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0 (화)

  • 맑음동두천 -9.6℃
  • 맑음강릉 -2.5℃
  • 맑음서울 -7.5℃
  • 맑음대전 -6.7℃
  • 맑음대구 -0.8℃
  • 구름많음울산 0.6℃
  • 맑음광주 -3.1℃
  • 맑음부산 1.8℃
  • 맑음고창 -5.1℃
  • 구름많음제주 2.1℃
  • 맑음강화 -8.4℃
  • 맑음보은 -6.1℃
  • 맑음금산 -4.9℃
  • 맑음강진군 -2.7℃
  • 구름많음경주시 -0.7℃
  • -거제 1.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사랑을 쓰고 싶은 연필'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연필은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필 한 자루는 140리나 되는 길이의 선을 긋거나 4만 5천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두 자루의 연필만 있으면 한편의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단다. 화가는 화랑 하나를 가득 채울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다.

이러한 숫자의 언어 이미지로 표현하려 할 때는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의 아름다운 비유를 떠올리게 한다. "연필은 나무속에 박힌 일종의 검은 광맥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두운 지하의 탄광을 들어가는 광부의 곡괭이질"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래서 연필을 탄필(炭筆)이 되고 다이아몬드 사촌인 탄소결정체가 삼나무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잠들다가 선비들의 필기구로 잠에서 깨어난다는 말은 시적 표현으로 들린다.

연필의 역사를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그것을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문학을 하는 선비의 자존심이라고 굳지 밝히길 원하고 있다.

연필은 1564년 영국 보로 메일 지방의 거목 하나가 폭우로 뿌리를 뽑히는 바람에 발견되던 날을 탄생의 생일이라 알려준다.

뽑힌 나무뿌리에서 많은 양의 카본(흑연)을 발견하게 된 그 지방 사람들이 그것을 검은 납으로 잘못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연필의 심에는 납 성분이 있다며 침을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가짜뉴스는 600년 전부터다. 당시는 가짜뉴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진한 과학의 상식이 만든 우발사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565년 독일계 스위스 박물관 학자인 콘드라 폰 게스너는 자신이 흑연 조각을 나무에 끼워 필기구와 스케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일기로 남겨두었다.

그렇게 연필이 생산되었지만 잘 못 붙여진 이름은 전 세계인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이 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여전히 보로 메일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은 5백 년 동안 그냥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 진하게 글씨를 만들기 위해 연필심에 입으로 빨아 침을 바르면 어른들은 놀라서 "얘야, 큰일 난다. 연필을 빨면 납 독이 오른단다."

연필에 관련된 단행본만도 여러 권이 나와 있다. 단순한 필기구 연필이, 몇 권의 책이 나올 정도의 인류사에 미친 영향은 크다. 홍사훈이라는 방송진행자는, 귀에 노랑 연필을 걸치는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의 시청자가 물었다. "연필을 귀에 걸면 왠지 편하게 말이 된다."고 대답한다.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처음부터 너무/ 진한 잉크로/ 사랑을 쓴다면/ 지우기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지워야 하니까' <사랑을 연필로 쓰세요> 노랫말 부분이다.

연필은 인간의 삶과 닮았다. 연필의 색도 다양하다. 둥근 것이 있는가 하면 육각형도 있다. 샤프펜슬이 나왔으나 순간의 유행이었다.

노랫말처럼 인생도 쉽게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시인도 있다. 사르트르는 "실존의 본질은 선행한다.", "연필(실존)은 글을 쓰기 위한 목적(본질)이 먼저 있는 후에 만들어진 사물이므로 본질에 실존이 선행한다"는 말을 했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세상에 던져진 채 먼저 존재하고 나중에 본질을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사르트르의 말을 시적으로 은유하면 "인간은 하얀 노트 위에 살아있는 연필이라 해도 되겠다."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라면 연필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다.

창원시의 '청춘공방'이라는 단체에서는 환경에 넘어진 지구를 살린다는 의미로 버려진 커피 찌꺼기로 연필을 만든다. 이 같은 바람은 마산시로도 확산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김화순 시인은 연필로 시를 쓴다. 잘 깎인 연필을 필통에 한가득 넣고 바라보는 기분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거듭나는 기분이라 한다. 권일송 시인은 연필로 시 쓰기를 즐겼던 시인으로 알려졌다. 설렌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 신년인사회… '쓰기 이전의 연대'를 확인한 자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언제나 문장 이전에 사람을 먼저 불러 모은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가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연 신년인사회는 한 해의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문학 공동체가 왜 여전히 필요한가를 다시 묻고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1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소박한 실내 공간에 모인 문학인들의 표정에는 새해의 설렘보다 오래 지속되어 온 신뢰와 연대의 기운이 먼저 스며 있었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이사장 정명숙) 신년인사회에는 각 지부 회장과 회원들, 협회 산하 시낭송예술인들, 그리고 인기가수 유리(URI) 등 30여 명의 문학인이 참석해 새해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공식 일정'보다 '비공식 대화'에서 그 의미가 더욱 또렷해졌다. 오랜만에 만난 문우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최근에 쓴 시와 산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에 대한 질문은 곧 삶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문학은 다시 한 번 개인의 고백이자 공동의 언어로 기능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저서를 교환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손때 묻은 시집과 산문집을 건네며 "이 문장은 여행지에서 태어났다", "이 시는 오래 묵혀 두었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기후재난 시대, '온기'는 누가 책임지는가… 희망브리지, 재난 취약계층 겨울 나기 지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파는 더 이상 계절적 불편이 아니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겨울의 추위는 재난의 얼굴로 다가온다. 특히 고령자와 저소득 가구, 사회적 고립 상태에 놓인 이들에게 한파는 생존과 직결된 위협이다. 행정안전부가 한파 재난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한 가운데, 민간 구호기관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임채청)는 전국 재난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파·감염 대응키트 9천849세트를 지원하며, 기후재난 대응의 현장 최전선에 섰다. 이번 지원은 단순한 물품 전달을 넘어, 변화한 재난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키트에는 침구세트와 방한용품은 물론 KF94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감염병 예방 물품이 함께 포함됐다. 한파와 감염병이 동시에 취약계층을 위협하는 '복합 재난' 현실을 고려한 구성이다. 공공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곳, 민간이 채운다 기후재난은 예측 가능하지만, 피해는 불균등하게 나타난다. 난방 여건이 열악한 주거 환경, 의료 접근성이 낮은 생활 조건은 한파를 더욱 가혹하게 만든다. 제도와 행정만으로는 촘촘한 대응이 어려운 이유다. 이 지점에서 민간 구호의 역할이 부각된다.

정치

더보기
박안수 '2차 계엄' 정황 드러나…기본소득당 "엄중 처벌해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기본소득당은 20일 박안수 전 육군참모총장의 '2차 계엄' 시도 정황과 지방의회 정책지원관에 대한 갑질 문제를 지적하며 강력한 법적·제도적 대응을 촉구했다. 노서영 기본소득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12·3 내란 당시 박안수 전 총장을 비롯한 군 지휘부가 계엄을 신속히 집행하기 위해 임시 계엄사를 설치하고,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안 통과 이후에도 추가 병력 투입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이는 윤석열이 주장한 '메시지 계엄'이 궤변임을 드러내는 결정적 증거"라며 "국회 의결을 무시한 채 사실상 ‘2차 계엄’을 시도하려 했던 반헌법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계엄 해제 요구안이 통과된 이후에도 수방사와 2사단 병력 투입이 검토·요청된 사실은 이미 국정조사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지적된 사안"이라며 "2차 계엄 시도를 뒷받침하는 명백한 정황"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변인은 박 전 총장이 국정조사 과정에서 책임을 회피해 왔다고 지적하며 "이제 박안수 전 총장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한 '내란사령관'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 전 총장이 징계위원회 구성 요건 미비로 징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