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1 (목)

  • 맑음동두천 -5.8℃
  • 구름조금강릉 -1.3℃
  • 맑음서울 -5.6℃
  • 흐림대전 -4.2℃
  • 흐림대구 -3.1℃
  • 구름많음울산 -1.3℃
  • 구름많음광주 -2.8℃
  • 구름많음부산 1.3℃
  • 흐림고창 -3.6℃
  • 흐림제주 1.9℃
  • 맑음강화 -5.6℃
  • 흐림보은 -5.5℃
  • 구름많음금산 -4.1℃
  • 흐림강진군 -1.8℃
  • 구름많음경주시 -2.2℃
  • 구름많음거제 -0.1℃
기상청 제공

[시의 향기] 가장 뜨거운 말, 전민 시인의 시 '엄마'

"가장 깊고 뜨거운 이름, 엄마…모성의 본능, 침묵의 사랑을 노래하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모성의 본능을 간결하면서도 강렬하게 담아낸 전민 시인의 시 '엄마'가 독자들의 깊은 울림을 자아내고 있다.

화마 속에서도 병아리를 품고 끝내 자리를 떠나지 않은 어미 닭의 숭고함은 곧 '엄마'라는 존재의 상징이자, 인간을 포함한 생명의 본능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사랑의 원형'으로 자리매김한다.

시인은 짧은 시 한 편을 통해 '엄마'라는 단어만으로도 깊은 감정의 파동을 불러일으키며, 이 말의 무게와 울림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편집자 주]

엄마

- 전민 시인

화재에 휩싸인 닭장에서
수탉들은 다 빠져나갔는데
병아리를 품속에 꼭 껴안은 채
어미 닭만 까맣게 모두 타 죽었다

사람이나 동물나라에서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말
나직이 말하며 듣기만 해도
가슴이 물컹해지는 엄마, 어머니!


- 서울지하철역 스크린 안전 도어 게시 시에서

Mother

- Jeon Min / Kim In-young

Out of the henhouse caught in fire
All the roosters escaped,
But hens remained, holding baby chicks
In their bosom—until they were all burnt to death.

For both humans and animals alike,
The word that burns the hottest—
Even softly spoken,
It chokes the heart: Mother!


■ 감상과 해설 / 장건섭 시인(미래일보 편집국장)

"불길 속에서 피어난 사랑의 시"

한 편의 시가 이토록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인간의 심연을 건드릴 수 있을까. 전민 시인의 시 '엄마'는 단 네 줄씩 두 연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여운은 오랫동안 가슴 깊은 곳에 머문다.

시의 첫 장면은 참혹한 화재 현장이다.

"화재에 휩싸인 닭장에서
수탉들은 다 빠져나갔는데
병아리를 품속에 꼭 껴안은 채
어미 닭만 까맣게 모두 타 죽었다"

생존 본능에 충실한 수탉들은 모두 도망친 닭장. 그러나 유일하게 빠져나오지 않은 어미 닭은 병아리들을 품에 안은 채, 끝내 불길 속에서 까맣게 타 죽는다.

이 장면은 시각적으로도 강렬하지만, 그보다 더 무게 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 안에 깃든 '모성'의 절대적 희생이다. 말하지 않아도, 눈물 흘리지 않아도, 어미 닭은 오로지 자신의 몸으로 새끼를 품는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포기하는 침묵의 사랑은 인간의 언어로 다 설명할 수 없는 본능적이고 원형적인 사랑이다.

이 장면은 우리에게 생명의 본질이 '사랑'이며, 그 사랑의 본질은 '나눔'과 '희생'임을 강렬하게 증언한다.

둘째 연에서 시인은 그 모정을 '언어'로 다시 불러낸다.

"사람이나 동물나라에서도
가장 뜨겁게 달아오르는 말
나직이 말하며 듣기만 해도
가슴이 물컹해지는 엄마, 어머니!"


이 연은 논리보다는 감각과 정서의 흐름에 따라 전개된다.

인간과 동물을 넘어 모든 생명에게 ‘엄마’는 가장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이름이다. 시인은 '엄마'라는 말을 "나직이 말하며 듣기만 해도 가슴이 물컹해지는" 감정으로 표현함으로써, 이 단어가 지닌 정서적 울림과 무게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특히 "가슴이 물컹해지는"이라는 표현은 이 시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아프다', '울컥한다', '저리다'와 같은 감정의 언어를 넘어, 신체적 감각으로 직결되는 이 표현은 누구나 기억 속에 간직한 사랑의 순간을 되살린다.

전민 시인은 이 시를 통해 단순히 '엄마'라는 존재를 찬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는 이 시를 통해 모성이라는 생명의 본질적 사랑, 존재의 원형으로서의 어머니, 그리고 우리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독자에게 던진다.

이는 단순한 모성애에 대한 헌사가 아니라, 인간 존재의 기원과 사랑의 본질에 대한 시적 성찰이다.

■ 맺으며

전민 시인의 '엄마'는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우리를 울리는 시다. 짧은 구절마다 우리가 살아오며 놓치거나 외면했던 사랑의 장면들이 스며 있다. 어떤 시는 길고 복잡한 서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시처럼 단 하나의 이름 ― '엄마'만으로도, 우리는 다시 인간이 된다.  그리고 다시금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아주 조용히, 그 이름을 다시 불러본다. "엄마…"


■ 전민 시인

전민(Jeon Min, 본명 전병기) 시인은 1985년 <시문학>으로 등단한 이후, 생명과 모성, 고향과 자연을 주제로 깊이 있는 서정시를 써오며 한국 현대시의 한 축을 지켜왔다.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본부 이사장이자,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호서문학회 명예회장을 역임했고,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그의 대표 시집으로는 <소원의 종> 외 다수가 있으며, 국내외 다수의 문학 포럼과 시낭송 행사에서 작품을 발표하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전민 시인의 시 세계는 단순한 감정의 표출을 넘어, 생명의 본질과 인간 존재의 뿌리를 탐구하는 깊은 성찰의 서정으로 특징지어진다.

특히 모성과 희생,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는 눈길은 독자에게 진한 감동을 전하며, 우리가 잊고 살았던 사랑과 인간성에 대한 회복을 제안한다.

i24@daum.net
배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