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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의 문학적 유산을 잇다… 여류 소설가 이진·정환, <신낙엽군과 킹왕짱> 출간

부친 이정환 작가와 이어진 문학적 유산… 청춘 서사로 문단에 새로운 목소리
현실과 환상이 공명하는 독특한 서사… 가족의 기억, 그리고 성장의 이야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혈연을 넘어 정신의 유산으로 흐른다. 1970년대 리얼리즘 소설가로 한국문학의 한 장을 장식한 故 이정환 작가의 문학정신이 이어진 그의 딸 이진(필명 이진·정환) 소설가가 신작 단편 소설집 <신낙엽군과 킹왕짱>(도화 刊)으로 다시 꽃피웠다.

제목에서 풍기는 호기심만큼이나 작품 속 세계는 현실과 환상이 공명하는 독특한 장치를 담고 있으며, 부녀 세대를 잇는 문확적 대화이자, 한국문학사에 보기 드문 세대 계승의 장면으로 문단과 독자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이 작품은 2020년 <한국소설> 신인상을 받은 이후, <월간문학>, <내일을여는작가>, <문학저널>, <표현> 등 다양한 매체에 발표된 단편들을 엮은 첫 소설집으로, 제목에서부터 독자에게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아버지 세대가 그려낸 서민의 삶과 인간 군상의 서사를 딸의 세대가 재해석하며, 새로운 시대적 감수성과 언어로 풀어낸 문학적 결실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주름 만들기', '넌 너의 기억을 믿니', '스타를 꿈꾸는', '숙제', '신낙엽군과 킹왕짱', '아이엠', '샴 이야기', '하루만 더', '꿈을 설계합니다', '웃음꽃' 등 10편의 작품을 묶었다. 현실과 환상이 공명하는 독특한 서사 속에서, 인물들은 인간과 동물, 의식과 무의식,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각 단편은 독특한 인물군과 상징적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등장인물로는 인간뿐만 아니라 실험동물, 심지어 열대어 구피까지 등장하며, 이들은 자신에게 닥친 변화와 기억, 그리고 진실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동시에 그것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한다. 빛과 그림자가 혼재한 현실 속에서, 각 존재들은 규정하기 어려운 상태로 현재를 견디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현실과 환상이 공명하는 독특한 서사

작품 속 장면은 현실과 환상이 섞인 독특한 방식으로 독자를 몰입시킨다. '주름 만들기'에서는 인간의 머리와 토끼의 뇌를 연결한 실험 속에서, 주름이 폭발하듯 현실과 자연이 뒤섞이는 장면이 펼쳐진다.

'스타를 꿈꾸는'에서는 실험 케이지 속 주인공이 거울을 마주하며 자신과 웃음을 실험하는 장면을 통해, 인간 감각과 현실 경험의 경계를 탐구한다.

'샴 이야기'에서는 두 머리 한 몸의 샴쌍둥이 실험 모델이 이성적·감성적 사고를 동시에 겪으며 사건에 대응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독자는 이러한 상상적 장치를 통해 현실의 논리와 감각적 경험, 인간과 비인간 존재 간의 공명 속으로 끌려들게 된다.

아버지에서 딸로, 문학의 대물림

이진 작가의 부친, 고(故) 이정환(1930~1984) 작가는 한국 현대문학에서 삶과 사회, 인간 감정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 세계로 잘 알려진 소설가다. 1969년 <월간문학> 입선작 '영기'로 등단한 그는 투옥 , 병고, 빈곤의 극한 체험을 문학으로 형상화하며, "문학은 결국 사람을 위하는 일"이라는 신념을 평생 지켜냈다.

소설집 <까치방>은 억압적 감금생활과 밑바닥 체험을 통해 당시 사회의 병리적 현실을 드러냈고, 장편소설 <샛강>(1976, 창작과비평 발표)은 서울 변두리 서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작가적 자서전이자 리얼리즘 문학의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주요작품으로는 '영기', '안인진 탈출', '벽 속의 화자들', '까치방', '샛강' 등이 있다.

이진은 어린 시절, 아버지가 밤마다 원고지를 메우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자랐다. 그러나 단순히 아버지의 길을 모방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필과 소설, 장르를 넘나들며 자기만의 세계를 개척해왔다.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그런 자기 탐색의 결실로, 아버지 문학의 ‘인간학적 시선’을 계승하면서도 현대적 청년 담론을 접목시킨 시도라 할 수 있다.

필명 '이진·정환'은 부친의 이름을 차용한 동시에, 문학적 혈통과 정체성을 잇는 선언으로, 이번 작품은 문학이 세대를 넘어 어떻게 계승되고 변주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버지의 유산을 잇되, 딸의 언어로 다시 쓰는 한국문학의 새로운 장,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그 자체로 문화적 사건이다.

이진 작가는 바로 이정환의 문학적 전통 위에서, 아버지 세대의 리얼리즘적 체험을 청춘 세대의 감수성과 시선으로 변주해낸다. 필명 ‘이진·정환’은 단순한 이름의 차용을 넘어, 부녀의 문학적 대화이자 세대적 계승을 의미한다.

이정환 작가의 작품은 서정적이면서도 인간 내면의 복합적 심리를 다층적으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세대를 넘어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진 작가는 이러한 문학적 감수성을 물려받아, 독창적인 언어와 상징으로 현대적 이야기와 결합시키는 작업을 이어왔다. 부친의 유산은 단순한 영향이 아니라, 이진 작가 자신만의 소설 세계를 구축하는 기반으로 작동하며, 작품 속 실험적 서사와 환상적 장치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젊은 세대의 불안과 자존심, 그리고 성장의 드라마를 담아낸 이진 작가의 이번 소설집 <신낙엽군과 킹왕짱>는 한국문학사에 뚜렷한 자취를 남긴 부친 이정환 소설가의 이름을 빌려 문학적 혈통과 정체성을 이어가고자 한 선택이다.

표제작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흩날리는 낙엽 같은 청춘의 불안과, 또래 세계에서의 자존심과 권력을 상징하는 '킹왕짱'이라는 별명이 교차한다. 그 속에서 웃음과 눈물, 경쟁과 화해의 풍경이 펼쳐지며, 독자들에게 자신들의 학창 시절과 청춘을 환기시킨다.

이 소설은 이름조차 어설픈 청춘 '신낙엽군'과, 세상에 맞서려는 거친 또래 '킹왕짱'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다. 두 인물은 시대적 상처와 개인적 결핍을 안고 살아가면서도 서로의 세계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이진은 그들의 성장과 좌충우돌을 통해 오늘날 청년 세대가 겪는 불안, 경쟁, 고립, 그리고 우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작품은 단순한 청춘소설을 넘어, 세대 간 단절과 연결, 사회 구조의 모순, 인간 존엄의 회복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 아버지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이어받아, 오늘의 청년들에게 건네는 문학적 위로이자 사회적 질문이기도 하다.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소설가)는 추천사에서 "격정적인 성장통을 따뜻하고도 유머러스하게 포착한 보기 드문 청춘 서사"라며 "낙엽처럼 흩날리는 불안과 킹왕짱 같은 자존심이 교차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자기 청춘의 얼굴과 마주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김호운 이사장은 그러면서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오늘날 한국 청년의 초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동시에 작가의 아버지가 남긴 문학적 유산을 현대적으로 되살린 보기 드문 성취"라며 "이 소설은 세대 문학의 징검다리"라고 덧붙였다.

김성달 문학평론(소설가)가 역시 "이 작품은 단순히 한 세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시대적 정서를 담아낸 기록"이라며 "사소한 장면을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은 성찰을 담아낸다. 웃음 속에 눈물이, 가벼움 속에 깊이가 공존하는 소설집"이라고 평했다.

김성달 문학평론가는 이어 "작품 속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라, '낙오와 도전, 고독과 연대'를 상징하는 현대 청년의 자화상"이라면서 "이진 소설가는 부친 세대의 리얼리즘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해석해냈다"고 분석했다.

김성달 평론가는 그러면서 "각 단편 속 인물들은 존재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작가는 다른 세계의 환상 속에서 현실의 구속과 자유를 이야기한다"며 "이는 자기와 다른 것을 공유하려는 작가적 욕망이며, 놀라운 문학적 세계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평가들은 <신낙엽군과 킹왕짱>이 단순한 실험적 소설집을 넘어, 현대 문학에서 독자와 작가가 만나 새로운 상상과 사유를 확장하는 작품임을 보여준다.

출판사 도화 측은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청춘의 초상을 정직하게 담아낸 세대문학의 기록"이라며 "청춘을 지나온 이들에게는 향수와 성찰을, 지금 그 시기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용기를 건네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진 작가는 올 가을 서울과 지방에서 북토크와 사인회를 열어 독자와 직접 만날 예정이다.


이진 작가는 1995년 계간 <시인과 사회> 신인상 수상으로 문단에 데뷔했으며, 1998년 동아일보사 월간 <신동아> 논픽션 공모 당선, 2000년 SBS TV문학상 수상 등의 경력을 거쳤다.

2006년 장편소설집 <잘했어! 흰털>, 2013년 시집 <프라하 일기-우블라젠키 사람들>, 2016년 <지우개도 그림을 그린다>, 2018년 <서랍속의 생> 등을 발간하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2020년에는 시집 <팔짱끼고 걸으면 좋겠다>와 앤솔러지 <2021 신예작가>를 출간하며 문학적 범위를 확장했다. 2024~2025년에는 전자책과 오디오북을 통해 독자와의 접점을 넓혔다.

이진 작가는 이번 단편집을 통해 독자들에게 상징과 은유를 적극적으로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각자가 스스로 상상하며 해석할 수 있는 문학적 공간을 제공한다.

이진 작가는 "독자들이 한 문장이라도 밑줄 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독자와의 소통과 공감을 작품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단순히 한 청춘의 이야기가 아니라, 아버지 세대와 딸 세대가 문학으로 대화하는 장이다. 한 세대는 고단한 서민의 삶을, 또 한 세대는 불안한 청춘의 심리를 기록한다. 두 시선은 다르지만, 결국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라는 하나의 축으로 이어진다.

또한 <신낙엽군과 킹왕짱>은 현실과 환상, 인간과 비인간,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창적 소설 세계를 보여준다. 부친의 문학적 유산을 이어받은 이진 작가의 새로운 도전과 상상력은 독자에게 책장을 넘길 때마다 사유와 몰입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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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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