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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사랑을 쓰고 싶은 연필'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연필은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필 한 자루는 140리나 되는 길이의 선을 긋거나 4만 5천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두 자루의 연필만 있으면 한편의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단다. 화가는 화랑 하나를 가득 채울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다.

이러한 숫자의 언어 이미지로 표현하려 할 때는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의 아름다운 비유를 떠올리게 한다. "연필은 나무속에 박힌 일종의 검은 광맥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두운 지하의 탄광을 들어가는 광부의 곡괭이질"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래서 연필을 탄필(炭筆)이 되고 다이아몬드 사촌인 탄소결정체가 삼나무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잠들다가 선비들의 필기구로 잠에서 깨어난다는 말은 시적 표현으로 들린다.

연필의 역사를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그것을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문학을 하는 선비의 자존심이라고 굳지 밝히길 원하고 있다.

연필은 1564년 영국 보로 메일 지방의 거목 하나가 폭우로 뿌리를 뽑히는 바람에 발견되던 날을 탄생의 생일이라 알려준다.

뽑힌 나무뿌리에서 많은 양의 카본(흑연)을 발견하게 된 그 지방 사람들이 그것을 검은 납으로 잘못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연필의 심에는 납 성분이 있다며 침을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가짜뉴스는 600년 전부터다. 당시는 가짜뉴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진한 과학의 상식이 만든 우발사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565년 독일계 스위스 박물관 학자인 콘드라 폰 게스너는 자신이 흑연 조각을 나무에 끼워 필기구와 스케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일기로 남겨두었다.

그렇게 연필이 생산되었지만 잘 못 붙여진 이름은 전 세계인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이 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여전히 보로 메일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은 5백 년 동안 그냥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 진하게 글씨를 만들기 위해 연필심에 입으로 빨아 침을 바르면 어른들은 놀라서 "얘야, 큰일 난다. 연필을 빨면 납 독이 오른단다."

연필에 관련된 단행본만도 여러 권이 나와 있다. 단순한 필기구 연필이, 몇 권의 책이 나올 정도의 인류사에 미친 영향은 크다. 홍사훈이라는 방송진행자는, 귀에 노랑 연필을 걸치는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의 시청자가 물었다. "연필을 귀에 걸면 왠지 편하게 말이 된다."고 대답한다.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처음부터 너무/ 진한 잉크로/ 사랑을 쓴다면/ 지우기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지워야 하니까' <사랑을 연필로 쓰세요> 노랫말 부분이다.

연필은 인간의 삶과 닮았다. 연필의 색도 다양하다. 둥근 것이 있는가 하면 육각형도 있다. 샤프펜슬이 나왔으나 순간의 유행이었다.

노랫말처럼 인생도 쉽게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시인도 있다. 사르트르는 "실존의 본질은 선행한다.", "연필(실존)은 글을 쓰기 위한 목적(본질)이 먼저 있는 후에 만들어진 사물이므로 본질에 실존이 선행한다"는 말을 했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세상에 던져진 채 먼저 존재하고 나중에 본질을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사르트르의 말을 시적으로 은유하면 "인간은 하얀 노트 위에 살아있는 연필이라 해도 되겠다."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라면 연필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다.

창원시의 '청춘공방'이라는 단체에서는 환경에 넘어진 지구를 살린다는 의미로 버려진 커피 찌꺼기로 연필을 만든다. 이 같은 바람은 마산시로도 확산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김화순 시인은 연필로 시를 쓴다. 잘 깎인 연필을 필통에 한가득 넣고 바라보는 기분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거듭나는 기분이라 한다. 권일송 시인은 연필로 시 쓰기를 즐겼던 시인으로 알려졌다. 설렌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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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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