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오월에는 계절의 여왕을 대표하는 장미, 라일락, 붓꽃이 손을 들고 얼굴을 내민다. 그중에 붓꽃은 한국, 일본 중국의 들판에 자생하는 야생화다. 그 붓꽃이 생명력은 강하지만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식물이다.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노년층이 붓꽃과 닮았다는 취지의 퍼포먼스의 사진 한 장이 조간 신문에서 눈길을 끈다. 평균 63세의 ‘어르신’이 회견을 하고 “기후위기는 노년층에게 생명 박탈의 위험”이라고 주장한다. 환경부가 2020년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를 보면, 폭염증가·기온상승으로 인한 사망·질병은 65세 이상 고령 인구에서 많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진정인들은 10년 새 폭염수가 길어져 2018년에 65세 이상의 온열 질환 사망자 수가 연평균 2배 이상이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63세 노인 123명이 국가 인권위원회 앞으로 진정서와 함께 멸종 위기종인 붓꽃종이 모형을 들었다. 야생 붓꽃멸종은 노인의 죽음과 무관치 않다는 의미다. ‘어르신’들이 들고 있는 사진은 2023년 10월 세상을 떠난 노벨상 작가 루이즈 글릭(Louise Elisabeth Gluck, 1943~2023)의 ‘야생 붓꽃’ 시가 떠오른다. 루이즈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극 무대에 가장 많이 올려진 희곡 작가는 안톤 체호프(Anton Pavlovich Chekhov, 1860~1904)의 희곡이다. 그의 전용 극장이 삼성동에 있을 정도다. 나아가서 대학로에서 체호프의 공연은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엄청난 수의 단편 소설 집필로 유명하다. 1886년 한 해에만 무려 116편의 단편을 썼고 1887년엔 69편을 썼다. 의사인 체호프는 그저 취미로 소설을 썼다. 시간이 지나면서 작가로 명성도 얻으며 철학적인 주제를 내세웠다. 흥미로운 것은 체호프가 집필하는 당시 유럽에서는 원고료를 단어 수와 비례하여 매겼다. 이 무렵 유럽의 소설의 분량은 매우 방대했다. 도박으로 빚을 많이 진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들이 유별나게 긴 것도 원고료 때문이다. 의사인 체호프는 고료에 관심이 크지 않았다. 그러기에 체호프의 작품은 간결하다. 재미있는 글의 경향을 보였다. 체호프는 톨스토이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반면에 한국의 정지용 시인은 체호프의 작품에 영향을 받았다. 러시아어의 작품을 번역하기도 했던 정지용은 자연 체호프의 작품에 빠져들었다. 체호프는 시를 썼다는 기록은 없다. 하지만 1888년 최고의 시인에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글을 쓴다는 것은 순간의 이동이라 하기도 합니다. 말과 글은 머릿속에서 30초 동안의 영감을, 그대로 이동시켜 내려놓는 것입니다. 거미가 치는 줄을 보셨겠지요. 거미는 좌와 우의 각도를 건축학적으로 설계하지 않습니다. 그저 본능으로 거미줄을 칩니다. 곤충학자의 연구인지 모릅니다. 하여간 그렇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사람만이 생각을 이동시키거나 영감을 가진다 합니다. 거미의 본능처럼 말입니다. 세상은 '딴'에 의하여 인공위성을 띄우기도 합니다. '딴'이란 남다른 딴생각입니다. '딴'이란 꼭 긍정의 딴이 되지도 않습니다. 뾰족한 행동, 세상을 어지럽히는 곳에도 ‘딴‘은 사용됩니다. 같은 딴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의 글입니다. 술집에 가고, 오는 길에는 해찰하며 오락실에 갔습니다. 아니에요, 오는 길에 생각(사유)을 가지고 대학로 마로니에를 걸으며 산책하였습니다. 술집을 가는 것이나 산책을 하는 것 모두가 생각을 어떻게 하는가에 결과물입니다. 같은 생각이라도 생각의 꼬리를 물고 놀았더니 시(詩)가 되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자신에게 관심 두고 스스로 감정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이란 무너진 주변들을 회복시키기도 합니다. 그뿐이겠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세상에 우리가 모르는 것이 천지다. "나는 세상에 와 바닷가 모래밭의 모래알 몇 개 만지다 간다." 뉴턴의 말이다. 이 얼마나 겸손한 말인가. 황금찬 시인은 "점하나를 제대로 찍지 못하고 밤을 새우는 시인이다."라는 말을 한다. 겸손의 극대점이다. 여러 모임은 단톡방을 이용하여 공지를 알리기도 한다. 시인의 경우는 자작시를 만들어 공유하기도 한다. 신선한 시에 하루가 소풍처럼 열리는 날이 있다. 어느 시인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출처 불명의 가짜뉴스나 유튜브를 올린다. 대개가 올리는 시인만이 올린다. 시인의 면면을 살피면 시집도 없는 시인이다. 자신의 시는 만들지 못하며 정체불명의 종교, 이념, 정치에 관련한 휴지보다 못한 자료를 올린다. 하나의 사례로 '모'라는 단톡방이 있다. 시인과 예술을 사랑하는 예술인들의 모임이다. 공지가 실리는 날은 기타의 자료를 올리지 않는다. 공지의 효력을 극대화하려는 예술인들의 예민하고 지혜의 생각들이다. 어느 날은 '모' 단톡방에도 못난 이념의 가짜뉴스가 올랐다. 몇 사람이 짜증을 내고 나가버린다. '모'를 이끄는 회장은 "이념과 같은 순수 예술의 이야기 이외는 삼가시기 바랍니다." 가짜뉴스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우리 밥 한번 먹어요", "어머니 손맛이 그리워요"라는 말은 가깝게 대하기, 또는 사랑의 표현이다. 우리나라의 대표기업 삼성은 사장으로 발령이 되면 첫 번째 오리엔테이션이 식탁 예절 순이다. 서양 식탁엔 포크와 나이프를 든다. 세련된 식탁 예절로 한국의 대기업의 품위를 갖춘다는 것이 삼성의 철학이다. 식탁의 예절을 중시하는 유럽이나 서구 사회의 식탁 예절을 익히고서 판매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경영자의 경험 철학도 엿본다. 식사에 대한 철학은 중요하고 따뜻한 표현의 하나다. 우리나라에 식사에 관한 인식을 드러내 내놓고 방송을 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먹는 방송을 시작한 것은 2007년이 본격적이다. 커피라는 주제로 <커피프린스 1호점>(2007, MBC) 드라마가 그 효시다. 이어 <제빵왕 김탁구>(2010, KBS) 같은 드라마가 서서히 내밀었다. 드라마 속의 커피 프린스라는 카페는 다양한 캐릭터와 상호 작용의 중심지가 된다.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를 기점으로 한국에서 커피숍에 대한 인지도는 폭증한다. <커피프린스 1호점> 드라마는 바리스타라 직업에 대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詩)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시인은 언어로 세상을 향해 현실에 응전한다. 상상은 도발 적이 되기도 한다. 시는 바다의 지평 위를 걸어간다. 마치 베드로가 믿음으로 물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시는 시대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루한 세상이거나 부조리한 세상에 새롭게 해석한다. 지도자들은 날마다 입으로 불을 지른다. 말살을 꿈꾸는 환경은 종말을 예언하듯 사람을 조금씩 말라가게 한다. 시인이 변하는 세상을 아무리 강조 하여도 원숙하지 못한 성직자, 교육자, 정치인은 어둠의 시간과 손을 잡는 데 힘을 낭비한다. 세계의 지도자 절반이 과격하거나 미래를 모르는 인격자라는 통계가 현기증을 일으킨다. 이웃의 나라를 살펴도 정치학자의 통계가 허수가 아님을 인식한다. 북한은 2023년만 한 해 동안 ICBM 발사를 다섯 번째다. 제아무리 주변국이나 UN의 경고 지적을 하면 오히려 '반발'‘을 키우는 지경이다. 삶과 죽음과 과거와 현재, 영원의 순간을 모르는 자에게는 겹겹이 포개어진 죽음의 공간으로 달려가는 것들이다. 낮 선 시공간에 들어간 시인은 '토끼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엘리스'을 만난다. '돈에 쫓겨 반지하로 빠져든 엘리스'에게 인구의
(서울=미래일보) 최창인 시인 =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지난 2016년 10월 13일(현지시간) '딴따라' 밥 딜런(Bob Dylan)에게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딴따라는 말은 다분히 폄하의 표현이다. 대중가수로서 최초, 딜런이 2016년 노벨상을 받는 날 제하의 방송과 신문은 ‘시인 겸 가수 밥 딜런 노벨상 수상’이라 제목을 붙였다. 편협한 분석일까? 딜런이 시인이라는 점에서 노벨상을 받는 데 점수가 같을 거라는 분석도 해본다. 밥 딜런은 열 살 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노벨상위원회는 딜런에게 상을 주는 것에 1997년부터 꾸준하게 거론됐다. 대중가수 딜런이 과연 노벨상이 가당한지 고민이 컸다. 대중가수 딜런이 상을 받자 비평가들의 호된 비판도 컸다. 노벨상을 받는 딜런의 심중에 들어가 본다. 치욕을 철학으로 만들고 기존의 관습의 누더기를 치워라. 지금은 아직 눈물을 흘릴 시간이 아니다. 시대는 사랑과 저항을 버물러 노래할 시간이라 했을지 모른다. 세상에는 ‘질 낮은’, ‘고급 예술’도 더러는 있을 것이다. 단순하게 질 낮은 예술 운운의 표현은 비평가의 질타를 받을 각오를 한다. 예술은 고급과 저급이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우리가 질…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무대에 오르며 나는 가장 멋있는 신발을 신는다. 관중에 대한 예의를 갖추기 위한 것이다." 원조 K-프리마돈나라 불리는 패티, 김(1938~, 본명 김혜자)의 말이다. 그는 11년 만에 <불후의 명곡>(뉴욕 특집 프로) 무대에 섰다. '가을을 남기고 떠난 사람'을 불렀다. 시인이며 안산제일 교회 목사인 고훈(1946~)이 은평 교회에 부흥강사로 강단에 섰다. 교회의 강단은 신발을 벗는 카펫이다. 고훈 목사는 신발을 신고 강단에 오르면서 담임 목사에 허락을 받는다. 신발은 흙이 묻지 않는 새 신발이라는 설명이다. 고 목사는 신발을 신어야 신에 대한 예의를 갖춘다는 마음이란다. 패티 김의 신발이나 고훈 목사의 신발이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마음가짐이다. 무대에, 강단에 서 있는 소명과 사명감에 불타는 마음가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구약 성경에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 십계명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시내산 돌산 꼭대기의 가시나무에 붙은 불꽃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이 모세에게 말한다. "모세야, 여기는 거룩한 곳이니 너의 신발을 벗어라." 하나님은 왜 모세에게 "이곳을 거룩한 땅이라고 말하며 신발을 벗어라"라고 말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옛 선비들은 편지로 안부를 물었다. 붓글씨로 일필(一筆), 우체국에 나가서 우표를 붙이는 것은 낭만이다. 만년필이 나오면서 붓을 대신하는 변천은 은근한 혁명이다. 다시, 시대는 바야흐로 인터넷의 발전과 휴대 전화의 실용화 속에 선비의 육필 편지를 받는 것은 흔치 않다. 세모(歲暮)가 오고 있는데 임승천 시인의 육필 편지다. 시도반(詩道伴)의 <시원의 입술>을 시집을 받은 임 시인은 시집 안의 '시원의 입술'을 붓글씨로 화선지에 정성을 다하여 보내왔다. 붓글씨로 보니 전혀 다른 감정이다. 새삼 스럽다. '시의 둘레길은 푸른 별이 뜨는 정원/ 시의 꽃을 무한대로 '시화무'가 피워내고/ 해와 달이 먼 강물에 발을 적시는 시간이면/ 풀이 꺾이는 바람에도 생을 끌어안고/ <시원의 입술>은 이렇게 살아 노래 부른다// 안개 끼고 앞산이 보이지 않아도 시원의 빛은/ 산빛 맑게 단장 하듯 정결한 입술로 다가선다/ 배꽃의 입술은 희디흰 순결의 말씀 되어/ 우주의 노래 부르고 물방울 속에 시간의 무늬를 그린다// 저 들판의 강물은 하얀 시간 되어 굽이굽이 흐리고/ 또 다른 말씀은 구름 사이/ 감돌며 가난한 자에 다가온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결이 같은 사람들끼리 대화하는 것도 행복이다. 결(結)이 같으면 동행자가 된다. 같은 생각, 같은 시선이 삶을 가꾸기 때문이다. 결이 같으면 타자(他者)가 싫어하는 것을 피해 주는 감각과 예절도 있다. 가족도 결을 같이 하면 화목해진다. 오랜 동행자(同行者) 중에 결이 같은 친구가 있다. 김진우 교수는 대학에서 음악을 강의 한 학자다. 중앙대학음악대학 원장을 지냈다. 대학에서 정년 후 시(詩)를 만드는 시도반(詩道伴)과 가곡을 만들어 발표도 하였다. 대표적인 곡은 '하얀 여름'이 있다. 또 다른 동반자는 송재구 회장이다. 송봉구에서 송재구로 계명하였다. 송재구 회장을 보면 영화의 한 장면이 생각난다. 소령 강재구 영화가 있었다. 강재구 소령은 훈련하던 중 병사의 실수로 수류탄이 터진다. 소령 강재구(1965년, 향년 28세)는 터지는 폭탄을 순간 가슴에 안고 산화되었다. 강재구 소령의 실화는 주먹만 한 활자로 신문에 났다. 교과서에도 실렸다. 영화로 만들어져 전국의 학생들이 관람하였다. 극장을 나오는 학생과 일반인들은 가슴에 차가운 불덩어리를 안고 나오는 마음이었다. 너무 차가우면 불덩어리가 되는 것을 알았다. 눈에는 눈물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조선 왕 중 유일하게 정조를 계몽 왕이라 부른다. 정조는 왕 중에서도 달을 무척 좋아했다. 조선에서는 달은 왕을 상징하기도 한다. 월인천강(月印千江)이라는 말은 하나의 달이 천 개의 강을 비춘다는 뜻이다. 한 명의 임금이 수많은 백성을 비춘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세종 31년 1449년에 세종대왕이 석가모니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를 실은 책이 월인천강지곡(之曲)이다. 그 노래책에 게재되었다. 덕수궁이나 비원, 창경궁에 임금이 업무를 보는 사무실에는 의례, 달이 그려진 풍속도가 있다.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한 이순신 장군 역시 달과 인연이 깊다. 정유재란 마지막 해인 1598년의 어느 날의 일이다. 어느 날이라고 한 것은 구 지 날짜를 기억할 필요가 있겠냐는 뜻이다(역사가가 아니라면). 관심이 있으면 난중일기를 찾아도 좋을 듯싶다. 수군 8천 명을 거느리고 해수로의 요새로 알려진 완도 고금도에서 사색하는 이순신 장군이다. 이순신 장군의 고시조 <한산섬 달 밝은 밤에>는 국민이면 좋아한다. 이곳에는 이순신 장군이 좋아하는 달을 보기에 적합한 월송대가 있다. 이순신 장군은 밤이 되면 월송대에 올라와 전투에 대한 전략을 세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신안 압해도 무지개길을 지나서 임자도를 찾아가는 길이었다.가던 길을 멈추고 노을 해변 길, 산티아고 카페에 들어가 앉아 달달 한 아이스티 한잔을 주문했다. 무더위 탓인지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다. 음악 소리도 없고 가까이서 배를 수리하는 소음만 들렸다. 바텐더는 중년의 여인으로 인상이 무척 인자해 보였다. 그는 개를 기르는지 산책을 다녀오는 개에게 손짓하며 반갑게 맞았다. "여행객인가 보죠?" 난 그렇다고 대답하고 찾아가는 곳을 지도를 가리키며 어떻게 가는지 물었다. "멀지는 않지만, 날이 더워서 걷기는, 무리에요. 거긴 왜 가세요. 거긴 아무것도 없어요." 웃으면서 말했다. "거기에 해변의 작은 집이 있는데 거기에 가면 악마를 만날 수 있다고 하던데요?" 여인도 웃으면서 내게 물었다. "그래 그 악마는 무엇 때문에 만나시려는 거예요?" "그 악마에게 나의 영혼을 팔면 그 악마는 내가 원하는 능력을 준다고 들었어요." "그러면 영혼과 악마의 능력을 바꾸려고요?" 여인은 농담처럼 어깨를 올리며 웃었다. 자신도 산티아고에 순례길을 갈 때는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야고보가 걸었던 순례길을 걸으며 앞으로 살아가는 ‘생의 문답’을 얻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는 소설 <이방인>을 통하여 '법정의 법복은 위선의 제복'이라 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카뮈는 언론사에 종사했다. 카뮈의 사설은 정론(正論)이었으며 장 폴 사르트르를 비롯한 지식인 사회에 찬사를 받는다. 롤랑 바르트 소설가는 카뮈를 향하여 건전지의 탄생과 같다는 비유를 들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카뮈의 <이방인> 소설은 미국에서만 매년 30만 부 이상이 팔린다. 1942년 카뮈 나이 27세에 발표된 소설은 노벨상을 안겨주기도 했다. 카뮈는 기자 출신인가 하면 연극인이다. 연출가로서도 역량을 보였다. 광화문의 교보문고 입구에서 담배를 입에 문, 카뮈의 걸게 사진은 연극인 아우라가 넘친다. <이방인>의 소설은 주인공 뫼르소를 통하여 카뮈의 내면을 볼 수 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진 소설은 법정 묘사가 자주 나온다. 카뮈는 법정의 판사를 투영하는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다. 법복은 절대자라는 인식을 주려는 철저한 연극과 같다는 비아냥의 시각이다. 현실에서 바라보는 판, 검사의 부정적 시각을 1940년대에 카뮈는 <이방인>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사랑은 어디서 올까?' 심리학자들은 행복과 사랑은 쾌락이나 환경과 관련이 없다고 분석한다. 자신에 대한 내적 만족감에서 비롯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안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모두 이웃이다. 행복과 불행, 사랑은 유전적 소인이나 환경 그 자체에 의해 완전히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그 조건과 주관적인 자세로 보고 대응하느냐에 좌우된다. 사랑도 그와 같다. 혼자만의 결정이 아니라 마음들이 주고받는 과정의 결과물들이다. 사랑은 심리학으로 다루지 못하는 절대적 고통을 수반한다. 사랑은 초월 하려는 지점에서 나온다. 초월은 상상할 수 없는 위력을 갖는다. 초월은 깊은 심연의 깊이가 된다. 사랑이 심연에 빠지면 아무리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자존감을 고양 시켜도 치료 불가능이 되기도 한다. 괴테의 첫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s)>(1774년)은 심리적 사랑 소설의 교본이다. 책은 출간되자 마자 젊은 세대에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누구에게나 사랑은 고결하다. 고결의 심정을 간파란 괴테다. 고결한 사랑의 롯데와 베르테르에게서 사랑의 묘사는 아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아모르 파티(Amor Fati)'는 초인으로 불리는 철학의 선생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Wilhelm Nietzsche, 1844~1900)의 사상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사랑하라'라는 뜻이다. 니체는 누가 뭐라 하여도 대단한 철학자다. 니체 시대로 돌아가 실상을 살피면 셋방을 전전하는 가난한 철학자였다. 겨울에는 차가운 방에서 기침을 흘리며 날이 새기를 바라는 형편이었다. 기대를 안고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저서를 펴내지만, 생각과 달리 생전에 7권만이 팔렸다. 그렇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아모르 파티라는 말을 그의 주체로 담고 살았다는 것은 니체가 좋아하는 철학의 세계다. "사람이 왜 태어났는지 정답은 없다. 하지만 태어난 존재라면 죽기 전까지 열심히 살아야 후회가 없다. 누구에게든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그걸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니체는 삶이 앞에서 누르는 고난도 피하지 말라 한다. 극복의 과단성을 가지라 당부한다. 백절불굴의 정신을 역설한다. "훌륭하고 알찬 결실을 남긴 사람들이 삶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그대 자신의 악천후의 폭풍우를 견디지 못하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