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4 (화)

  • 맑음동두천 12.5℃
  • 맑음강릉 13.2℃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4.0℃
  • 구름조금대구 15.1℃
  • 구름많음울산 14.4℃
  • 맑음광주 12.9℃
  • 구름조금부산 17.3℃
  • 맑음고창 13.0℃
  • 구름많음제주 15.2℃
  • 맑음강화 11.3℃
  • 맑음보은 13.1℃
  • 맑음금산 13.7℃
  • 맑음강진군 14.8℃
  • 구름많음경주시 14.7℃
  • 구름많음거제 14.6℃
기상청 제공

북랩, 어수룩한 시민으로 살아온 한 지식인의 초상 ‘백사의 미소와 벅수’ 출간

어두운 현실 속에서 빛을 발하는 진실의 가치를 말하다

(서울=미래일보) 장규헌 기자= 어리숙한 모습으로 점철된 자신의 생을 되돌아보는 한 지식인의 자전적 에세이가 출간됐다.

북랩은 격변하는 시대 속에서 묵묵히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인생을 통해 진실의 가치를 묻는 ‘백사의 미소와 벅수’를 펴냈다.

이 책은 전후 편으로 구성된 이야기의 전편으로, 저자 본인을 글 속에 투영한 인물 ‘B’의 출생 이전부터 사춘기 입문까지의 성장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B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 제법 유복한 집안의 자손으로 출생한다. 가회동 자택에서 탄생한 그는 유년 시절의 평온함이 지속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온순한 B는 언제나 주변인에게 최선을 다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냉소나 조소일 뿐이다. 부당한 심부름을 시키는 선생, 교통사고를 유도하는 친구, 놀이를 빙자한 사고로 상처를 남긴 이웃 형의 행동이 그것이다.

B는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의 ‘악심’을 본다. 그릇된 짓에 대한 나무람이 없고 남을 속이는 것도 능력인 것처럼 가르치는 부모, 남을 지배하고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부모로 인해 망가진 이웃들의 비뚤어짐을 온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6·25 전쟁을 겪으면서는 사촌 형의 영악함을 경험한다. 도움을 주려는 이의 온정을 바닥까지 긁어내는 모습에서 B는 ‘먹고 산다는 인생이 무엇인가?’는 생각에 생의 회의를 느낀다. 하지만 그는 이런 순간마다 늘 옳고 그름에 대한 고민을 한다. 결코 탐욕의 선에 서지 않으며 자신의 순수성 또한 잃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인 ‘백사의 미소’는 하얀 모래가 아닌 ‘백사’ 곧 흰 뱀의 미소이다. 흰 뱀의 미소는 아무도 볼 수 없다. 겉이 아니라 안이기 때문이다. 오늘 내 곁을 스치는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일을 계획하는지, 그 은밀한 속을 알지 못한 채 우리는 어울려 살아간다. 그 어울림 속에서 어떤 사람은 음흉한 미소를 감춘 백사로 살아가고, 어떤 사람은 어눌한 벅수, 곧 순진한 모습으로 살아간다. 감추어진 백사의 미소가 밖으로 발현되는 순간, 어리석은 벅수는 억울하게 당할지도 모른다.

주인공 B 주변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에피소드와 사건 사고들 희로애락의 부대낌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우리의 삶이란 게 얼마나 쉽지 않고 무거운 것인지 출생의 순간부터 얼마나 헤쳐나가기 어려운 덤불숲인지 그 어두운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저자는 그 어둠을 벗어날 한 가닥 빛에 대한 소망을 말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주인공에게 드리운 비극성을 마주하며 삶의 무게에 직면하고, 또한 그런 가운데 어리숙하지만 진실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한 인간의 진실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의 다른 저서로는 ‘집 사려다 소송까지’, ‘벤치에 앉아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


sakaijang@gmail.com

배너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재)송호·지학장학재단, '제39회 송호장학금' 및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국내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송호지학장학회관 지학홀에서 오는 10월 28일(화) 오후 2시, '제39회 송호장학금'과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이 열린다. 이번 수여식은 재단법인 송호·지학장학재단(이사장 정희준)이 주최하는 연례 장학행사로, 올해는 총 35명에게 1억 1천8백만 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가 전달된다. 화성에서 피어난 39년의 교육 나무 '송호·지학장학재단'은 고(故) 정영덕 선생이 1985년 고향 화성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송호장학회'를 모태로 한다. '송호(松湖)'는 선친의 아호로, 선친의 뜻을 이은 장남 정희준 이사장이 2009년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의 송호·지학장학재단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송호장학금'은 화성 시내 고교 재학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해 왔으며, 올해 역시 화성 남양고등학교 재학생 10명에게 총 1천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부터 시행된 '지학장학금'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장학 제도로, 실질적 연구성과를

정치

더보기
용혜인 의원 "선방한 협상… 국민경제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30일 29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국익 중심의 전략적 협상을 통해 선방했다"며 "이제 국민경제의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용 대표는 이날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압박 속에서도 정부가 원칙을 지켜냈다"며 "현금 3,500억 달러의 '묻지마 투자' 요구를 거부하고,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력 수출품의 대미 관세율을 유럽연합과 일본 수준으로 맞추고,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낸 점은 큰 성과"라며 "정부와 민간이 국익을 중심으로 협력한 결과, 이번 협상은 '선방'이라 부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용 대표는 그러나 "이번 협상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도한 대미 수출 의존과 불균형한 재정·외환 운용, 그리고 국민에게 환원되지 않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가 여전히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대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면, 그 성과 또한 국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며 "기업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구조, 즉 '공유부 기본소득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