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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 시인,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발간

가스통 바슐라르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소설가이자 정치학 박사로 활동하는 강병철 시인(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이 최근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기념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를 글나무에서 출간했다.

강병철 시인은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을 뜨려고 노력했다. 세상은 아름다우나 아름다움을 보기는 쉽지 않다"며 "여행하고 책을 많이 읽고 사유를 많이 하며 별빛 같은 시를 쓰고 싶었다"라며 시인의 말에서 즐겨 읽는 '유마경(維摩經)'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시 쓰기에 스며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유마경'은 재가 거사인 유마힐을 주인공으로 한 불경으로,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며 유명한 법문으로 대승불교의 깊은 교리인 불이(不二)의 경지를 보여준다.

시집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는 제3부로 구성되어 있다.

김필영 문학평론가(시인)은 프랑스 과학철학자이자 문학비평가인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iard, 1884~1962)의 이론적 배경에서 시집 전반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물의 시학'을 조명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강병철 시인의 많은 작품은 물과 관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며 "어떻든 팔 할이 물인 사람에게 물은 생명을 이어가는 식음료의 근본이 되는 소재로서 삶의 양식을 생산해 주는 요체라고 볼 때, 물은 인간은 물론 지구상의 생물에게 최상의 가치를 지닌 물체임이 틀림없다"고 평했다.

김필영 평론가는 이어 "사람이 물을 사용하고 복용하며 물 가까이 존재하지만, 물은 투명하고 변화무쌍하여 예술적 작품이나 특히 물에 관한 시는 명작으로 창작하기 여간 쉽지 않다"며 "따라서 강병철 시 여러 편에 그 물이 주체로 등장한 점은 주목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고 평했다.

먼저 강병철 시인의 제19회 푸른시학상 수상작이며, 표제시(標題詩)인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부터 살펴본다.


폭포에서 베틀을 읽다
-천지연 폭포에서

강병철

하얀 함성이 펄럭이는 무명천 자락
한 방울 한 방울, 물방울로 직조되었다

허공을 가른 햇살의 파동을 날실 삼아
물방울이 씨실이 되어 짜낸 깃발이다

암벽 베틀에서 이탈하지 않으려고
햇살은 흩날리는 물방울을 안고
물방울은 햇살에 스며들며
꼬이면 풀고, 풀리면 서로 그러안는다

순간은 영원이 되고, 영원은 순간으로
아무도 떼어낼 수 없는 포옹
푸름 속 눈부신 절규로
지축을 향해 맑은 천을 짜 나간다

허공과 지축을 잇는 무명천의 기도
눈으로만 들을 수 있는 함성
천만리 먼바다까지 짜 내려가
물처럼 살지 못한 이들 눈 감을 때
구름되어 눈물 흘리겠노라고

그 눈물 방울방울 씨실이 되는 날
폭포되어 돌아오겠노라 펄럭인다

강병철 시인은 "연민과 자비심으로 세상을 보면서 시로 형상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인생의 밑바닥에서 노력하여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비의 꿈'이라는 작품을 썼다"고 했다.

나비의 꿈

강병철

나비를 꿈꾸는 자의
눈물에서는 아린 냄새가 난다

애벌레로 살다
눈부신 날갯짓으로 활공하는 시간은 짧다
기어가는 생은 길지만
날아가는 생은 찰나다

순간을 나는
나비의 꿈은
화려한 슬픔이다

석양이 붉은 휘장을 내리는 것은
흩어진 날개를 모으고
활공하는 찰나의 삶을 위해서이다

강병철 시인은 또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못하면서 퇴직을 한 친구가 푸념하는 것을 들으면서 쓴 작품이 '술잔에 어리는 눈물'이라고 했다.

술잔에 어리는 눈물

강병철

지나간 날을
억지로 기억하려는 사람
목소리에서 슬픈 냄새가 난다

정년퇴직하던 날
'왕년에는 잘 나갔다'고
술잔을 앞에 두고 푸념하는 친구

술잔을 쳐다보는 슬픈 눈,
기억은 후퇴를 거듭하다가 돌아온다

슬픔은 물 냄새를 따라 뒷걸음친다

강병철 시인은 이어 "40개국을 여행하였는데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에서 만난 집시에게서 감명을 받아서 쓴 작품이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라며 집시들의 처참한 삶의 모습을 보고 가슴 아파하기도 했다.

클루지나포카(Cluj-Napoca)에서

강병철

루마니아 서북부 클루지 주에 있는
루마니아 제2의 도시에서
어리숙한 집시가 흰 꽃을 내민다

어느 집 담벼락에서 뜯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 지폐를 내밀고
한 송이 꽃을 들고 허공에 흔들었다

천대를 받으며 사는
저들은 어쩌다 여기로 왔을까

얼굴과 피부색은 나와 같은데
이방인들과 동화되지 못하고
조상들과 소통하고 있다

낙오된 칭기즈칸 병사가
조상이었을,
용맹한 전사의 후예가
한 송이 흰 꽃을 내밀고 있다


한편, 강병철 시인은 2012년 제주대학교에서 국제정치를 전공,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인권위원회 위원 및 투옥작가위원회 위원, 사단법인 이어도연구회 연구이사, 충남대학교 국방연구소 연구교수, 제주국제대학교 특임교수, 뉴제주일보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평화협력연구원 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의 번역서와 시집, 소설집 등이 있다. 현재 세계 각국 문인들의 작품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해 오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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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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