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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김민정 시인의 해외문학 순례기② '남미, 인간과 자연이 함께 쓰는 시간'

"보사노바에서 스테인드글라스까지, 남미가 들려준 삶의 노래"
"대서양의 바람과 신의 눈빛, 그리고 문인들의 웃음"
글/김민정 시인(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미는 거대한 자연과 다채로운 삶의 무늬가 공존하는 대륙이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바다와 산, 음악과 예술, 그리고 신앙의 현장에서, 한국문인협회 문학인들과 함께한 순례길은 김민정 시인(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에게 새로운 영감을 남겼다. 그 길 위에서 발견한 풍경과 만남은 문학의 시선으로 다시 태어난다.

지난 호에서는 김민정 시인과 한국문인협회 문학인들이 남미의 거대한 자연과 종교조각상과 역사를 만나며 현지의 문학과 예술, 건축 속에서 길 위의 사유를 펼친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번 2회차에서는 대서양을 품은 남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바다와 산, 음악과 신앙의 현장을 순례하며, 자연과 인간, 삶과 문학이 얽힌 다채로운 풍경을 경험한다.[편집자 주]

다음은 김민정 시인의 두 번째 여정, ’빛과 음악, 그리고 인간의 숨결을 따라가는 남미의 여정‘이다.


■ 이파네마 해변, 음악과 바다의 만남

슈가로프산에서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이파네마 해변을 구경하러 갔다. 이파네마 해변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해변 중 하나로, 코바카바나 해변과 더불어 리우를 상징하는 장소다. 해변 뒤로는 고급 주택가와 세련된 상업 지구가 자리 잡고 있어 세련된 분위기를 지닌다. 약 2.6km에 달하는 백사장이 있으며, 맑고 푸른 대서양이 펼쳐져 있다. 서핑과 해양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해변가는 찻길도 있고 인도에는 보도블록이 깔려 있어 사람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모래사장과 파도치는 해변은 특별한 차별성이 없었지만, 대서양이 주는 시원한 바람은 독특한 감흥을 주었다.



산책로에는 리우 출신의 보사노바 음악 거장 안토니오 카를루스 조빙(Antonio Carlos Jobim)의 동상이 있었다. 그의 대표곡 ’이파네마에서 온 소녀(The Girl from Ipanema)‘가 1962년 발표된 이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리우와 이파네마 해변은 더욱 널리 알려졌다. 나는 몇몇 문인들과 함께 조빙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기타를 들고 자유롭고 낭만적인 모습으로 서 있는 그의 기운을 음미했다. 음악은 언어를 초월해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멀리 보이는 산의 두 봉우리가 우리나라 마이산을 연상시켜 눈길을 끌었다. 익숙한 풍경이 먼저 들어오는 것은 길들여진 시선 때문일 것이다.




■ 리우 메트로폴리탄 대성당, 빛과 신앙의 공간

점심 식사 후에는 리우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앞 오른편에는 코르코바두산 정상의 예수상을 본뜬 작은 예수상이 서 있었다. 두 팔을 벌린 모습으로 구원의 은총과 포용을 상징하는 그 모습은 웅장한 산 위의 예수상과는 달리 소박했지만 동일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리우 대성당은 1964년에 착공하여 1976년에 완공된 건물로, 원뿔형의 독특한 형태를 하고 있다. 건축가 에드가 데 올리베이라 다 폰세카가 설계했으며, 지름 104m, 높이 68m의 규모로 약 2만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다. 외관은 콘크리트로 된 단순한 피라미드형이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천장의 십자가형 채광창과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가 장엄한 빛을 드리운다.


나는 성당 내부에서 문득 영감을 받아 시조 한 편을 적었다.

하늘을 열망하느라
고요해진 탑을 본다
십자가 창문으로
햇살이 들어와서
돌올한 무지개 세상
성서 위에 빛난다

유리에 타오르는
불꽃이 숨을 쉬며
손모아 기도하는
어깨를 감싸줄 때
시간도 곁에 앉아서
귀한 말씀 듣는다

소음으로 어지러운
마음을 풀어놓고
눈시울에 얼비치는
그 형상 우러르면
지나온 내 발자취는
왜 이리 가벼운지

높은 돔 네 줄기로
뻗어나간 유리의 빛
아이든 어른이든
각국의 언어들이
한자리 사랑과 용서,
신의 말로 번역 된다

안팎이 헐렁해진
우리 맘을 달래려고
얼룩이 된 지은 죄를
다 가려 주는 이곳
단단한 믿음의 무늬가
새살로 돋고 있다


- 김민정 시조 ’신의 눈빛, 스테인드글라스 – 리우데자네이루 대성당‘ 전문


대성당 내부를 물들이는 네 개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동서남북 방향으로 각각 64m 높이, 폭 17m의 규모로 뻗어 있다. 색채의 빛줄기들이 천장 중앙에서 교차하며 마치 하늘로 오르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각 창은 성부, 성자, 성령, 교회의 주제를 상징하며, 태양빛이 쏟아질 때 성당은 마치 천상의 왕국에 들어선 듯한 장엄함으로 가득 찼다.


성당 옆에는 8층 높이의 종탑이 세워져 있었다.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도넛 모양의 구조물 안에는 48개의 종이 설치돼 있어,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카리용(carillon)을 형성한다. 성대한 미사와 국가적 행사 때 종소리가 도시 전체에 울려 퍼진다고 했다.


■ 삼보드로모 카니발과 문인들의 순례

또한 성당 바깥 벤치에는 캐나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Timothy Schmalz)의 ‘노숙자 예수상(Homeless Jesus)’이 놓여 있었다. 담요를 덮고 벤치에 누운 인물의 발에는 못 자국이 새겨져 있어, 그가 예수임을 알린다. 이는 가난한 이들 속에서 예수를 발견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방문객들에게 깊은 사색의 여운을 남긴다.


이후 우리는 삼보드로모 축제장을 지나며 카니발의 열기를 가이드의 설명으로 접했다. 저녁에는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한국문인협회 해외여행 때마다 수필가 권남희 수필분과 회장이 웨딩촬영을 하곤 하는데, 이번 여행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음 날 새벽, 한국문인협회 여성 회원들은 코바카바나 해변에서 특별한 촬영을 이어갔다. 권남희 수필분과 회장을 비롯한 회원들이 웨딩드레스를 입고 그곳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전통 행사였다.

한국문인협회 행사 뿐 아니라 한국수필기협회 행사 때도 웨딩촬영은 계속되고 있으며 10년이 넘었다는 이 행사는 특히 여성 회원들에게 더욱 특별한 여행이 되도록 만드는 순간이었다. 대서양의 바람 속에서 웃음소리를 터뜨리며, 우리는 잠시 나이를 잊은 소녀로 돌아갔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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