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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버지니아 울프의 책상

책상은 일상적인 일정에서 아주 사소한 것 하나만도 궁둥이를 붙이게 하는 매력의 도구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작가들에게는 보물들이 한두 가지씩은 있다. 책상이 대표적이다. 화학물질이 발라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책상이다. 바른 듯 바르지 않은 듯 옻칠의 책상도 있다. 학인은 유달리 명사의 책상보기에 취미를 가진다. 세상에 책상 보기 취미(趣味)를 가졌다는 말은 생소하다.

영국의 셰익스피어 기념관에, 들려 셰익스피어 책상을 보기 위해 몇 번을 방문하기도 했다. 경계하는 줄이 있어서 책상을 만져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눈으로 만지기를 몇 번이다.

프랑스의 정치가로 존경받는 드골 생가에 들려서는 책상을 만져 보는 기쁨을 가졌다. 지금은 어떤 환경인지 모르나 20년 전 드골의 기념관에서는 그가 사용하던 책상을 안내하는 사람의 눈을 피하여 슬며시 만져 볼 수 있었다.

학인은 국내의 박경리 문학관에서도 선생의 책상을 유심히 본다. 동행의 문인은 스치듯 지나치지만, 학인은 책상을 보면서 선생이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고 구상하였는가 하는 상상은 흥미롭지 않으냐 반문한다.

목마와 숙녀로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정원>이라는 책이 있다. '몽크스 하우스의 정원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는 정원의 이야기가 주되게 살펴져 있다. 3장의 118페이지에는 버지니아 울프가 사용한 책상이 나온다. 시도반은 정원의 이야기보다는 버지니아 울프의 책상에 호기심을 가지며 책을 샀다.

두 페이지에 걸친 무색 원목의 책상을 사진이나마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작가에게는 한 줄의 감동적인 문장 때문에 책을 사는 경우는 흔한 일이다. 영국의 책상은 대개가 옻칠하여 고풍스러운 느낌을 재현한다.

장신구(裝飾具)도 우아하다. 버지니아 울프의 책상은 무채색이다. 서랍의 손잡이에 철이나 기타 장식이 아닌 나무를 둥글게 깎아서 붙였다. 원목의 두께는 사진으로 가늠하기에는 다소 무리지만 5센티 정도로 무게감을 주고 있다. 울프 작가가 사용하는 의자에도 무채색인 것을 보면 버지니아 울프는 자연목을 좋아하는 것으로 보인다.

책상의 역사는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 무덤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간단한 형태의 나무책상이 있다. 당시 서기관들이 사용하는 작업대로 본다. 현대의 책상과는 다르게 단순한 구조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책상 중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 보관 중인 책상이 있다. 바이에른 왕국의 왕 막사밀리안 2세가 사용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중앙 서랍 손잡이에 한국의 한지가 사용되었다.

한지가 사용된 것은 뛰어난 보존성 때문이다. 한지는 일반 종이보다 약 400배 더 강하다. 수백 년이 넘어도 변색이나 손상이 거의 없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루브르 박물관은 바이에른의 막시밀리안 2세 책상을 복원할 때 한지를 사용했다. 한지의 우수한 보존성은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미국 국회도서관과 하버드대 박물관에서도 복원작업에 사용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의 한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이 기술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종이는 기원전 50~40년대 중국 전한 시대에 발명되었다. 후한의 채륜이 105년경에 품질을 개선하여 널리 보급했다. 한지는 중국의 종이 제조 기술이 한반도로 전래 된 후 발전한 것으로, 고유한 특성을, 지닌 종이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100인의 거대한 책상이 교보에 있다. 100인의 책상이라지만 60~70명이 앉으면 적합하게 보인다. 5만 년 된 뉴질랜드의 키우라 소나무다. 길이는 23m다. 나무의 질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책상의 가격도 가격이지만 운반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이 된다. 코로나 전에는 누구나 앉아서 책을 보았다. 최근에는 책상에 문구류를 진열하여 판매하는 도구가 되고 있다.

언젠가는 다시 책상의 용도로 사용할 것으로 기대한다. 책상은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그 도구가 때때로 위대한 영감을 전해준다. 영감은 늘 가까이 있는 도구가 된다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구절이 있다.

버지니아 울프는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 그 도구는 책상이다. 책상은 일상적인 일정에서 아주 사소한 것 하나만도 궁둥이를 붙이게 하는 매력의 도구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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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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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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