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2 (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스피노자와 떠나는 내면 여행

"이념의 잣대가 아닌 사유의 흐름으로 읽어야 할 책과 사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이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가 세상에 나온 지 반세기가 지났다. 그러나 책이 던진 문제의식은 여전히 유효하다. 책을 읽고, 소개하고, 그 의미를 되새겼다는 이유로 학자와 작가들이 '이념적 편향'이라는 비난을 받는 현실은 당혹스럽다. 단지 책을 읽었다는 이유로 정체성이 의심받고 사상의 색깔이 덧씌워진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지식 풍토다.

우리 사회는 지식인의 글을 텍스트로 읽지 않는다. 먼저 그 사람의 소속과 좌표부터 확인하려는 습성이 만연하다. 이영희의 책을 읽었다고 하면, 내용보다 그 사람이 어느 진영에 속했는지가 먼저 논의된다. 독서란 사유의 시작이어야 한다. 세종과 정조대왕이 그러했다. 그러나 21세기, AI 시대에도 책 한 권이 '사상 검열'의 대상이 된다. 그것도 같은 화이트칼라 집단 내부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점이 씁쓸하다.

지식인은 시대를 통찰하는 새로운 언어를 제시하는 존재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의 지성은 여전히 낡은 이념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좌우의 프레임, 해묵은 지역감정, 이념으로 줄 세우는 풍토는 사유를 가로막는다. 이념은 원래 현실을 꿰뚫는 렌즈였으나, 지금은 다름을 배척하고 대화를 닫는 도구로 변질됐다. 일찍이 김수영은 ‘시여 침을 뱉어라’고 외쳤다. 풀보다 먼저 눕는 지식인 대신, 앞을 보는 시인이 필요하다.

견해가 다른 사상가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진영에 묶어버리는 사회. 이것이 우리가 직면한 무서운 현실이다. 이영희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반드시 그의 생각을 전부 수용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유의 과정과 시대를 읽는 언어를 참고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조차 ‘좌 편향’으로 낙인찍힌다.

사람들은 점점 말을 아낀다. 책을 추천했다가 SNS 여론의 뭇매를 맞는 장면을 보고 침묵을 택한다.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의 작품조차 국내에서는 정치적 시비에 휘말렸다. 중앙 일간지가 앞장서서 작품보다 이념 프레임을 먼저 씌웠다. 그렇게 지식인의 말은 줄어들고, 대중은 구호에만 반응한다. 다양성이 사라진 사회는 위태롭다. 우리는 이미 그 기슭에 서 있다.

문제는 이념적 편 가르기가 '지역주의'와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의 지식인 목소리는 곧 특정 정치 세력의 대변으로 오해받는다. 내용보다 배경이 먼저 평가받는다. 이는 이념이 아니라 혈연적 정치 감정의 산물이다. 결과적으로 지식은 힘을 잃고, 정서만 남는다.

이영희를 다시 꺼낸 이유는 그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해서가 아니다. 그의 글이 여전히 한국 사회에 살아 있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그는 묻는다. 지식인은 어디에 서야 하는가. 진리는 누가 말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 질문 앞에 답하기를 주저한다. 말하는 순간, 특정 진영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모든 책은 질문을 품고 있다. 그 질문은 독자의 몫이다. 우리는 ‘물은 자’를 비난하는 데 익숙해졌다. 이영희의 사유, 백낙청의 발언, 진중권의 비평 모두 같은 도마 위에 오른다.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해야 건강한 사회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지식인을 불러내기보다 침묵시키고 있다.

이념은 우리를 설명하지 못한다. 인간의 사유는 복합적이고 모호하며 중층적이다. 그러므로 사람을 읽을 때는 이념보다 시대와 맥락, 언어와 사유의 흐름을 함께 보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독서다.

이영희는 말했다. "진리는 국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자유로운 사유에 의해 접근된다." 이 문장은 지금 더 절박하게 다가온다. 자유로운 사유는 독서에서 시작되고, 반드시 다른 의견과 만나야 한다. 그것이 지성 사회의 윤리다.

이제 지식인의 책을 읽고, 토론하고, 반론하는 문화를 회복해야 한다. 반대한다면 논증으로 맞서야 한다. 책은 사유의 공간이다. 그 공간에서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 사회의 사유의 자유이며, 지성의 존엄이다.

잠깐이나마 스피노자와 함께, 감정의 윤리학 속 내면 여행을 이어간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삶과 여행의 경계를 넘다"… 한경 작가, 시·에세이·사진이 어우러진 여행 에세이 <나미비아 사막의 성자>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여행작가 한경이 시와 산문, 그리고 사진을 결합한 여행 에세이 <나미비아 사막의 성자>(현대작가사)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작가가 남편인 이명식 사진작가와 함께 세계 곳곳을 누비며 체험한 자연과 사람, 문화, 그리고 그 사이에서 사유한 삶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담아내 독자들의 큰 주목을 받고 있다. 광활한 세계와 삶의 성찰이 공존하는 문학적 여행기 <나미비아 사막의 성자>는 ▲남아메리카의 신비로운 자연, ▲고대 이집트 문명의 흔적, ▲인도네시아의 열대 풍경, ▲스페인의 역사 깊은 도시들, 모로코의 사막과 바다, ▲알래스카의 얼음땅, ▲아프리카 대륙의 다양성, ▲인도의 영적 현장, ▲캐나다의 광활한 숲 등 전 세계를 아우르는 여행 기록이다. 하지만 단순한 여행 에세이에 머무르지 않고, 그곳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 그리고 자연의 모습을 시적 언어로 재구성하며 '사는 것'에서 '살아내는 것'으로 나아가는 삶의 깊은 내면을 탐구한다. 한경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여행은 나에게 단순한 장소 이동이 아니라, 나 자신과 세계를 다시 마주하는 성스러운 행위"라며 "여행을 통한 삶이란 단순히 '사는 것'이 아니라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무더위 속 희망 전한 삼계탕 한 그릇"…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 도담 하우스 나눔 실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로 힘겨운 여름,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미혼모 가정의 건강과 마음을 보듬는 따뜻한 손길을 전했다. 삼계탕 한 그릇과 달콤한 수박, 생활 필수품 화장품까지, 단순한 물품이 아닌 ‘희망의 온기’를 전달한 것이다. 나누고 베풀고 봉사하는 그룹(회장 한옥순)은 말복을 맞아 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마천동의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 '도담 하우스'(원장 김성연)를 방문해 삼계탕, 수박, 화장품 등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이번 나눔은 무더위에 지친 미혼모와 아이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응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근 이어진 기록적인 폭우와 117년 만의 폭염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한 시련이 됐다. 특히 미혼모 가정은 경제적·정서적 부담이 큰 만큼 여름철 건강 관리에 취약하다. 이에 회원들은 사랑과 정성을 담아 영양 가득한 삼계탕, 제철 과일 수박, 생활필수품 화장품을 준비해 직접 전달했다. 한옥순 회장은 "작은 정성이지만, 더위에 지친 도담 하우스의 미혼모와 아이들을 생각하며 준비했다"며 "폭염과 폭우로 모두가 힘든 시기일수록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정치

더보기
강득구 의원, '주진우 아버지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양만안)은 8월 12일(화)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범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일명 '주진우 아버지 방지법')을 대표발의한다. 이번 개정안은 과거 국가권력이 자행한 고문·불법구금·조작수사 등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가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처벌을 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1986년 발생한 '민족민주교육쟁취투쟁위원회(민교투) 사건'은 전두환 군사정권이 교사 모임을 이적단체로 조작한 대표적인 공안사건이다. 당시 서울대 사범대 출신 교사 등 6명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며, 이 중 5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37년이 지난 2023년,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해당 사건이 국가에 의한 공안 조작이었다는 점을 인정,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이 사건을 담당한 검사 중 한 명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부친, 고(故) 주대경 검사였다. 피해자들은 주대경 검사 시절 직접적인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증언하고 있으나, 주진우 의원은 "당시 경찰에서 고문이 있었고, 부친은 그 사건을 받아 처리한 검사 중 한 명일 뿐"이라는 입장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