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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 KBS '생생정보' 촬영… '금을 캐던 마을, 시를 캐는 마을로'

채굴의 기억에서 문학의 기억으로, 산업 유산의 문화적 재생 주목
오는 4월 6일 오후 6시 35분 방영될 예정… '세계문학엑스포' 구상까지


(충남 보령=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때 금과 석탄을 캐던 마을이 이제는 시와 이야기를 캐는 마을로 변모하고 있다. 충남 보령시 미산면 봉성리의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이장 김유제)이 문화와 문학을 결합한 지역 재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이 마을에서는 KBS2TV 생생정보 촬영이 진행됐다. '금 캐는 마을 봉성리'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촬영에서는 실제 계곡에서 사금을 채취하는 체험 현장과 마을의 문화예술 공간이 함께 소개됐다. 촬영은 주민과 방문객들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으며, 방송은 오는 4월 6일 오후 6시 35분 방영될 예정이다.

일제강점기 채굴지에서 문학마을로

봉성리는 일제강점기 시절 사금 채취와 석탄 채굴이 이루어졌던 곳으로, 산업화 시기를 거치며 광산촌으로 형성된 마을이다. 광산이 문을 닫은 이후 마을은 급격한 쇠퇴를 겪었지만, 과거의 산업 유산과 채굴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문화 자산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마을 재생이 시도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봉성리 이장이자 시인인 김유제 시인이 있다. 그는 봉성리 마을 전체를 하나의 문학공원으로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현재까지 마을 곳곳에 300여 기의 문학비와 문학 조형물을 설치했다. 자연 속을 걷다 보면 시비와 조형물이 이어지는, 전국 최대 규모의 문학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시인은 "봉성리는 우리 근현대사의 노동과 삶의 시간이 쌓여 있는 공간”이라며 “금과 석탄을 캐던 땅에서 이제는 시와 이야기를 캐는 마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금 체험, 역사와 노동을 배우는 교육 콘텐츠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은 '금 캐는 마을 봉성리'라는 이름으로 사금 채취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봄철이면 방문객들이 직접 사금 체험을 하며 과거 이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노동의 역사와 삶의 현장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이는 단순한 관광 체험이 아니라 역사 교육과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체험에 참여한 관광객들은 "놀이처럼 시작했지만, 금을 캐던 사람들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자기 역사문화관·베트남 다문화도서관 조성

봉성리의 문화 재생 사업은 문학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유제 시인은 미산면 일대가 고려시대 도자기 생산지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도자기 역사 문화관과 베트남 다문화도서관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관련 사업비를 확보해 옛 경로당 건물을 활용한 문화공간 조성 사업이 진행 중이며, 올해 착공해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봉성리는 문학, 역사, 도자기 문화, 다문화 교류가 결합된 복합 문화마을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세계문학엑스포' 구상… 세계 문학 교류의 장으로

봉성리문화예술창조마을은 장기적으로 이곳에서 국내 최초의 '세계문학엑스포'를 개최한다는 구상도 추진 중이다. 한국 문학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 각국의 시인과 작가들을 초청해 봉성리를 세계 문학 교류의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김유제 시인은 "문학은 도시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히려 작은 마을에서 더 깊은 울림을 낼 수 있다"며 "봉성리를 세계 문학인들이 함께 걷고 머무는 문학마을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의 의미를 "광산이 멈춘 자리에서 문학으로 다시 시간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산업 유산에서 문화 광맥으로

일제강점기의 수탈과 산업화의 그늘 속에 놓였던 봉성리. 이 마을은 이제 과거의 채굴 흔적을 지우는 대신 그 기억 위에 문학과 예술을 쌓아 올리는 길을 선택했다.

땅속의 금과 석탄을 캐던 마을에서 사람과 이야기, 시와 기억을 캐는 마을로. 봉성리는 지금 또 하나의 ‘문화 광맥’을 캐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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