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포스트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혼란으로 슬픔의 자화상을 겪고 우울증에 빠진 시(詩)가 새로운 날개를 활짝 편다.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김규화) 사무국은 지난 26일 "사단법인 한국시인협회(이사장 나태주)와 공동 주최로 다음 달 1일(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제34회 '시(詩)의 날' 기념행사가 서울 양천구 목동로 대한민국예술인센터 3층 아뜨리움홀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시(詩)는 삶과 꿈을 가꾸는 언어(言語)의 집이다. 우리는 시로써 저마다의 가슴을 노래로 채워 막힘에는 열림을, 어둠에는 빛을, 끊어짐에는 이어짐을 있게 하는 슬기를 얻는다. 우리 겨레가 밝고 깨끗한 삶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그러한 시심(詩心)을 끊임없이 일구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987년 제정된 '시의 날' 선언문 중 일부다.
'시의 날' 기념식은 1908년 11월 1일 신체시(新體詩)를 쓴 육당 최남선이 '少年' 지에 '海에게서 少年에게'를 발표한 날을 기념하여 1987년 한국일보사에 모여 한국현대시인협회와 한국시인협회가 공동으로 제정, 홀수 해에는 한국시인협회가 짝수 해에는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주최해 매년 11월 1일 개최되어 왔다.
따라서 금년은 한국현대시인협회와 한국시인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현대시인협회가 주관하여 국제PEN한국본부(이사장 손해일)와 한국문인협회(이사장 이광복) 후원으로 진행된다.
제34회를 맞는 이번 '시의 날' 행사에는 김용재 한국현대시인협회 명예 이사장의 개회선언과 함께 나태주 한국시인협회 이사장의 선언문 낭독, 김규화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의 개회사 및 내빈 소개, 함동선 한국현대시인협회 평의회장의 환영사,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이사장과 손해일 국제PEN한국본부 이사장의 축사, 이근배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의 격려사, 양왕용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의 기념강연 '포스트코르나 시대의 우리 시', 김산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과 위상진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이오장 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문설 한국시인협회 사무간사가 각각 자작시를 낭송하고, 끝으로 가람 이진숙 시인의 대금연주로 '시의 날' 기념 축제를 마무리한다.
김규화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은 '시의 날' 초대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 사태로 인한 혼란으로 사회 전체가 위축되고 있다"며 "그러나 시는 사람이 지녀야 할 최후의 정서적 보루로써 늘 기억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시의 힘으로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지금까지 이르게 된 '시의 날' 행사를 간소하게나 개최하오니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그러면서 "올해 제34회 '시의 날'을 맞아 시인들이 펼치는 잔치는 시인과 독자의 거리를 좁히고, 시의 향기가 온 누리에 퍼지도록 여러 문학단체가 함께 손잡는 감동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시의 날' 선언문 전문이다.
시(詩)는 삶과 꿈을 가꾸는 언어(言語)의 집이다. 우리는 시로써 저마다의 가슴을 노래로 채워 막힘에는 열림을, 어둠에는 빛을, 끊어짐에는 이어짐을 있게 하는 슬기를 얻는다. 우리 겨레가 밝고 깨끗한 삶을 이어 올 수 있었던 것은 일찍부터 그러한 시심(詩心)을 끊임없이 일구어 왔기 때문이다.
이 땅에 사는 우리는 이에 시의 무한한 뜻과 그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하여 新詩 110年을 맞는 해, 육당 최남선(六堂 崔南善)의 '海에게서 少年에게'가 1908년 '少年' 誌에 처음 발표된 날, 십일월 초하루를 '詩의 날'로 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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