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한국문학의 남쪽 끝, '땅끝순례문학관' 재개관… 해남 문학자취 새롭게 조명

"시맥의 고장 해남, 문학의 혼 다시 피어나다"
오는 7월 4일(금) 오후 2시, 해남 땅끝순례문학관 앞마당에서 기념식 개최

(해남=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반도의 시작이자 끝, 전남 해남에서 문학의 혼이 다시 피어난다. 조선의 고풍에서 현대의 저항까지, 해남의 땅은 시인들의 언어와 삶을 오롯이 품어온 '시의 땅'이다. 그 깊고도 넓은 문학적 혈맥(血脈)이 다시 살아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해남군은 오는 7월 4일(금) 오후 2시, 땅끝순례문학관 앞마당에서 리모델링을 마친 문학관의 재개관 기념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개관은 단순한 시설 정비나 공간의 복원을 넘어, 호남문학과 한국문학의 뿌리를 되새기고 미래를 여는 문화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가 되는 해남 문학의 계보를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문학의 귀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조선부터 현재까지, 문학의 뿌리를 간직한 해남

해남과 남도는 예로부터 문학의 향기와 깊이를 간직해온 정신문화의 보고였다.

조선 초기에 호남 시학의 기틀을 닦은 스승 임억령과 백광훈, 불운한 정치가였으나 조선 최고 시인으로 손꼽히는 윤선도, 남도의 삶과 정서를 뼛속 깊이 노래한 토속 시인 이동주까지, 해남 땅은 한국 시문학의 본향이라 불릴 만하다.

해남의 시맥은 조선 전기 석천 임억령(1496~1568)에서부터 시작된다. 해남읍 관동리 태생인 그는 사간원 대사헌을 지내며 개혁정치를 주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낙향한 인물로, 담양 식영정에서 송강 정철을 비롯한 수많은 문인들을 배출한 호남 시학의 스승이다.

그의 뒤를 이은 옥봉 백광훈(1537~1592) 역시 장흥 출생이나 다섯 살 때 해남 옥천으로 이주해 성장했으며, 최경창·이달과 함께 '삼당시인(三唐詩人)'으로 불리며 한시문학의 정점에 올랐다.

그리고 조선 중기의 중심에는 고산 윤선도(1587~1671)가 있다. 그는 해남의 보길도에서 생애 대부분을 유배자 혹은 은둔자로 살며 '어부사시사', '산중신곡' 등의 명작을 남겼다. 그의 시는 송강 정철과 함께 조선 시가문학의 양대 산맥으로 평가된다.

풀잎, 민초, 저항…해남 현대시의 흐름

근현대에 이르러 해남은 다양한 색채의 시인을 배출하며 한국 현대시의 축을 형성하게 된다.

박성룡 시인(1932~2002)은 해남 화원면 마산리 출신으로, <문학예술>을 통해 등단한 뒤 서울신문, 한국일보 등에서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풀잎', '풀벌레' 등의 작품을 통해 언어예술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특히 시 '풀잎'은 6차 교육과정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리며 대중적 사랑을 받았다.

그의 선배격인 이동주 시인(1920~1979)은 해남 현산면 읍호리에서 태어나, 1950년 <문예>지에 '혼야'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는 해남의 전통과 정서를 토속적인 언어로 섬세히 그려낸 향토 서정시의 대가이며, 시 '강강술래'는 달빛 아래 펼쳐지는 남도 부녀자들의 모습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 대표작이다.

김남주 시인(1946~1994)은 '해남이 낳은 위대한 혁명시인'으로 불린다. 유신 정권에 저항하며 감옥에서도 시를 쓰던 그는, "민중이 없는 시는 쓰지 않겠다"는 신념 아래 <진혼가>, <조국은 하나다> 등으로 민중시의 아이콘이 되었다.

고정희 시인(1948~1991) 역시 해남 출신 여성시인으로, 여성 해방과 민중연대의 시적 담론을 앞장서 실천했다.

김준태 시인(1948~ )은 해남 화산면 출신으로, 1980년대 암울한 시대를 시로 저항하며 <사람들 사이에 꽃이 피네>로 유명한 '오월 시인', '민족시인'으로 불린다. 남도의 정서와 삶을 품은 언어는 한국 민중문학의 중요한 축을 이뤘다.

황지우 시인(1952~ )은 해남 북평면 배다리 출신으로, 서울대 미학과 출신의 엘리트 시인이자 실험적 언어와 퍼포먼스로 시대를 저항한 지식인의 아이콘이었다.

중견 시인 박일남 시인도 해남을 기반으로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오며 지역문학의 든든한 줄기를 지켜오고 있다.

문학관 재개관, 문학의 시간과 공간을 잇다

땅끝순례문학관의 이번 재개관은 이렇듯 수백 년간 이어져온 해남 문학의 시간을 하나의 공간에 압축한 상징적 복원이다.

문학관 내부에는 이동주·김남주·박성룡 시인을 중심으로 한 지역 대표 문인의 유품, 초판본, 육필 원고 등이 전시되며, ‘남도문학의 순례’라는 테마로 관람 동선이 구성됐다.

7월 4일 열리는 재개관 기념식은 '땅끝시여울'이라는 주제의 시낭송 퍼포먼스로 시작되며, 팬텀싱어 출신 테너 안세권의 공연과 함께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지는 한 편의 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삶과 시가 만나는 공간, 땅끝순례문학관

이번 문학관 재개관은 문인들의 발자취와 문학정신을 입체적으로 조명할 수 있도록 전시와 콘텐츠를 재정비했다. 지역 문학인의 육필 원고, 초판 시집, 육성 자료 등을 강화하고, 시낭송과 강연, 순례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살아 있는 문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7월 4일 열리는 재개관 기념식 재개관 행사는 '땅끝시여울'이라는 시낭송 콘서트로 시작된다. 이어 팬텀싱어 출신 테너 안세권의 무대, 기념사, 축사, 전시해설 및 관람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역 문인과 주민, 문학계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학의 정신을 함께 되새기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초청 인사를 통해 "땅끝 해남은 단지 지리적 끝이 아니라, 문학의 시작이자 숨결이 이어지는 곳"이라며 "이번 재개관이 한국문학의 또 다른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맹 군수는 이어 "이번 재개관은 해남 문학의 깊이를 알리는 계기일 뿐만 아니라, 문학을 통해 삶과 공동체가 다시 연결되는 시적 공간의 회복"이라며 문학관의 의미를 전했다.

땅끝순례문학관은 재개관을 계기로 단순한 기념관을 넘어, 문학과 삶, 기억과 순례가 만나는 거점 공간으로 거듭난다.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이야기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이곳에서 문학은 다시 '길'이 되어 다시 오늘의 독자에게로 되돌아오고 있다.

i24@daum.net
배너
[詩가 있는 아침] 정서윤 시인의 시 '회전목마'… 반복 속에서 발견한 고요의 정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아침의 독서는 마음을 맑게 여는 창과 같다. 오늘의 시 '회전목마'는 정서윤 시인이 도시의 반복되는 풍경 속에서 길어 올린 내면의 성찰을 담고 있다. 흔들리는 기억과 회전하는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인은 불현듯 ‘정지된 정원’을 발견한다. 그곳은 바람도 멈추고, 그림자조차 투명해지는 내면의 안식처이다. 끝없이 돌고 도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멈춤의 순간, 그 고요한 공간을 시인의 언어는 가만히 불러낸다. 오늘 아침, 이 시를 따라 잠시 회전목마에서 내려와 내 마음의 정원에 귀 기울여 보는 것은 어떨까.[편집자 주] 회전목마 - 정서윤 시인 거리의 조명은 종종 깜빡였고, 식탁 위 컵들은 항상 조금씩 흔들렸다 바닥이 미묘하게 들릴 때마다 기억들이 액자 속에서 기울었고. 그때마다 불빛이 프레임 밖으로 미끄러졌다 어떤 날은 거리의 간판이 고요해서 새벽 도시에 고인 색채 같고, 어떤 날은 한낮의 거리가 무표정해서 누군가의 뒷모습 같고, 또 어떤 날은 아무 장면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어제의 거리가 오늘과 다르고, 어제의 마음이 발밑을 지나가고 있었으므로 다시. 또다시 같은 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너무 오래 한 방향으로만 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KB금융공익재단, 광복 80주년 기념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금 5천만 원 후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상임대표 나종목)는 광복 80주년을 기념하여 KB금융공익재단이 후원한 장학금 5천만 원을 독립유공자 후손 63명에게 전달하였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번 장학금은 지난 2025년 6월 선발된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원되었으며, 현충일에 장학증서 전달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번 후원은 광복절을 앞두고 이루어져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KB금융공익재단은 사회적 의인, 소방·경찰·해양경찰 가족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꾸준히 전개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후원은 광복 80주년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고,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학업을 지원함으로써 미래 세대의 성장을 돕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 나종목 상임대표는 "독립유공자 후손에 대한 장학 지원은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독립운동의 역사적·사회적 가치를 오늘의 삶 속에서 계승하는 길"이라며, "특히 KB금융공익재단의 후원은 하반기 장학사업을 안정적으로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흥사단 독립유공자후손돕기본부의 장학사업은 정부 예산이 아닌 시민과 기업의 자발적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치

더보기
부승찬 의원, "수지 인프라 개선 위한 민생사업에 특별교부금 21억 투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시병)은 행정안전부와 경기도로부터 총 21억 원의 특별교부금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예산은 수지구 주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체육 및 생활환경 개선 사업에 집중 투입될 예정이다. 확보된 예산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8억 원,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13억 원으로 구성됐다.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 8억 원 배정 행정안전부 특별교부금은 ▲수지 실내배드민턴장 정비사업(2억 원) ▲성복배수지 테니스장 확충사업(2억 원) ▲성복지하차도 상부 자동염수분사장치 설치(2억 원) ▲성복동 별다올 근린공원 보행환경 개선사업(2억 원) 등 총 8억 원이 투입된다.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 13억 원 배정 또한, 경기도 특별조정교부금은 ▲상현레스피아 축구장 개선공사(6억 원) ▲동천동 현대1차 아파트 일원 도로 재포장 공사(2억 원) ▲신봉동 수지생태공원 노후시설 개선사업(3억 원) ▲풍덕천동 삼성5차 아파트 일원 도로 재포장 공사(2억 원) 등 총 13억 원이 배정됐다. 부승찬 의원은 "이번 예산 확보로 풍덕천·신봉·동천·상현·성복 주민들이 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