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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시인협회, 국립중앙박물관서 창작지원 프로그램…"빛의 예술에서 시의 영감 찾다"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 특별전 관람
회원 시인 40여 명 참여…미술과 문학이 만난 창작의 현장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초봄의 차가운 공기가 남아 있던 11일 오전, 서울 용산의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앞 광장에는 시인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이승복)가 마련한 2026년 1차 창작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날 행사에는 협회 회원 시인 40여 명이 참여해 특별전 관람과 창작 교류 시간을 가지며 의미 있는 예술 체험의 시간을 보냈다.

이번 창작지원 프로그램의 중심은 특별전 '인상주의에서 초기 모더니즘까지: 빛을 수집한 사람들(From Impressionism to Early Modernism: Collectors of Light)' 관람이었다.

이 전시는 2025년 11월 14일부터 2026년 3월 15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고 있으며,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한 로버트 리먼 컬렉션(The Robert Lehman Collection)작품 81점을 통해 19세기 후반 인상주의부터 20세기 초 모더니즘까지 이어지는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조명한다.

전시는 빛과 색채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시선과, 그 작품들을 수집해 근대 미술의 흐름을 형성한 금융가이자 예술 후원가 로버트 리먼의 컬렉션을 함께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 Pierre-Auguste Renoir의 <피아노를 치는 두 소녀>, ▲ Vincent van Gogh의 <꽃 피는 과수원>, ▲ Pierre Auguste Cot의 <봄> 등 세계적인 명작이 포함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전시는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를 거쳐 포비즘과 큐비즘 등 초기 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회화의 흐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공개되는 로버트 리먼 컬렉션을 통해 빛을 화폭에 담아내려 했던 화가들의 예술적 도전을 보여준다.

전시실 안에서 시인들은 작품 앞에 오래 머물며 그림 속 풍경과 색채를 바라보거나 서로 감상을 나누는 모습이었다. 어떤 시인은 노트를 꺼내 간단한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

참가 회원 중 김유조 전 건국대학교 부총장(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빛의 순간을 붙잡으려 했던 것처럼 시 역시 삶의 찰나를 언어로 포착하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오늘 전시는 시도 또 하나의 방식으로 '빛을 기록하는 예술'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 시인 위상진 시인은 "시인들이 일상적인 창작 환경에서 벗어나 미술과 같은 인접 예술을 만나는 경험은 시적 감각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런 창작지원 프로그램이 꾸준히 이어지면 문학 창작에도 새로운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인들은 특별전 관람 이후 상설전시관을 함께 둘러본 뒤 박물관 내부 식당에서 오찬을 나누며 작품 감상과 창작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행사를 주관한 한국현대시인협회 측은 이번 프로그램이 회원 시인들의 창작 의지를 북돋우고 문학과 인접 예술 간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승복 이사장은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이 약속된 시간 동안 모든 일정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미술 작품을 통해 새로운 감각과 영감을 얻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승복 이사장은 이어 "앞으로도 협회 회원들의 창작 역량을 높이고 문학적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과 창작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초봄의 박물관에서 보낸 몇 시간 동안 시인들은 그림 속 빛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어쩌면 그 빛은 언젠가 한 편의 시가 되어 다시 세상에 돌아올지도 모른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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