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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시와 바다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문학의 길

3월 14일 대만 타이난 '제4회 대만 시인의 날' 행사… 한국·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확대
번역·기억·시민 교류 기반 동아시아 국제 문학 네트워크 가능성 주목

·동아시아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시인의 날'과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행사를 계기로 세 나라 문인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한국·대만·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국제 문학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번역과 창작, 역사 탐방과 시민 문화 교류가 결합된 이번 행사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동아시아의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오전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국립 청쿵대학교 대만어문학과(國立成功大學台灣文學系台) 강당에서 제4회 대만 시인의 날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만 문학단체와 대학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오후에는 타이베트남문학관에서 대만과 베트남 시인·작가들이 참여한 시 낭송과 문학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대만문필회, 발지 타이어 재단, 대만 로마자 협회, 그리고 성공대학교 베트남연구센터와 대만문학과 등이 공동 주최한 국제 문학 교류 행사로, 대만과 베트남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낭송과 작품 토론, 번역 협력 논의를 진행했다.

시 낭송과 토론, 번역, 역사 탐방이 결합된 이번 교류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공유하며 하나의 네트워크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역사 속 시인을 기리는 문학의 날

대만 '시인의 날'은 1947년 정치적 탄압 속에서 희생된 시인 출신 검사 왕위린(王育霖)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 기념일이다.

그는 민주와 정의를 옹호하다 체포된 뒤 희생되었으며, 대만 문학계는 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매년 3월 14일을 시인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이 날은 단순한 문학 축제를 넘어 문학과 민주주의의 관계를 되새기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번 행사에는 베트남 작가 대표단이 초청되어 대만 시인들과 함께 시 낭송과 문학 대화를 나누었다. 대표단은 베트남 작가협회 번역위원으로 활동하는 작가 키유 빅 하우(Kiều Bích Hậu)가 이끌었다.


베트남 작가 키유 빅 하우의 국제 문학 교류 활동

키유 빅 하우는 베트남 작가협회 문학번역위원회 위원이자 하노이 여성 번역가 그룹 대표로 활동하는 작가이다. 시와 소설, 문학 평론을 아우르는 창작 활동과 함께 국제 문학 교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녀는 특히 한국과 대만, 동남아시아 문학을 베트남에 소개하는 번역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국제 문학 페스티벌과 학술 교류에도 꾸준히 참가해 왔다.

이번 대만 방문 역시 세 번째 방문으로, 그녀는 대만 문학과 베트남 문학 사이의 문화적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단에는 베트남 문학·학계 인사들도 함께 참여했다.

베트남 여성주의 작가 응우옌 반 힌(Nguyễn Văn Hinh), 영화 비교 연구자 레 티 즈엉(Lê Thị Dương), 호치민시 인문사회과학대학교 문학과 교수 도안 레 장(Đoàn Lê Giang), 베트남학 연구자 팜 응옥 투이 비(Phạm Ngọc Thúy Vy)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대만 문학 연구자들과 함께 시 낭송과 문학 토론을 진행하며 양국 문학 교류의 폭을 넓혔다.


타이난에서 탄생한 한 편의 소설

이번 방문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베트남 작가가 타이난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집필했다는 사실이다.

대표단장 키유 빅 하우는 타이난 방문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단편소설 '타이난 연인'을 집필해 베트남 언론에 발표했다.

한 도시의 역사와 문화가 외국 작가의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문학 교류가 단순한 문화 행사에 머물지 않고 창작의 영감으로 이어지는 살아 있는 교류임을 보여준다.

역사와 기억을 공유하는 문학 여행

행사 기간 동안 베트남 작가들은 타이난의 역사 문화 현장을 방문했다.

그들은 ▲ 타이난 228 기념관, ▲ 탕더장 고택, ▲ 국립 타이완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보며 대만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겪어온 역사적 과정을 접했다.

특히 민주화 인물 탕 더장(Tang Dezhang)과 교육자 린 마오성(Lin Mao-sheng)의 삶과 희생은 베트남 작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학은 종종 역사적 기억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언어가 된다. 타이난에서 이루어진 이번 교류 역시 서로 다른 나라의 작가들이 공통된 역사적 경험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이었다.


4만 권 장서의 문학 교류 공간

행사가 열린 타이베트남문학관은 2025년 3월 14일 설립된 비교적 새로운 문화 공간이다. 이곳에는 약 1만 권의 베트남어 서적과 3만 권의 대만어 및 대만 연구 서적이 소장되어 있다.

문학관은 언어학자 장웨이원(蔣為文) 교수가 자신의 집과 개인 장서를 기증하면서 탄생했다. 그가 30여 년 동안 수집한 장서는 오늘날 대만과 베트남 문학 연구자들이 교류하는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대만·베트남을 잇는 문학 네트워크

동아시아 문학 교류는 이제 대만과 베트남을 넘어 한국까지 확장되고 있다.

최근 수년 동안 한국과 베트남 시인들 사이에서도 활발한 문학 교류가 이어지고 있으며, 국제 시 낭송 행사와 번역 출판을 통해 서로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다.

한국 문인들이 베트남을 방문해 시 낭송과 문학 세미나를 열고, 베트남 시인들이 한국을 찾아 문학 교류를 이어가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동아시아 문학이 국가 중심 문학에서 지역 네트워크 문학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평가된다.

시가 여는 동아시아의 바다

동아시아 바다는 오래전부터 문화와 문명의 교차로였다. 오늘날 그 바다는 다시 문학의 길로 이어지고 있다.

타이난에서 시작된 대만과 베트남 작가들의 만남, 그리고 한국 문학과의 교류 가능성은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통해 연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다.

국경을 넘어 시를 읽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만남들이 쌓일 때, 동아시아 문학은 단순한 국가 문학의 집합을 넘어 하나의 느슨하지만 강한 국제 문학 네트워크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의 중심에는 언제나 시와 이야기, 그리고 인간의 공감이 놓여 있을 것이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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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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