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19 (화)

  • 흐림동두천 19.7℃
  • 흐림강릉 24.1℃
  • 흐림서울 21.4℃
  • 구름많음대전 20.8℃
  • 맑음대구 23.0℃
  • 맑음울산 19.3℃
  • 맑음광주 22.4℃
  • 맑음부산 18.5℃
  • 맑음고창 17.2℃
  • 맑음제주 19.9℃
  • 흐림강화 18.8℃
  • 구름많음보은 17.9℃
  • 구름많음금산 18.6℃
  • 맑음강진군 16.2℃
  • 맑음경주시 20.1℃
  • 맑음거제 18.1℃
기상청 제공

사회

문학이 심은 숲, 미래를 키우다… 산림청·문학인 85인, 탄소중립 나무심기 현장 르포

제81회 식목일 기념 '문학인의 숲'… 제6회 맞아 문화운동으로 자리매김


(파주=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펜을 내려놓은 문학인들이 삽을 들었다. 종이 위에 머물던 문장이 흙 속으로 스며들고, 한 줄의 시는 한 그루의 나무로 자리를 잡았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앞에 둔 지금, 문학은 더 이상 기록에 머무르지 않고 행동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4월 23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남북산림협력센터. 산림청(청장 박은식)과 전국 문학인들이 함께한 '문학인의 숲' 조성 현장은 단순한 식목 행사를 넘어 자연과 인간, 그리고 언어가 교차하는 '살아 있는 문학의 현장'이었다.


이번 행사는 제81회 식목일을 기념해 추진된 탄소중립 실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올해로 제6회째를 맞았다.

제37대 산림청장인 박은식 청장을 대신해 조영희 산림복지국장을 비롯해 (사)국제PEN한국본부, (사)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 (사)한국문인협회, (사)한국산림문학회, (사) 한국소설가협회, (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사)한국여성문인회, (사)한국현대시인협회(가나다 순) 등 주요 문학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시인·소설가·수필가·아동문학가 등 85인의 문학인이 무궁화를 식재했다.

현장은 이른 아침부터 모자를 눌러쓴 문인들로 채워졌다. 손에는 펜 대신 삽이, 노트 대신 묘목이 들려 있었다. 흙을 파고 나무를 세우고 다시 덮는 과정은 한 편의 시를 완성하는 과정과 닮아 있었다.

한 참여 시인은 "문장을 쓰는 것보다 더 신중한 마음으로 흙을 덮었다"며 "이 나무가 살아가는 시간만큼 우리의 문학도 함께 숨 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탄소중립, 구호를 넘어 '실천의 언어'로

행사장에는 '문학인과 함께하는 탄소중립 나무심기', '2050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문구가 나부꼈다. 이날 심어진 나무는 단순한 조경 식재를 넘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상징적 실천이자 미래 세대를 향한 생태적 약속이다.

행사를 주관한 산림청의 조영희 산림복지국장은 "숲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는 가장 아름다운 기반"이라며 "특히 문학인들과 함께 조성하는 숲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국민의 정서와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문화적 숲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국장은 이어 "오늘 심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탄소중립 실현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언어로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선길 (사)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은 "문학은 본래 자연에서 태어나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예술"이라며 "오늘 이 자리는 글로만 자연을 노래하던 문학이 직접 자연 속으로 들어가 몸으로 쓰는 또 하나의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이 숲이 훗날 문학인들의 성지이자, 국민 누구나 찾아와 위로받는 치유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호운 (사)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문인은 시대의 아픔을 기록하는 존재를 넘어, 이제는 미래를 책임지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며 "기후위기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문학 역시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오늘의 나무심기는 그 실천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며. "문학이 사회적 역할을 확장하는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상옥 (사)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은 "문학은 언어를 넘어 인간과 자연을 잇는 가장 보편적인 다리"라며 "오늘 심은 나무는 한국 문학의 정신이 세계와 연결되는 상징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심 이사장은 또한 "환경과 문학의 결합은 앞으로 국제적으로도 중요한 흐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를 총괄 진행한 이서연 (사)한국산림문학회 부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단순한 식목 활동이 아니라 문학인들이 직접 참여해 완성하는 하나의 '현장 작품'"이라며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와 의미가 깊어지고 있고, 제6회를 맞아 이제는 하나의 문화 운동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장을 찾은 최병암 전 산림청장은 "숲은 국가가 미래 세대에게 남길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공공자산"이라며 "문학인들과 함께하는 오늘의 나무심기는 단순한 행사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최 전 청장은 이어 "숲과 문화가 결합될 때 그 가치는 배가되며, 오늘 이 자리가 바로 그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이승복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은 "시는 결국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회복하는 언어"라며 "오늘 우리가 심은 나무는 한 편의 시가 되어 시간 속에서 자라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어 "문학이 현실 속에서 호흡할 때, 그 생명력은 더욱 길어진다"고 덧붙였다.


한 그루의 나무, 백 년의 문장

참여 문인들은 서로의 손을 잡고, 나무를 붙잡으며 기념사진을 남겼다. 그 장면은 마치 공동 창작의 한 순간처럼 보였다.

"지금이 가장 빠른 시작이다."

이날 현장에서 오간 이 말은 단순한 다짐이 아니라 태도의 선언이었다. 숫자가 아닌 정성, 참여가 아닌 책임. 그것이 문학이 세상에 기여하는 방식이었다.


숲은 문장이 되고, 문장은 숲이 된다

행사가 끝날 무렵, 막 심어진 나무들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뿌리는 이미 땅속 깊이 첫 문장을 쓰기 시작했을 것이다.

오늘 심은 나무는 내일의 숲이 되고, 오늘의 손길은 백 년 뒤의 그늘이 된다.

그리고 그 그늘 아래에서 누군가는 다시 시를 쓰게 될 것이다. 문학은 사라지지 않는다. 나무처럼 자라고, 이어지고, 다시 살아난다.

오늘의 식재는 단순한 녹화 사업이 아니라 문학과 자연이 함께 써 내려가는 장기적 서사다. 숲은 자라고, 문장은 이어지고, 그 둘은 결국 하나의 미래가 된다.

i24@daum.net
배너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데스크 칼럼] 기억은 기념이 될 수 있지만, 기념이 곧 기억은 아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본지 편집국장) = 서울시(시장 오세훈)가 최근 광화문광장에 조성한 '감사의 정원'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를 자유와 헌신, 국제 연대의 가치를 기리는 상징 공간이라고 설명하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기대보다 훨씬 차갑고 냉정하다. 문제는 단순히 하나의 조형물이 아니다. 207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 충분했는지 의문이 남는 공론화 과정, 그리고 대한민국 현대사의 상징 공간인 광화문광장에 특정 메시지를 담은 구조물을 대규모로 설치한 방식 자체가 시민사회에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억은 소중하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기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일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기억은 행정의 설계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돌을 세우고 조형물을 만든다고 해서 시민의 마음속에 역사 의식까지 자동으로 새겨지는 것은 아니다. 기억은 강요가 아니라 공감 속에서 살아남는다. 무엇보다 이번 논란의 핵심에는 '절차의 민주성'과 '시민적 합의'라는 오래된 질문이 놓여 있다. 시민들은 묻고 있다. 왜 지금이어야 했는가. 왜 하필 광화문이어야 했는가. 왜 충분한 사회적 논의보다 행정의 속도가 앞섰는가. 광

정치

더보기
"주민이 먼저, 주민이 우선"…이종현 익산시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 '성황'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역의 일꾼은 결국 주민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16일 오후 전북 익산시 여산면에 마련된 이종현 익산시의원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린 사무실 안은 주민들과 지지자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농촌 어르신들부터 지역 상인, 지인과 지지자들까지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모습은 마치 오래된 사랑방 풍경을 연상케 했다. 커다란 숫자 '5'가 적힌 현수막 아래 환하게 웃고 있는 후보자의 모습보다 더 눈길을 끈 것은 주민들의 표정이었다. 누군가는 농사 이야기를 꺼냈고, 누군가는 마을의 숙원사업을 이야기했다. 선거사무소는 단순한 정치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현실과 바람이 모이는 생활 현장이 되고 있었다. 익산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종현 후보는 오는 6·3 지방선거에서 익산시 '아'선거구(춘포·팔봉·웅포·성당·용안·망성·용동·여산·왕궁)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이 후보는 이날 인사말에서 "'주민이 먼저, 주민이 우선'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민과 농민을 위해 뛰고자 한다"며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생활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농촌의 어려움, 현장에서 답 찾겠다" 이 후보는 지난 4년간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