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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월북이 아니고 귀향(歸鄕)이다"

백석과 이용악 시인…월북이라는 잣대는 어둔한 역사성 비하일 수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1910년 8월, 성하지중(盛夏地中). 대한 제국이 일본에 의해 통치권을 잃었다. 조선총독부가 한국의 동맥을 그어 버렸다. 국민은 감시에 들어갔다. 여자들은 어디론가 자꾸만 사라졌다.

그 시절은 상실의 시대라 한다. 아니다. 일본제국에 확장 주의적 야욕에 한국의 정체성을 덮어버렸다. 그것을 역사는 '식민' 낙인이라 한다. 무려 36년간을, 비탄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114년이 지난 2024년 대한의 8월, 한증(悍蒸)의 극성은 사뭇 다르지 않다.

피서랍시고 식민시대의 문학을 들여다보다 엉뚱한 곳으로 시선이 간다. 일본제국하의 신문은 제호는 하나 같이 한문이었다. 시대는 한문 시대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114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의 신문은 혁명과 같은 변화를 보인다.

조선일보(朝鮮日報)와 동아일보(東亞日報)를 제외한 다수의 신문은 한글의 제호다. 왜 두 개의 신문만 유독 한문 제호를 오늘에도 고집하고 있을까?.

강자 독식 구조의 식민지배 하에서 대한 제국은 식민권력에 의해 ‘조선’으로 다시금 국명이 바뀌었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 시절의 한문 제호 신문은 지금쯤 반성도 요구될 법하다. 대한 제국의 여자들은 ‘조선 여자’라는 하위주체와 대치되는 권력 구조에 의해 식민지민으로, 위안부로, 아녀자로 타자화되었다.

이렇듯 국호마저 일본 해협에 빠져버린 몰상식의 시간이 아닌가. 시간이 지나서 정신을 차리거나 한글의 발전을 거듭하며 신문은 한글 쓰기에 보편화 되어 갔다.

아침 조간을 보아도 경향신문의 1면에는 한문을 눈을 박고 찾을 수 없다. 경향신문만이 아니다. 중앙 일간지는 물론, 지방지까지 한글화가 보편이다. 아뿔싸 이렇게 달라진 세상에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당한 엄혹(嚴酷)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현실을 맞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이 대규모로 이뤄진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2024. 7. 27.)으로 등재됐다. 일본 정부는 핵심 쟁점인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윤석열 정부가 등재에 동의했다.

2023년 3월 일본 정부의 사죄와 전범 기업의 배상 참여 없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해법(제삼자 변제 안)을 발표할 때 내세운 논리와 마찬가지다. 제발 '한 여름밤 꿈'이길 바란다. 그 중심에 하필 청록파 조지훈 시인의 아들 조태열이 외교부 장관이라는 것도 아이러니다. 조지훈 선생은 <선비의 지조론> 이라는 5권의 전집을 내기도 한 지성과 지조의 선비다.

기가 막혀 소태를 들이키며 김소월 시인이 유일하게 쓴 <함박눈> 소설을 뽑아 든다. 소설은 일제강점기라는 종속적 세계관에서 살아가는 한 여자에게 탈식민성을 부여한 내용을 담는다. 김소월은 <함박눈>에서 주인공 원순의 이름 모를 누이에게 시대정신을 부여함으로써 능동적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함박눈> 속의 누이는 해산한지 얼마 안 된 몸으로 남편 될 사람의 독립운동을 돕기 위해 안동현을 건너는 장면은 눈물이 고인다. 소월은 원순의 시선을 통해 ‘누이’라는 어떤 사람인지 설명한다.

"적어도 그 여자에게 조선 사회의 현 상태에 있어서 상당한 견해를 가지게 하였을뿐더러 자기 자신에 대한 철저한 신념을 포부(10p)" 시켜주었다.

소월의 소설은 조국을 잃은 한국 여자들을 이름 모를 누이로 대변함으로써 당시 여자들이 지녔던 조국 독립을 향한 열망을 그려준다.

2년 전이다. 섬진강의 김용택 시인이 다섯 권의 시집을 한꺼번에 냈다. 직접 쓴 시가 아니다, 죽은 선배 시인 다섯의 시를 가려 뽑아 감상평을 달았다. 다섯 시인은 김소월·이상·윤동주·백석·이용악이다.

앞의 셋은 해방 전 젊은 나이에 별이 되었다. 백석(1912~1996)과 이용악(1914~1971)은 살아서 광복을 맞았다. 둘은 공통점이 여럿이다. 일본 유학파다. 유학을 다녀와 식민지 조선에서 기자 생활을 했다.

1936~1937년 비슷한 시기에 첫 시집을 냈다. 토속적이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벼리는 '천재' 시인으로 주목받았다. 월북했다는 이유로 한동안 금기였다가 민주화 이후인 1988년 해금됐다. 백석은 평안도, 이용악은 함경도가 고향이다. 이 시인에게 월북이라는 잣대는 어둔한 역사성 비하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엄연한 귀향(歸鄕)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용악·백석이 북에서 쓴 시를 모르냐고 손가락질할 수 있다. 분명 그들은 "어버이 수령께 한 결같이 바치는/ 우리의 충성을 천백 배로 불태워…."라는 시도 섰다.

1962년 백석은 '나루터'라는 동시를 마지막으로 '사슴' 같은 시를 쓰지 못했다. 마지막 시가 김일성 원수를 찬양한 시다. 백석은 이후 죽을 때까지 30년간 시를 쓰지 못했다. 우리는 북(北)에서 시를 잃었다.

소설가 김연수가 백석이 북에서 겪었을 참담한 상황을 쓴 소설 <일곱 해의 마지막>을 피서 독서로 이어간다. 기행(백석의 본명)의 탄식이 첫 페이지부터 아우성이다. 백석과 이용악은 "죽탕치자", "삶은 소대가리"라 외치며 절필한다. 북은 시인이 살 수 없다 자조했다. "전쟁이 끝나자 지옥보다 더 나쁜 것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월북과 귀향'은 엄연하게 다르다는 사실도 한여름 밤의 소동처럼 일깨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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