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이 절정에 이르는 11월 초, 낙엽이 수놓은 서울놀이마당이 시와 음악, 그리고 한글의 감성으로 물든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이사장 정명숙)가 주최·주관하고 서울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5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제10회 한글사랑 전국 시낭송 예술제'(대회장 조대연)가 11월 2일 오후 3시, 서울놀이마당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 개막식 - 낭송과 장단으로 여는 한글의 예술성
행사 식전공연은 이혜인 외 19명(안다미로 예술단)의 난타 퍼포먼스 '베토벤바이러스'로 시작된다. 이어 이현주 외 9명(금천마루 고고장구팀)의 '찔레꽃' 공연이 가을 정취를 더하고, 인기가수 유리(URI)가 부르는 '해피엔딩'이 한글시의 감성을 노래로 풀어낸다.
사회자 이원우·이은정 시인의 진행으로 국민의례에 이어 한글문학의 맥을 잇는 박경애 낭송가의 개회 축시가 울려 퍼진다.
정명숙 이사장의 개회식 인사말, 조대연 대회장(시인)의 대회사 및 최돈애 집행위원장(시인)의 인사말, 그리고 남창진 서울시의회 전 부의장, 서강석 송파구청장, 이혜숙 송파구의회 의장의 축사가 이어지며 행사의 품격을 더한다.
정명숙 이사장은 "한글은 소리의 예술이며, 시는 그 울림의 결정체"라며 "이 예술제를 통해 언어와 감성이 시민 속으로 스며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본공연 - 시와 음악, 몸짓으로 이어지는 예술의 연대
본공연의 첫 무대는 이혜인 외 9명(안다미로 예술단)이 선보이는 라인댄스 '바하마 마마'. 이후 이종림 외 10명(통일예술단 탈북합창팀)이 부르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시와 음악이 만나는 평화의 하모니로 관객의 마음을 울린다. 이어 송시연 외 5명(신바람 고고장구팀)이 '언니 멋져'를 장단 가득한 리듬으로 선보이며 흥을 돋운다.
■ 본선 시낭송대회 - 시민이 주인공인 무대
이번 예술제의 핵심은 단연 시낭송 본선 무대다. 예선을 통과한 다문화가정(베트남, 인도, 중국, 키르기즈공화국 등)과 일반부 참가자 총 12팀이 오른다. 각자 자신만의 언어로, 삶의 이야기를 시로 풀어내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낭독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시를 읊는 목소리마다 숨결이 다르고, 감정의 결이 다르다. 예선 심사위원장 오양호 평론가의 예선 심사평과 함께 심사위원인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의 본선 심사 기준 발표로 본격적인 본선 경연이 펼쳐진다.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참가자들도 자신만의 억양과 감성으로 시를 읽어내며, 한글의 울림을 몸으로 표현한다.
본선 심사는 오세영 시인(심사위원장)을 비롯해 오양호 평론가, 곽귀자 낭송가, 김성숙 낭송가, 김운향 시인, 김호운 소설가, 오대혁 평론가, 이복자 시인, 이현주 동시작가, 최송자 낭송가 등 문학계의 원로와 현장 전문가 10명이 맡는다.
오세영 심사위원장은 "낭송은 단순한 말하기가 아니라 시의 생명력을 되살리는 예술"이라며 "참가자들의 목소리에서 언어의 온도를 느끼길 바란다"고 전했다.
■ 몸짓과 언어의 예술 - 태권도와 음악이 만나다
본선 무대 후반부에는 김영삼 관장이 이끄는 MTM 연합시범단 80명이 태권도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몸으로 쓰는 시"라는 이번 예술제의 철학을 상징하듯, 격렬한 동작과 호흡이 시의 리듬처럼 이어진다.
이어 북한 출신 이향 외 2명(평양예술단)의 노래와 악기연주가 무대를 감성으로 물들인다.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즉석 시낭송 코너에서는 시민이 무대의 주인공으로 올라, 자신이 사랑하는 시를 직접 읊는다.

■ 시상식 - 낭송과 한글로 이어진 연대의 마침표
마지막 행사의 대미는 시상식으로 장식된다. ▲다문화부문과 ▲일반부문으로 나뉘어 대상·금상·은상·동상이 수여되며, 시상에는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서강석 송파구청장, 이혜숙 송파구의회 의장, 정명숙 이사장이 직접 나선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상'이, 금상 수상자에게는 '송파구청장상', 은상 수상자에는 '송파구의회 의장상', 동상 수상자에게는 '(사)한글문인협회 이사장상'이 주어지며, 각 수상자에게는 일정 상금과 시낭송가 인증서 및 상장이 주어진다. 수상작은 향후 한글문인협회 공식 종합 문예지 <한글문학>에 수록될 예정이다.
행사의 마지막은 참가자 전원이 무대에 올라 합창하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로 장식된다. 시민과 문학인이 한 목소리로 부르는 이 순간, "읽다, 쓰다, 하나되다"라는 이번 예술제의 주제가 완성된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닌, 한글을 사랑하고 낭송을 통해 삶의 의미를 나누는 '참여형 시민예술축제'로 자리 잡았다.
시상 후에는 모든 참가자와 내빈이 함께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가지며 축제의 순간을 기록한다. 낭송가와 시민이, 문학인과 음악인이 함께 어깨를 맞대고 부르는 마지막 합창은 '한글로 하나 되는 대한민국'의 의미를 한층 더 깊게 새긴다.
■ 말과 음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든 문화의 무대
올해로 10회를 맞는 한글사랑 전국 시낭송 예술제는 단순한 언어 행사가 아니다. 시낭송을 통해 공동체적 예술 감수성을 회복하고, 시민 스스로 문화의 주체로 서는 자리다. 문학, 음악, 무용, 무예가 어우러진 종합예술제로서 서울의 한복판에서 ‘말의 예술’이 다시 빛을 발한다.
정명숙 이사장은 "한글의 혼과 시의 숨결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 축제가 앞으로도 시민의 품속에서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놀이마당의 낙엽이 하나둘 흩날릴 즈음, 시와 노래와 낭송의 소리가 서울의 가을 하늘에 은은히 퍼져 나갈 것이다. 그날, 서울은 시(詩)가 되고, 시민은 시인(詩人)이 된다.
■ 부대행사 - 시화로 만나는 한글의 미학
한편, 예술제와 연계된 '작품시화전'이 11월 2일부터 28일까지 석촌호수 서호 아뜰리에 공연장 일원에서 열린다. 100여 점의 창작시와 회화, 캘리그라피가 어우러진 전시는 "시는 말의 꽃이고, 한글은 그 꽃의 줄기"라는 주제를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참여 작가로는 한글문인협회 회원 시인단, 국내외 초대 시인 및 화가 등이 참여한다.
■ 문학과 도시가 만나는 시민예술축제
'한글사랑 전국 시낭송 예술제'는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했다. 그동안 이 행사는 시와 낭송을 통해 시민이 예술의 주체로 서는 계기를 마련하며, 한글의 아름다움을 생활 속으로 확장시켜왔다.
올해는 특히 '서울시민과 함께하는'이라는 부제를 내세워, 문학이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닌 모두의 문화적 권리임을 선언한다. 행사 기간 동안 시민 낭송 영상 공모전, 거리 낭송회, 즉석 시쓰기 프로그램 등이 함께 운영되어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독려한다.
이원우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 편집주간(시인)은 "이 예술제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언어예술의 공공성을 복원하는 자리"라며 "한글은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이고, 낭송은 그 다리를 건너는 노래"라고 말했다.
■ "한글의 울림, 시민의 목소리로 이어지다"
600년의 세월을 견딘 한글은 여전히 예술의 언어로 살아 있다. 그 언어의 숨결이 시가 되고, 시가 목소리가 되어 시민의 가슴에 닿는 그 순간, 서울의 가을은 다시 한 번 '말의 예술'로 빛난다.
한글문인협회의 제10회 한글사랑 전국 시낭송 예술제는, "읽다, 쓰다, 하나되다"라는 문장을 넘어, '시민이 곧 예술가'임을 증명하는 문화 르네상스의 현장이 될 것이다.
가을의 끝자락, 시와 음악, 낭송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거리에서 한글은 다시 노래가 되고, 시는 다시 사람의 목소리가 된다. '읽다, 쓰다, 하나되다', 그것은 곧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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