학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시대와 인간의 숨결이 스며든 기록이다. 이번 <들었다> 출간은 김민정 시인의 시조가 문인들의 손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 순간을 기록한 의미 깊은 작업이다. 원로·중견의 시인, 시조시인, 민조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수필가, 청소년문학가, 아동문학가, 번역가 등 다양한 문인들의 참여로 완성된 이 시집은 한 시대 문학의 진정성을 담은 특별한 문학 기록물로 평가된다. 물소리를 읽겠다고 물가에 앉았다가 물소리를 쓰겠다고 절벽 아래 귀를 열고 사무쳐 와글거리는 내 소리만 들었다 - 김민정 시인의 표제작 시조 '들었다' 전문 표제작인 이 시조는 자연 속에서 타인의 소리와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천재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연습에서 길러진다. 조선의 한석봉과 현대의 초밥 장인 문경환 셰프, 두 사람의 무대는 시대와 분야는 달랐으나 ‘노력’이라는 본질 앞에서는 다르지 않았다. 한석봉은 촛불 없이 글씨를 연습했다. 천 년이 지난 오늘날, 일본 도쿄에서 문경환(논산 출신, 2025년 9월 17일 tvN '유 퀴즈' 출연) 셰프는 천여 마리의 바닷장어를 연습용으로 사용해 초밥을 만들었다. 시대와 도구는 달랐지만, 두 사람 모두 피나는 반복 속에서 장인정신을 세워갔다. 한석봉의 전설은 흔히 어머니와의 일화에서 시작된다. 서당에서 돌아온 석봉에게 어머니는 촛불을 끄고 붓글씨를 쓰게 했고, 자신은 떡을 썰었다. 아들의 글씨는 엉망이었고, 어머니가 썬 떡은 정갈했다. 어머니는 아들을 오밤중에 선생에게 보내며 일깨웠다. 석봉은 정신이 번쩍 들었고, 그날 이후 조선 최고의 서예가가 되기까지 수만 번의 붓놀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문경환 셰프의 시작은 한 권의 만화책이었다. <미스터 초밥왕> 속 주인공 쇼타에 매료된 그는 초밥이라는 단어 하나에 인생을 걸었다. 도쿄의 식당이 조선의 서재가 되어간 여정이었다. 전 재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해 불법 사이버도박으로 형사입건된 10대 청소년 수가 669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04명에서 불과 2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회 교육위원회 문정복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시흥갑)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대 사이버도박 피의자는 2022년 104명, 2023년 170명, 2024년 669명으로 해마다 급격히 늘었다. 올해도 8월 기준 이미 207명이 적발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도박중독으로 진료를 받은 10대 환자 수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2022년 102명에서 2024년 267명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197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 또한 도박 치유서비스를 이용하는 청소년 비율도 빠르게 늘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이용자 23,234명 중 4,144명(17.8%)이 10대였으며, 이는 2022년 1,460명(6.5%)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전문적인 예방교육의 보급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초·중·고 11,835개교 가운데 도박 예방교육을 받은 학교는 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깊어가는 가을 밤, 관객들의 마음을 적실 클래식 성악 무대가 열린다. 오는 10월 16일(목) 저녁 7시 30분, 영산아트홀에서 '벨 부와(Belles Voix) 콘서트'가 막을 올린다. 이번 무대는 소프라노 김보영(예술총감독), 테너 정세욱, 바리톤 이광석이 꾸미는 성악의 향연으로, 유럽과 한국의 명가곡, 오페라 아리아, 영화음악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클래식 성악의 매력을 집약해 선보인다. 다채로운 레퍼토리, 가을의 감성을 물들이다 첫 무대는 E. Gold의 <Exodus 탈출>로 장엄하게 문을 열고, 이어 J. Kosma의 <Les Feuilles Mortes 고엽>, Y. Frenkel의 <Журавли(백학)>, 임긍수의 <사랑하는 마음>, L. Ronald의 <Prelude 전주곡> 등이 선보인다. 또한 J. A. Butterfield의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L. Bernstein의 뮤지컬 넘버 <Tonight 오늘밤>, J. Revaux와 C. François의 <My Way> 등이 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