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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달콤한 행복의 역사'

"여행은 산다는 것의 경계를 허물어 나가는 것"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2천 년 전부터 행복에 대한 연구는 시작되었다. 달콤한 행복의 근원을 연구하고 토론한 사람들은 철학자였다. 이들은 행복을 하나의 관념 혹은 생각으로 취급했다. 이 생각의 기류는 꾸준히 서구와 동양에 이르기까지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행복에는 여러 연구가 있지만 여행이 갖는 행복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북소리'와 같은 것이라고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일본 1천년 역사상 뛰어난 작가라고 말하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여행은 수많은 경제와 예술의 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모든 것들은 여행을 한다. 여행한다는 것은 즐거운 마음으로 불안과 부딪히는 것이다. 5월이면 마을 뒷산의 아카시아 향기도 여행을 한다. 바람에 날리어 골목어귀를 돌고 어디론가 가고 있다.

여행은 산다는 것의 경계를 허물어 나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행복의 기원은 여행의 시작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같은 사물을 바라본다는 것은 행복의 기원의 첫 장이다.

삶이란 자기 주변을 맴도는 일이다. 여행은 기억들을 떠올리는 여유를 갖는다. 수많은 예술가와 경제인들은 여행을 통하여 결실을 맺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많은 베스트셀러들은 여행지에서 만들어 냈다고 그는 말한다.

런던에 가면 월드 엔드(세계의 끝)라는 동네가 있다. 무라카미의 말을 빌리면 황당한 마을 이름이라고 한다. 그는 이 마을에서 폴 세로가 쓴 (월드 엔드)책을 번역했다. '월드 엔드'는 이 지역이 무대이다. 무라카미는 너무나 흥미가 있어서 이 지역에서 1개월 동안 머물며 번역을 했다고 한다.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독자에게 읽어 보기를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어로는 아직 번역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여행은 허무 속에서 현재의 재출발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계적인 문호들은 여행을 통하여 주옥의 작품을 만들었다. 세계적인 음악가들은 고향을 떠날 때 빼어난 작품을 만들었다. 여행에서 좋았던 일들 그곳에서 다짐했던 기억들은 돌아온 자리에서 꺼낼 때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 된다. 여행은 기억 속에서만 유효한 것이다. 그것은 공간의 차이가 아니라 생각의 차이를 만든다.

미국의 기자는 생전의 헤밍웨이에게 왜 여행을 하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내가 느끼는 것들은 대부분 여행에서 가져 왔다'는 대답을 들었다. 어디 헤밍웨이 작가뿐이겠는가.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의 재료는 여행이 가져다준다는 사실이다. 요즘 방송은 여행을 통하여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데 주력 한다.

이 같은 제작 방향은 시청자에게 여행의 대리만족을 준다. 방송사들은 제작비와 시간적인 제한이 따르지만 시청률이 오른다는 매력에 투자를 하게 된다.

물론 여행의 기억을 먹고 살기에는 너무 팍팍한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 팍팍한 세상에서 그나마 여행의 기억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하냐고 반문 할 수도 있다.

책상에서 배울 수 없었던 많은 것. 어느 날 문득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듯, 지나간 시간들을 현재에 빌려 쓰는 것이 여행의 행복임을 느낀다. 우리는 자주 비틀대며 걷지만 한 번도 심하게 주저앉은 적은 없다.

주저앉지 않는 것은 우리의 정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스스로 사랑하는 것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하여 얻는다. 정신의 뿌리가 건강하여 지고 튼튼하게 돌보는 것은 여행의 힘이다. 우리가 정신을 건강하게, 강인하게 하는 것은 오로지 나를 찾는 것이다.

박목월 시인의 '나그네' 시는 박목월의 대표시다. 불과 10행에 불과한 시(詩)지만 해탈의 경지를 벗어난 여행 시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구름이 여행을 한다. 나그네의 정신도 물속을 흐르고 있다. 정신이 멈추는 것은 죽은 것이다.

접힌 기억을 펴자. 수많은 네가, 나의 여행을 통하여 세계의 기록을 꺼내자.

분명 네가 너를 두고 왔는데, 다신 우리 볼 수 없는데, 너는 아직 내 곁에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여행이다.

- 최창일 시인('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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