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8 (화)

  • 맑음동두천 12.3℃
  • 구름많음강릉 15.2℃
  • 박무서울 15.6℃
  • 박무대전 15.4℃
  • 흐림대구 16.3℃
  • 박무울산 15.6℃
  • 박무광주 15.9℃
  • 흐림부산 16.0℃
  • 구름많음고창 14.0℃
  • 흐림제주 17.7℃
  • 맑음강화 13.1℃
  • 구름많음보은 13.3℃
  • 구름많음금산 13.8℃
  • 흐림강진군 15.2℃
  • 흐림경주시 16.1℃
  • 흐림거제 16.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사랑을 쓰고 싶은 연필'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연필은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연필 한 자루는 140리나 되는 길이의 선을 긋거나 4만 5천 단어를 쓸 수 있다고 한다. 두 자루의 연필만 있으면 한편의 장편 소설을 쓸 수 있단다. 화가는 화랑 하나를 가득 채울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다.

이러한 숫자의 언어 이미지로 표현하려 할 때는 프랑스 과학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1884~1962)의 아름다운 비유를 떠올리게 한다. "연필은 나무속에 박힌 일종의 검은 광맥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두운 지하의 탄광을 들어가는 광부의 곡괭이질"이라는 표현을 한다.

그래서 연필을 탄필(炭筆)이 되고 다이아몬드 사촌인 탄소결정체가 삼나무 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잠들다가 선비들의 필기구로 잠에서 깨어난다는 말은 시적 표현으로 들린다.

연필의 역사를 굳이 알 필요는 없겠지만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그것을 알고 넘어가지 않으면 문학을 하는 선비의 자존심이라고 굳지 밝히길 원하고 있다.

연필은 1564년 영국 보로 메일 지방의 거목 하나가 폭우로 뿌리를 뽑히는 바람에 발견되던 날을 탄생의 생일이라 알려준다.

뽑힌 나무뿌리에서 많은 양의 카본(흑연)을 발견하게 된 그 지방 사람들이 그것을 검은 납으로 잘못 알았다. 그래서 지금도 사람들은 연필의 심에는 납 성분이 있다며 침을 바르는 것은 좋지 않다고들 한다. 그러고 보면 가짜뉴스는 600년 전부터다. 당시는 가짜뉴스를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 미진한 과학의 상식이 만든 우발사건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1565년 독일계 스위스 박물관 학자인 콘드라 폰 게스너는 자신이 흑연 조각을 나무에 끼워 필기구와 스케치 도구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을 일기로 남겨두었다.

그렇게 연필이 생산되었지만 잘 못 붙여진 이름은 전 세계인에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그것이 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도 여전히 보로 메일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은 5백 년 동안 그냥 되풀이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적 진하게 글씨를 만들기 위해 연필심에 입으로 빨아 침을 바르면 어른들은 놀라서 "얘야, 큰일 난다. 연필을 빨면 납 독이 오른단다."

연필에 관련된 단행본만도 여러 권이 나와 있다. 단순한 필기구 연필이, 몇 권의 책이 나올 정도의 인류사에 미친 영향은 크다. 홍사훈이라는 방송진행자는, 귀에 노랑 연필을 걸치는 모습을 보인다. 호기심의 시청자가 물었다. "연필을 귀에 걸면 왠지 편하게 말이 된다."고 대답한다.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사랑을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처음부터 너무/ 진한 잉크로/ 사랑을 쓴다면/ 지우기가 너무너무/ 어렵잖아요/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꿈으로 가득 차/ 설레이는 이 가슴에/ 사랑을 쓸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지워야 하니까' <사랑을 연필로 쓰세요> 노랫말 부분이다.

연필은 인간의 삶과 닮았다. 연필의 색도 다양하다. 둥근 것이 있는가 하면 육각형도 있다. 샤프펜슬이 나왔으나 순간의 유행이었다.

노랫말처럼 인생도 쉽게 지울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시인도 있다. 사르트르는 "실존의 본질은 선행한다.", "연필(실존)은 글을 쓰기 위한 목적(본질)이 먼저 있는 후에 만들어진 사물이므로 본질에 실존이 선행한다"는 말을 했다.

사르트르는 우리가 세상에 던져진 채 먼저 존재하고 나중에 본질을 선택한다는 이론이다. 사르트르의 말을 시적으로 은유하면 "인간은 하얀 노트 위에 살아있는 연필이라 해도 되겠다."

우리의 삶은 스스로 그려가는 존재라면 연필은 그런 의미에서 인간이 걸어가는 사물의 하나다.

창원시의 '청춘공방'이라는 단체에서는 환경에 넘어진 지구를 살린다는 의미로 버려진 커피 찌꺼기로 연필을 만든다. 이 같은 바람은 마산시로도 확산이 되어 운영되고 있다.

김화순 시인은 연필로 시를 쓴다. 잘 깎인 연필을 필통에 한가득 넣고 바라보는 기분은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거듭나는 기분이라 한다. 권일송 시인은 연필로 시 쓰기를 즐겼던 시인으로 알려졌다. 설렌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행복문학, 제32호 출판 기념회 및 신인상 시상식 개최
(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문학을 통하여 행복하게 살자'는 뜻으로 시작된 <행복문학>이 지난 4일 경주시 내남면 충의공원에서 제32호 출판 기념회 및 신인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번 신인상에는 수필부문 김동환(59세 행복한 교육대표)의 '분황사에서 만난 어머니'와 박혜숙(서울 은평구)의 '보행 랩의 사랑'이 선정되어 수상했다. 심사위원 정호완(대구대 명예교수)·박천익(행복문학회 회장)·권순채(시인. 향토사학자)는 심사평에서 한결같이 "이 글의 장점은 자연스러운 문장의 흐름, 시적인 감성과 어우러진 내재율"이라고 말했다. 정호완 심사위원은 "글이란 말로써 그림을 그리듯이 형상을 만들어 가는 언어 예술"이라며 "때로는 가야금 소리나 새소리와도 같은 해조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 심사위원은 "김동환 수필가의 '분황사에서 만난 어머니의 모습'에서 작가는 비 오는 날 이른 아침 분황사에 들러 돌아가신 어머님을 회상하며 지은 글"이라며 "초심자가 그렇듯 잘 쓰고자 하는 욕심을 부린점이 있지 않나 싶다’고 하며 앞으로의 작품을 기대 한다"고 말했다. 박혜숙 수필가의 '보행 랩의 사랑'의 심사평에서는 "수필이란 자신의 겪은 일과 느낌, 이에
문체부 "클린스만, 홍명보 감독 선임과정 모두 규정과 절차 위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서 규정과 절차를 무시한 부적정한 감독 선임 문제가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문체부는 공직유관단체인 대한축구협회의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고, 이날 그 결과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축구협회에 대한 감독부처로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불공정 논란과 관련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7월 29일부터 ▲클린스만,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관련 보조금 집행 및 차입금 실행 ▲지도자 자격관리 ▲기타 운영 관련 사항 등에 대한 감사를 해왔다. 최종 감사 결과는 이달 말에 공개할 예정이지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에 대한 감사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현안 질의를 진행할 정도로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이번에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하는 감사 결과에 따른 문책,시정,주의·개선요구, 권고·통보 등 처분 요구는 개별적으로 처리하지는 않으며, 내달 말에 나올 최종 감사 결과를 반영해 종합적으로 처분 수위를 결정한 뒤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 결과 처분 요구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찬대 의원, "해안감시레이더 '전량' 한계 수명 초과"…경계 공백 우려 속 노후 장비 교체 예산 '전액 삭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군에서 운용 중인 해안감시레이더 장비 전량이 내구연한을 초과하는 등, 노후화로 군의 해안경계작전 공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감시레이더 교체 사업진행은 지지부진해,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제2작전사령부·지상작전사령부·해군은 해안감시레이더를 통해 해안에서 이동하는 선박을 탐지하고 미상 선박을 식별하여 관계 기관에 즉각 경고하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이 장비는 인천 앞바다에서 중국인의 밀입국 시도를 적발하고, 속초 해상으로 남하한 북한 소형 목선을 식별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그러나 해안감시 임무를 담당하는 레이더의 수명이 이미 모두 초과한 상태이며, 이로 인해 조기 경보 능력 저하 및 빈번한 고장과 오류가 발생하고 있어, 임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방위원회, 원내대표·인천 연수구 갑)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해안 감시 레이더의 운용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군이 운용 중인 130여대의 해안감시레이더가 모두 수명(15년)을 초과하여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해가 지날수록 장비 고장빈도가 잦아지는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