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7 (금)

  • 맑음동두천 6.4℃
  • 맑음강릉 9.5℃
  • 맑음서울 10.2℃
  • 구름많음대전 8.8℃
  • 맑음대구 9.4℃
  • 맑음울산 10.8℃
  • 구름많음광주 11.9℃
  • 맑음부산 14.6℃
  • 구름많음고창 9.2℃
  • 구름많음제주 17.1℃
  • 맑음강화 8.0℃
  • 구름조금보은 5.5℃
  • 구름많음금산 5.6℃
  • 구름많음강진군 10.1℃
  • 맑음경주시 7.8℃
  • 구름조금거제 11.7℃
기상청 제공

[박인숙의 시국 단상] "호수 위의 달 그림자는 사라졌다"

"민주주의는 여성의 시각으로 사회변화를 이끌어야 따뜻한 공동체가 유지"

(서울=미래일보) 박인숙 작가 = 바다를 터전으로 사시던 아버지는 바다 속 물길을 잘 파악하셨다. 조류를 따라 남쪽에서 서해로 올라가는 농어의 이동을 아셨고, 도미가 제주도 근방에서 월동을 한 후 높아진 수온을 따라 북쪽으로 향한다는 것도 알고 계셨다.

그런 아버지가 만선으로 회항하신 날들때문에 우리 형제들은 모두 배울 수 있었다. 그래도 학비를 대느라 동네에서 유일한 초가집에 살았던 아버지는 돈의 출처가 의심스럽다는 이웃의 의심을 받았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오빠가 입대한 후 몇 개월 만에 편지를 보내왔다. 오빠에게 밤 세워 보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답장을 썼다. 오빠는 편지 내용에서 사용하지 않을 단어들을 자제해야 된다고 두려움이 느껴지는 답장을 보내 왔다. 그 후 제대 할 때까지 오빠에게 편지 한 장 쓰지 못했다.

군사정권 아래서는 군대 내의 검렬 시스템이 존재했기 때문에 체제에 우호적이지 않은 동정은 이적행위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영부인이 돌아가셨다"고 했을 때 부모님은 내 입을 틀어막았다.

"무사히 살고 싶으면 침묵하라"고 하셨다.

사적인 대화까지도 감시 대상이 되므로 말 한마디 잘못하면 본인 뿐 만 아니라 가족이나 지인들까지도 피해가 갈 수 있는 세상에 살았으니 두려움이 컸던 부모님은 늘 자식들의 안위를 걱정하셨다.

너와 내가 다르면 적이 되는 세상이었다. 자기 팬이 아니면 국가도 시민을 해하는 시대였다. 저항 세력을 막기 위해 서로를 감시해서 단결하지 못하게 했다. 독재는 사람들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하며 이념을 양분시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주 사용한 '종북', '좌파', '반국가 세력' 같은 언어는 고령자들에게는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불안감이 내포되어 있다.

노령화 되어 있는 한국 사회에서 이념전쟁으로 환원시켜 고령자들의 공감을 얻어내려는 목적이다. 분단국가로 중요한 것이 국가의 안보이고 방위이다 보니 그들이 쉽게 속아 넘어가는 점을 노린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호수 위의 달 그림자' 같은 현실적이지 못한 환상속의 전 윤대통령의 발상이다. 권력자가 장악을 위한 통제를 정당화하려는 수단에 결코 시민들은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을 놓친 것이다.

독재자를 지지하는 고령층은 힘들게 얻은 이 나라의 평화가 흔들리는 것이 두렵다. 민주주의가 위험에 닥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비판 의식이 무뎌져 탄핵을 반대한 편에 서 있는 그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독재 시대의 경제성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비민주적인 체제하에서 희생을 감수해야 했던 끔찍한 일들은 잊은 모양이다. 당사자들이 민주주의 설립의 주인공이었다는 점과 함께 말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계엄은 실제로 민주주의를 중단시키고 군사 독재로 넘어가는 수단이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이 되었고 그것은 민주주의를 무시한 쿠데타였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대통령의 파면을 보며 아버지가 그토록 두려워하던 시대로 우리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 심하게 흔들렸던 평화가 어둠속에서 현기증을 일으켰지만 우리는 쓰러지지 않았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나아가고 있는 이 거대한 너울을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이 나라에 민주주의가 확립되었다고 믿었던 기성세대들은 이번 탄핵을 지켜보며 더 이상 안이 할 수 없게 됐다. 어머니는 내게 입틀막이 필요 없는 세상에서 살기를 바란다고 하셨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여성이 경제 주체가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역사적으로 민주주의가 안정된 국가일수록 여성권리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강화되지 않는 나라는 없다.

정치 혼란이 없는 사회에서는 여성의 잠재력을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여성의 시각으로 사회변화를 이끌어야 따뜻한 공동체가 유지된다. 이젠 냉전 시대의 언어에 현혹되지 말고 여성들이여! 여성의 참여를 위해 피켓을 들자!

박인숙 작가는 2010년 종합문예지 격월간 <서라벌문예> 시부문 신인 작품상으로 처음 등단했다. 저서로는 2014년 시집 <나, 어머니로 태어나 아버지로 살았네>를 출간했다.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계관시인연합 한국본부(UPLI-KC)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울림>과 <문학의 뜨락> 등 동인지에 작품을 기고하고 있다.  올해부터 세종여성플라자 새봄기자단과 뉴스피치 시민기자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i24@daum.net

배너
송파문인협회, '제2회 송파문학상' 및 '제17회 한성백일장' 시상식 등 개최…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감성의 향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한국문인협회 송파지부(지회장 전세중)는 11월 4일 오후 송파여성문화회관 소강당에서 '제2회 송파문학상 시상식'과 '제17회 한성백일장 시상식', 그리고 '제31호 송파문학 발간식'을 성대히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문학의 발전과 문학인을 위한 교류의 장으로 마련돼, 협회 회원과 지역 문인, 문학 애호가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뜻깊은 문학 축제로 마무리됐다. 세미나·시극·축가로 문학의 향기 더해 1부 식전행사에서는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이 '소설과 수필의 차이점 비교 고찰'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하며 장르문학의 본질적 차이를 짚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제2회 송파문학상 심사평을 통해 "문학의 근본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에 있다"며 수상작들의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이현주 시인 외 4명이 출연한 시극 '그 열혈 통일'이 무대에 오르며 문학과 공연예술의 경계를 허물었고, 바리톤 송기창의 축가 '청산에 살리라'와 '마중'이 장내에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이원우 시인·최균희 작가, 제2회 송파문학상 대상 2부 본행사에서는 올해의 송파문학상과 한성백일장 시상이 이어졌다. 제2회 송파문학상 대상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재)송호·지학장학재단, '제39회 송호장학금' 및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국내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송호지학장학회관 지학홀에서 오는 10월 28일(화) 오후 2시, '제39회 송호장학금'과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이 열린다. 이번 수여식은 재단법인 송호·지학장학재단(이사장 정희준)이 주최하는 연례 장학행사로, 올해는 총 35명에게 1억 1천8백만 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가 전달된다. 화성에서 피어난 39년의 교육 나무 '송호·지학장학재단'은 고(故) 정영덕 선생이 1985년 고향 화성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송호장학회'를 모태로 한다. '송호(松湖)'는 선친의 아호로, 선친의 뜻을 이은 장남 정희준 이사장이 2009년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의 송호·지학장학재단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송호장학금'은 화성 시내 고교 재학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해 왔으며, 올해 역시 화성 남양고등학교 재학생 10명에게 총 1천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부터 시행된 '지학장학금'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장학 제도로, 실질적 연구성과를

정치

더보기
용혜인 의원 "선방한 협상… 국민경제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30일 29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국익 중심의 전략적 협상을 통해 선방했다"며 "이제 국민경제의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용 대표는 이날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압박 속에서도 정부가 원칙을 지켜냈다"며 "현금 3,500억 달러의 '묻지마 투자' 요구를 거부하고,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력 수출품의 대미 관세율을 유럽연합과 일본 수준으로 맞추고,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낸 점은 큰 성과"라며 "정부와 민간이 국익을 중심으로 협력한 결과, 이번 협상은 '선방'이라 부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용 대표는 그러나 "이번 협상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도한 대미 수출 의존과 불균형한 재정·외환 운용, 그리고 국민에게 환원되지 않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가 여전히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대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면, 그 성과 또한 국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며 "기업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구조, 즉 '공유부 기본소득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