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미래일보) 박인숙 기자 = 가을 햇살이 청명하게 빛나는 9일, 세종호수공원 주무대에서 한글날을 기념한 '2025 세종한글축제’가 열렸다. 이번 축제는 10월 9일 블랙이글스 에어쇼를 시작으로 11일 폐막공연까지 3일 동안 다채롭게 진행되며, 한글의 창제 정신과 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세계인에게 전하고 있다. 특히 이날 열린 ‘조선 과거시험 체험극’은 축제의 하이라이트였다. 약 45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참여해 세종대왕의 뜻을 몸소 느끼며 한글의 과학성과 아름다움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현장은 관람객들의 웃음과 박수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행사는 오전에는 외국인 유학생, 오후에는 국내 시민으로 나뉘어 매화공연장에서 두 차례 진행됐다. 세종대왕의 애민정신을 되새기며 직접 ‘과거시험’을 치르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무대에는 '김 감독관'과 '정 감독관'이 시험관 복장을 하고 등장해 유쾌한 입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과거시험을 주관하던 예조 관리 역의 진행자는 "먼 동방의 나라 조선까지 유학을 온 선비님들 반갑습니다. 그대들이 다른 나라의 신문물과 교육, 과학, 문화를 전하며 조선의 젊은 선비들과 교류하니 나라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됩니다"라며 격려했다. 이어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울 강북구(구청장 이순희)가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성장기 거주지인 우이동 옛집을 매입해 문학자산으로 보존하기로 했다. 이 주택은 한강이 어린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 거주하며 문학적 감수성과 세계관을 형성한 장소로, 작가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억의 원형'으로 평가된다. 강북구는 지난 9월 17일 해당 주택(대지 259㎡, 지하 1층~지상 1층 단독주택)을 매입 완료했으며, 향후 리모델링을 통해 문학정신을 기리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는 한강의 부친인 원로소설가 한승원 작가에게 "우이동 주택을 문화자산으로 보존해 문학정신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며, 긍정적 협의를 거쳐 매입이 성사됐다. "수유리 집은 제 문학의 시작이었습니다" 한강은 여러 작품과 인터뷰에서 '수유리(현 우이동)'를 문학적 고향으로 언급해왔다.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수유리의 우리 집 기억하니. 방이 네 개나 되는… 마치 황홀한 환각 같던 그 광경"이라 회상했고, 한 인터뷰에서는 "저에게 집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수유리 집"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 이곳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침묵과 사색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베트남작가협회(Hội Nhà văn Việt Nam)의 회장이자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진햅위원인 응우옌 꽝 티에우(Chủ tịch Nguyễn Quang Thiều) 회장이 10월 8일 베트남작가협회 본부에서 열린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산하 당서기(Đảng ủy Bí thư) 임명식에서 2025년~2030년 기간 임기의 당서기에 공식 임명되었다고 베트남 주요 언론이 보도했다. 응우옌 꽝 티에우 회장의 베트남조국전선중앙당 위원회 당서기 임명은 베트남 문학계 안팎에서 "베트남 문단과 정치권의 교차점에서 중책을 맡게 됐다"며 "문학적 통찰과 사회적 리더십을 겸비한 상징적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베트남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티에우 회장은 "문학은 단순한 창작의 영역을 넘어 인간의 이해와 평화를 이끄는 언어"라며, 앞으로 베트남 문학의 국제적 확장과 문화 외교의 실질화를 주요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와의 인연, 다시 조명되다 티에우 회장이 이끄는 베트남작가협회는 지난 2019년 하노이에서 한국의 사단법인 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와 '‘한-베트남 국제문학교류’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
(전남 신안=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 정원의 섬 신안에서 열린 '제25회 국제 꽃 예술 전시회'가 13개국 주한 대사 부인들의 참여 속에 성황을 이뤘다. '바다·섬·정원'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는 꽃으로 세계를 잇는 문화예술 교류의 장이자, K-플라워 세계화를 향한 아름다운 여정의 서막이 되고 있다.신안군이 세계 속의 '꽃과 예술의 섬'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월 1일 신안 1004섬 분재공원 황해교류박물관에서 열린 '주한대사부인회 꽃 예술 전시회'가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10월 20일까지 이어지며, 13개국 주한 대사 부인들이 참여해 신안의 가을을 꽃으로 수놓았다. 이번 행사는 '제25회 국제 꽃장식대회'의 특별 프로그램으로, '바다·섬·정원(Sea, Island, Garden)'을 주제로 한 국제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 기획됐다. 참가한 각국 대사 부인들은 자국의 전통과 문화를 주제로 한 플라워 아트 작품을 직접 제작했으며, 작품들은 서울 방식꽃예술원에서 진행된 사전 워크숍을 통해 완성됐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3개국 대사 부인은 ▲일본 아사코 미즈시마 ▲캐나다 상탈 마르쿠 ▲핀란드 엘리나 물타넨 ▲탄자니아 차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인묵(印默) 김형식 시인의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는 단순한 달의 노래가 아니다. 그것은 문명과 생명의 경계에서 던지는 묵언의 질문이자, 탐욕으로 흐려진 인간의 시선을 반추하는 윤리적 시학이다. 시인은 한가위 보름달이 떠오른 밤, 구름이 달을 가리는 풍경을 마주한다. 그러나 그 '구름'은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탐욕과 불안, 그리고 죄의식의 상징이다.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라는 물음 속에는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바라보는 시인의 깊은 우려가 스며 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품어 안고 싶은 계수나무 옥토끼가 살고 있고 나의 꿈이 살아 숨 쉬고 있는 푸른 하늘 은하 속 둥근달이었는데 중병을 앓고 있는 지구가 불안해서일까 1969년 7월 21일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 첫 발자국을 남겼을 때부터 걱정이 되었습니다 또 인간이 달을 죽이고 있구나 참 불행한 일입니다 구름이 달을 가리고 있습니다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 1930년 8월 5일~2012년 8월 25일, 향년 82세) : 미국 우주 비행사. -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연애는 언제나 문학의 주요한 화두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부터 근현대 한국소설에 이르기까지,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맞닿은 서사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연애가 더 이상 낭만적 설화로만 그려지지 않는 시대에, 소설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새롭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월간순수문학사가 펴낸 김영두 소설가의 장편 <벚꽃이 진다 해도>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작가는 연애를 설렘과 황홀의 감정으로만 다루지 않고, 그 속에 도사린 지겨움과 갈등, 치떨림과 회피, 그리고 결국 맞닥뜨려야 할 자기 성찰을 드러낸다. 벚꽃이 피고 지는 순간의 화려함이 결국 사라짐을 내포하듯, 연애 또한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불가피한 소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남녀 간 연애라는 고전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새롭게 변주되는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김영두 작가는 연애의 설렘과 황홀, 그러나 그 이후 찾아오는 지겨움과 치떨림까지 숨김 없이 드러내며, 사랑의 본질을 도발적으로 질문하는 서사를 펼쳐낸다. 소설 속 화자는 '노아'라는 남자를 중심에 두고 수많은 관계의 굴곡을 경험한다. 부부, 후배, 선배, 제자, 친구라는 사회적 역할 속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민정(시조시인·수필가·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시인이 1년여의 준비 끝에 문인육필 시집 <들었다>(月刊文學 출판부 刊)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단순한 작품 모음집이 아니라, 우리 문단 원로와 중견 문인 150여 명이 시인의 시조를 직접 육필로 옮겨 참여한 특별한 프로젝트로, 동시에 오는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 3층에서 '문인육필 김민정 시인 작품 전시회'도 함께 개최된다. 문학은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시대와 인간의 숨결이 스며든 기록이다. 이번 <들었다> 출간은 김민정 시인의 시조가 문인들의 손끝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얻는 순간을 기록한 의미 깊은 작업이다. 원로·중견의 시인, 시조시인, 민조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평론가, 수필가, 청소년문학가, 아동문학가, 번역가 등 다양한 문인들의 참여로 완성된 이 시집은 한 시대 문학의 진정성을 담은 특별한 문학 기록물로 평가된다. 물소리를 읽겠다고 물가에 앉았다가 물소리를 쓰겠다고 절벽 아래 귀를 열고 사무쳐 와글거리는 내 소리만 들었다 - 김민정 시인의 표제작 시조 '들었다' 전문 표제작인 이 시조는 자연 속에서 타인의 소리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깊어가는 가을 밤, 관객들의 마음을 적실 클래식 성악 무대가 열린다. 오는 10월 16일(목) 저녁 7시 30분, 영산아트홀에서 '벨 부와(Belles Voix) 콘서트'가 막을 올린다. 이번 무대는 소프라노 김보영(예술총감독), 테너 정세욱, 바리톤 이광석이 꾸미는 성악의 향연으로, 유럽과 한국의 명가곡, 오페라 아리아, 영화음악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클래식 성악의 매력을 집약해 선보인다. 다채로운 레퍼토리, 가을의 감성을 물들이다 첫 무대는 E. Gold의 <Exodus 탈출>로 장엄하게 문을 열고, 이어 J. Kosma의 <Les Feuilles Mortes 고엽>, Y. Frenkel의 <Журавли(백학)>, 임긍수의 <사랑하는 마음>, L. Ronald의 <Prelude 전주곡> 등이 선보인다. 또한 J. A. Butterfield의 <When you and I were young, Maggie>, L. Bernstein의 뮤지컬 넘버 <Tonight 오늘밤>, J. Revaux와 C. François의 <My Way> 등이 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