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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 1883~1931)은 말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칼릴은 종이를 앞에 두고 한숨을 쉬는 시인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로 예언을 흩뿌리는 구도자다. 지브란의 '예언자' 주인공 알 무스타파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 질문에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말은 설교가 아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일과 노동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자녀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이때 지브란은 칠판 대신 하늘을 바라본다. 달빛처럼 흐르는 멋진 언어의 대답이 나온다.

"당신들의 아이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삶이 자기 자신을 갈망하는 아들딸이다."

말은 뭔가 심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디선가 한 무더기 바람이 불어와 귀를 간질이는 재치의 말 같기도 하다. 지브란은 똑똑한 철학자보다 고요한 연못 위를 걷는 광인처럼, 천천히 미쳐가는 예언자로도 보인다.

'예언자'의 저서는 1923년에 나왔지만, 지브란의 언어는 2025년에도, 3025년에도 들리고 있을 것이다. 왜냐고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사랑은 너를 원하니 네 속 깊은 곳까지 부숴버리라는 것이다." 이런 말은 소크라테스도 못하고 BTS도 노랫말에 다 담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브란은 시간을 건너는 주파수, 그의 언어는 시대를 초월해 내면의 고요와 직접 연결된 블루투스다.

예언자는 전복(顚覆, 무너뜨림)적이지 않지만, 우리를 다시 인간으로 만드는 혁명서다. 우리가 지치고 너무 시끄러워 견딜 수 없을 때, 지브란은 말한다. "너의 고통은 껍질을 벗기고 나오는 너의 이해다."

그의 한 줄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다. 사상가의 힘이 아니라 시인의 마법이다. 사랑과 고통을 껴안은 선지자다. 구체적으로 지브란은 "사랑은 너를 찢으러 온다", "사랑이 너를 부르면 따라가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은 상품을 배달해 주는 쿠팡이 아니다. 내가 클릭한다고 온다기보단, 갑자기 벨 누르고 들어와선, 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혼란 속에는 깊은 결핍을 만나게 된다. 마치 오늘의 세계 속의 혼돈을 비유하는 것 같다. 지브란은 말한다. 사랑은 꽃이 아니라 칼이다. 내 안의 딱딱한 껍질을 찢어, 그 속에 숨어 있던 너를 꺼낸다.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사랑, 자녀, 노동, 슬픔과 기쁨, 자유, 시간, 우정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내면을 일으킨다.

일상의 생존 속에서 일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한다. 기쁨과 사랑은 쌍둥이다. 자유는 스스로 채찍질할 용기 자의 것이다. 마치 계엄에 항의하며 응원용 봉을 휘두르는 젊은이를 격려하는 말과 같다.

자유와 책임, 선택과 두려움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피는 것이다. 시간의 본질과 우리가 소비하는 순간들, 우정은 말이 아닌 침묵으로 자란다. 진짜 친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서로를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과 결혼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 선과 악은 한 몸의 그림자다. 도덕적 판단과 인간의 이중성이 자리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브란 '예언자'의 현실론을 일찍이 예언하였다. 내 안의 나약함, 질투, 소유욕, 상처받은 자존심을 거울처럼 들이민다. 거울 앞에서 나는 묻는다. "이게 진짜 나였어?" 지브란은 속삭인다. "사랑은 너를 부수기 위해 너를 찾아온다"

2025년,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다. SNS 속 사랑은 예쁘다. 잘 찍힌 사진, 잘 꾸민 데이트, 서로를 "너무 사랑해" 하는 글들. 하지만 지브란이 말하는 사랑은 빛보다 그림자가 많음을 말한다. "나는 너를 통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네 안에 나의 아픔을 봐줘, 여전히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지브란에게 사랑은 자기를 부수는 가장 숭고한 방식이다.

우리는 지금 지브란의 예언자가 필요한 시간이다. 사막과 같이 삭막한 정치의 현실과 종교의 현실이 마치 우리를 부수려 나타난 존재들로 보인다. 목사가 스스로 겸손하지 못하고 선지라 한다.

선지자는 구약시대에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길을 열어 놓는 자들이다. 욕설이 아니라 따뜻한 정을 가지신 분이 선지자다. 모두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을 말하는 자가 선지자다.

나에게 오지 않으면 나의 대열이 아니면 "하나님도 까불면 죽인다"는 자는 선지자가 아니다.

요나서에서 선지자의 성격을 구분해 준다. 모든 사람을 진노의 대상이 아니라 구원의 대상으로 삼고 전하는 자가 선지자다.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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