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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의 미학, 길 위에서 형상으로"…한국현대시인협회, 박진환 시인 초청 특강 개최

체험에서 형상화까지' 창작지원 2차 프로그램…풍시조의 현재와 가능성 집중 조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이승복)가 2026년 창작지원사업의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원로 시인 박진환 초청 특강을 연다.

이번 강연은 오는 4월 27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한글회관 3층 308호 협회 사무실에서 진행된다.

'체험에서 형상화까지'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특강은 시 창작의 출발점인 체험을 어떻게 시적 형상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론을 제시하는 자리다.

특히 박진환 시인이 창안한 '풍시조(諷詩調)'를 중심으로, 시대와 사회를 관통하는 풍자의 미학과 장르 확장의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풍시는 길 위에서 태어난다"…시대와 맞닿은 장르


이번 프로그램과 연계해 이승복 시인은 '길 위의 문학-박진환 시인과 풍시조'라는 글을 통해 풍시조의 문학사적 의미를 짚었다.

그는 "신생 장르는 시대의 요청 속에서 탄생한다"며 "특히 풍자문학은 사회 현실과의 긴밀한 접속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복 시인은 풍자의 시선이 "따뜻한 실내가 아니라 비바람 부는 길 위에서 형성된다"고 규정하며, 풍시조가 당대 사회의 모순과 욕망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장르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물신주의, 정치적 위선, 사회적 불균형 등 현대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데서 그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설명이다.

'풍시조' 창안자 박진환…600권 시집의 기록

박진환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귀로> 이후 현재까지 600권에 달하는 시집을 펴낸 한국 문단의 독보적인 존재다.

특히 풍자와 형이상적 사유를 결합한 '풍시조'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안하며 현대 시조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해 왔다.

풍시조는 전통 시조의 3행 구조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형식적 제약을 완화하고, 언어유희와 라임,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 장르는 정치·사회·일상 전반을 대상으로 하며, 통쾌한 풍자와 철학적 성찰을 동시에 담아내는 데 강점을 보인다.

문학평론가 홍신선 시인은 "풍시조는 해학과 위트를 통해 독자의 웃음을 유도하면서도, 그 이면에 사회 비판과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아낸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장르는 개인의 신념에서 시작된다"

이번 강연에서 주목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장르의 창발'이다.

이승복 시인은 "새로운 문학 장르는 사회적 요구만으로는 탄생할 수 없으며, 이를 구체화하는 개인의 창조적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박진환 시인의 경우, 풍시조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먼저 통찰한 '견자(見者)'로서, 장르의 형성과 확산을 주도해 왔다.

그의 시적 실험은 단순한 형식적 변용을 넘어, 이상과 현실, 풍자와 형이상학을 결합한 새로운 시적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풍시조의 미래…"확산과 자기 갱신이 관건"

풍시조는 현재 진행형의 장르다. 유연한 형식과 폭넓은 주제 수용력은 장르 확장의 강점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장황한 진술이나 과도한 권위적 시선 등은 향후 보완 과제로 지적된다.

이승복 시인은 "풍자의 본령은 독자의 공감에 있다"며 "겸손한 시선과 자기 성찰이 동반될 때 풍시조는 더욱 넓은 독자층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작 현장으로 이어지는 '살아있는 강의'

이번 특강은 단순한 이론 강의를 넘어 실제 창작 현장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협회 측은 "체험을 언어로, 언어를 형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시인들이 겪는 고민을 함께 나누는 자리"라며 "참여자들에게 실질적인 창작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현대시인협회는 올해 창작지원사업을 통해 다양한 문학 프로그램을 이어갈 계획이며, 이번 박진환 시인 특강은 그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문학이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면, 풍시조는 그 거울에 균열을 내는 장르다.

그 균열 속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어떻게 형상화할 것인가.

이번 강연은 그 질문에 대한 하나의 응답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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