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30 (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강병철 시인,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발간

가스통 바슐라르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이자 정치학 박사로 활동하는 강병철 시인(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이 최근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를 글나무에서 출간했다.

강병철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세상은 아름다우나 아름다움을 보기는 쉽지 않다"며 "여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사유를 많이 하며 별빛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라며 시인의 말에서 즐겨 읽는 '유마경(維摩經)'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 쓰기에 스며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불경으로,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며 유명한 법문으로 대승불교의 깊은 교리인 불이(不二)의 경지를 보여준다.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는 제3부로 구성되어 있다.

김필영 문학평론가(시인)은 프랑스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iard, 1884~1962)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을 조명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강병철 시인의 많은 작품은 물과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며 "어떻든 팔 할이 물인 사람에게 물은 생명을 이어가는 식음료의 근본이 되는 소재로서 삶의 양식을 생산해 주는 요체라고 볼 때, 물은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생물에게 최상의 가치를 지닌 물체임이 틀림없다"고 평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이어 "사람이 물을 사용하고 복용하며 물 가까이 존재하지만, 물은 투명하고 변화무쌍하여 예술적 작품이나 특히 물에 관한 시는 명작으로 창작하기 여간 쉽지 않다"며 "따라서 강병철 시 여러 편에 그 물이 주체로 등장한 점은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고 평했다.

먼저 강병철 시인의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작이며, 표제시(標題詩)인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부터 살펴본다.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천지연 폭포에서

강병철

하얀 함성이 펄럭이는 무명천 자락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로 직조되었다

허공을 가른 햇살의 파동을 날실 삼아
물방울이 씨실이 되어 짜낸 깃발이다

암벽 베틀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햇살은 흩날리는 물방울을 안고
물방울은 햇살에 스며들며
꼬이면 풀고, 풀리면 서로 그러안는다

순간은 영원이 되고, 영원은 순간으로
아무도 떼어낼 수 없는 포옹
푸름 속 눈부신 절규로
지축을 향해 맑은 천을 짜 나간다

허공과 지축을 잇는 무명천의 기도
눈으로만 들을 수 있는 함성
천만리 먼바다까지 짜 내려가
물처럼 살지 못한 이들 눈 감을 때
구름되어 눈물 흘리겠노라고

그 눈물 방울방울 씨실이 되는 날
폭포되어 돌아오겠노라 펄럭인다

강병철 시인은 "연민과 자비심으로 세상을 보면서 시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생의 밑바닥에서 노력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비의 꿈'이라는 작품을 썼다"고 했다.

나비의 꿈

강병철

나비를 꿈꾸는 자의
눈물에서는 아린 냄새가 난다

애벌레로 살다
눈부신 날갯짓으로 활공하는 시간은 짧다
기어가는 생은 길지만
날아가는 생은 찰나다

순간을 나는
나비의 꿈은
화려한 슬픔이다

석양이 붉은 휘장을 내리는 것은
흩어진 날개를 모으고
활공하는 찰나의 삶을 위해서이다

강병철 시인은 또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면서 퇴직을 한 친구가 푸념하는 것을 들으면서 쓴 작품이 '술잔에 어리는 눈물'이라고 했다.

술잔에 어리는 눈물

강병철

지나간 날을
억지로 기억하려는 사람
목소리에서 슬픈 냄새가 난다

정년퇴직하던 날
'왕년에는 잘 나갔다'고
술잔을 앞에 두고 푸념하는 친구

술잔을 쳐다보는 슬픈 눈,
기억은 후퇴를 거듭하다가 돌아온다

슬픔은 물 냄새를 따라 뒷걸음친다

강병철 시인은 이어 "40개국을 여행하였는데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에서 만난 집시에게서 감명을 받아서 쓴 작품이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라며 집시들의 처참한 삶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

강병철

루마니아 서북부 클루지 주에 있는
루마니아 제2의 도시에서
어리숙한 집시가 흰 꽃을 내민다

어느 집 담벼락에서 뜯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 지폐를 내밀고
한 송이 꽃을 들고 허공에 흔들었다

천대를 받으며 사는
저들은 어쩌다 여기로 왔을까

얼굴과 피부색은 나와 같은데
이방인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조상들과 소통하고 있다

낙오된 칭기즈칸 병사가
조상이었을,
용맹한 전사의 후예가
한 송이 흰 꽃을 내밀고 있다


한편, 강병철 시인은 2012년 제주대학교에서 국제정치를 전공,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인권위원회 위원 및 투옥작가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연구이사,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뉴제주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번역서와 시집, 소설집 등이 있다. 현재 세계 각국 문인들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해 오고 있다.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희망브리지, 한국 재난 특성 반영한 '노인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 개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고령사회에 발맞춰 한국 재난 특성을 반영한 '노인 재난안전교육 프로그램’을'시행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이번 교육 프로그램은 기후위기로 재난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재난 사망자의 61%가 60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2025년 대형 산불 사망자 31명 중 83%가 고령층이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서도 2023년 온열질환자 중 고령자 비율은 40%를 넘었고, 폭염 사망자 역시 절반 이상이 노년층이었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노년층의 신체적, 인지적 특성을 반영한 체험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통해 노인 스스로가 재난 대응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했다. 특히 고령인구가 집중된 재난다발지역을 중심으로 방문형 교육을 실시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고, 재난안전 사각지대를 줄이는 데 주안점을 뒀다. 교육은 자율 대응이 가능한 노인과 전면적인 지원이 필요한 노인으로 대상자를 구분해 단계별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요양시설, 복지센터 등 노년층 생활환경에 밀착한 장소에서 진행

정치

더보기
김동연 경기도지사, "경기도는 유리천장 깨기를 공직사회에서부터 실천"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는 유리천장 깨기를 공직사회에서부터 실천해왔으며 여러 여성 정책을 전국 최초로 시행했다"며 계속해서 경기도 여성리더들과 함께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26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린 '제40회 경기여성대회' 축사를 통해 "임기 시작하고 처음 온 (여성)대회에서 제가 약속드린 바가 있다"며 "여성의 사회활동과 경제활동 참여율을 높이고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그 약속을 경기도 공직사회에서부터 실천했다"며 "3년 전과 비교해 경기도의 실국장급 여성 공직자가 두 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그러면서 "과장급 여성 간부는 64% 늘어났다. 재작년 보건환경연구원장직을 처음으로 공개모집을 했는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여성 원장이 발탁됐다"며 "얼마 전에는 경기도 최초로 여성 비서실장이 발탁됐다. 여성을 특별히 우대해서라기보다는 그분들께서 우수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했던 여러 가지 여성 정책들이 다행스럽게도 새 정부의 대통령 공약에 포함이 됐다"며 "'경기도가 바뀌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