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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다음은 K-트로트가 세계를 흔든다

한(恨)과 흥(興)의 노래, 세계인의 마음을 두드리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K-드라마', 'K-팝', 'K-한식'까지. 한국의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그렇다면 다음 주자는 무엇일까?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감독 메기 강은 주저 없이 말한다. "이제는 트로트(Trot)의 시대가 올 겁니다. 나의 다음 애니메이션 주제는 트로트입니다."

한류의 물결 속에서 트로트라는 장르는 한때 '올드하다'는 인식에 가려져 있었다. 젊은 세대와는 거리가 있다고 여겨졌고, 세계 대중문화와는 더더욱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시대는 변했고, 사람들의 감성은 다시금 원형으로 향하고 있다. 그 중심에 바로 '트로트'가 있다.

K-팝이 세련된 안무와 강렬한 사운드, 열성 팬 문화로 세계를 사로잡았다면, 트로트는 다르다. 화려한 겉모습보다는 그 속에 담긴 감정, 즉 '한(恨)'과 '흥(興)'의 미학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건드린다. 메기 강 감독이 밝힌 "관객들이 원하는 건 '진짜'다"라는 말은 곧 트로트에 적용될 수 있는 말이다.

트로트는 단순한 음악 장르가 아니다. 그 안에는 한국인의 정서, 서사, 감정선이 농밀하게 녹아 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별, 기다림, 눈물,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이야기. 트로트는 그런 이야기를 소박하지만 강하게, 또 진실하게 풀어낸다.

지금 전 세계 음악계는 '로컬리즘(localism)'에 주목하고 있다. 특정 국가나 지역의 고유한 정서와 색채가 더는 낯설지 않다. 브라질의 삼바, 스페인의 플라멩코, 인도의 볼리우드 음악처럼, 한국의 트로트도 충분히 하나의 '월드뮤직'이 될 수 있다.

이미 조짐은 보인다. 유튜브나 틱톡에서 한국 트로트 무대를 접한 외국인들이 '정체불명의 중독성'이라며 열광하는 반응도 종종 목격된다. 비록 가사의 뜻은 모르지만, 멜로디와 감정만으로도 충분히 매료되는 것이다.

트로트는 흐른다

낮은 음률에 흘러내리는
사랑과 눈물의 강물
춤추듯 흔들리는 네온 빛 속에서
사람들의 가슴은 고향을 찾는다.

애틋한 목소리, 울림의 떨림
마지막 잔을 기울이며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한숨이 노랫말로 번져간다.

손끝에 스친 세월,
웃음과 눈물 섞인 흥얼거림은
오늘을 버티는 힘이 되고
내일을 여는 다리가 된다.

트로트는 인생 한 곡조
때로는 울부짖고
때로는 어깨를 툭 치며 말한다.
"그래, 아직 살아 있잖아. 노래하자."

- 최창일 시인의 시 '트로트는 흐른다' 전문

트로트가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정서를 그대로 담되,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해야 한다. 이미 한국에서도 미스터 트로트나 놀면 뭐하니? 등을 통해 젊은 감성의 트로트가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외국인 청중에게도 이 같은 '뉴트로(New-Trot)' 접근은 분명 통할 수 있다.

또한, K-팝 아티스트와의 협업, 뮤직비디오의 현대적 영상미,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한 접근성 강화도 필수적이다. 이는 단순히 한국의 트로트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전 세계 사람들의 감정과 연결되는 가교가 될 것이다.

문화는 가장 부드럽고, 가장 강력한 외교 수단이다. 트로트는 한국의 과거를 노래하지만 동시에 미래로 향하는 길을 열 수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메기 강 감독처럼, 한국적 정체성을 당당히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세계인이 열광하는 '진짜'가 되는 길이다.

K-트로트. 어쩌면 우리는 이미 그 거대한 물결의 시작점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 필요한 것은 용기, 그리고 자신감뿐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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