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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캐는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 채굴의 기억을 문학으로 캐다

일제강점기 사금·석탄 채굴지에서 전국 최대 문학공원으로… '세계문학엑스포' 구상도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라며 "과거를 덮거나 미화하지 않고, 그 기억 위에 문학이라는 새로운 층위를 쌓아 올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이어 "금과 석탄을 캐던 땅에서 이제는 시와 이야기를 캐내는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화 재생 구상은 문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 시인은 미산면의 더 오래된 역사 자산을 마을 만들기 사업과 결합해 공간으로 구현하고 있다.

김유제 시인은 "미산면은 고려시대 도자기 생산마을로 지정되었던 곳"이라며 "그 역사를 지난 30여 년간 연구하며 찾아낸 도자기 편들을 토대로, 구 경로당에 도자기 역사 문화관과 베트남 다문화도서관을 조성하는 사업비 5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김 시인은 이어 "이 사업은 올해 착공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봉성리가 명실상부한 문화예술창조마을로서의 품격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봉성리문화창조마을은 '금캐는 마을 봉성리'라는 이름으로 사금 채취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봄이 되면 방문객들이 실제로 사금 체험을 하며 마을의 역사와 노동의 의미를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한 체험 관광을 넘어, 역사 교육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시인은 "아이들이 직접 체험을 통해 '이 땅에서 어떤 삶이 있었는지'를 질문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금 체험은 놀이처럼 시작되지만, 결국은 역사와 인간의 노동, 그리고 삶의 가치로 이어지는 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봉성리문화창조마을의 구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유제 시인은 앞으로 이곳에서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엑스포'를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밝히고 있다.

한국 문학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 각국의 시인과 작가들을 초청해, 봉성리를 세계 문학 교류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김 시인은 "문학은 도시의 전유물이 아니며, 오히려 이런 작은 마을에서 더 깊은 울림을 낼 수 있다"며 "봉성리를 세계 문학인들이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머무는 공간으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광산이 닫히며 멈췄던 시간 위에, 문학으로 다시 움직이는 시간을 얹는 일"이라고 엑스포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때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산업화의 그늘 속에 놓였던 봉성리.

이제 이 마을은 과거의 채굴 흔적을 지우지 않은 채, 문학과 예술이라는 새로운 '문화 광맥'을 캐기 시작했다.

땅속의 금과 석탄이 아니라, 사람과 언어, 기억 속의 빛을 길어 올리는 봉성리의 다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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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캐는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 채굴의 기억을 문학으로 캐다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일제강점기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로 이름을 알렸던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가 문화와 문학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찾고 있다. 한때 땅속에서 금과 검은 석탄을 캐내던 이 마을이 이제는 시와 언어, 기억을 캐내는 '금캐는 마을'로 변모하며 또 하나의 문화 발굴 시험에 나섰다.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장으로 활용되었고, 이후에는 검은 석탄을 채굴하던 광산촌으로 알려졌다. 마을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으며, 땅을 파면 사금이 섞인 모래와 채굴의 기억이 함께 드러난다. 산업화 이후 급격한 쇠퇴를 겪었던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상처를 지우는 대신, 기억을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문화창조마을 이장이자 시인, 그리고 무형문화유산 석공예 이수자 김유제 시인이 있다. 김유제 시인은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현재까지 전국 최대 규모인 300여 기의 문학비를 마을 곳곳에 세웠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비와 문학 조형물이 자연과 어우러져 방문객을 맞는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단순한 시골 마을이 아니라,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과 노동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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