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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자작나무는 보고 싶은 숲을 보고'

"글은 모방이다. 언어를 도둑질한 것도 아니다.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글쓴이 자신을 필자라고 쓰는 것을 흔히 본다. 또는 내가라고 직접적인 표현을 한다. 칼럼이나 수필을 읽으면서 '필자', '내가'라는 표기가 왠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가능하면 필자라는 말을 피하여 필자의 입장이 되곤 했다. 더욱이 내가라는 말도 싫었다.

내가라는 말은 초등학교 시절 일기장에 단골 단어였다. 뭔가 성숙한 단어를 쓰고 싶었다. 어느 작가는 '학인'이라고 표현하였다. 지적이고 좋은 단어다. 하지만 선배 작가가 사용하는 학인의 표기도 따라 하기 싫었다. 생각하다가 절에서 사용하는 도반(道伴)이라는 단어가 좋았다.

스승 밑에서 짝을 이루어 공부하는 사람을 도반이라 한다. 그런데 도반은 이미 사용하는 단어다. 생각한 것이 시도반(詩道伴)이었다. 시를 같이 공부한다는 뜻이다. 언어라는 것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성격은 천지 차이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어느 출판사에 '노르웨이산 가구'라는 표기로 Norwegian Wood라고 썼다. 미국의 출판사에서는 '노르웨이 숲'이라고 해석하여 썼다. 이렇게 글쓴이와 번역가의 차이에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든다.

우리가 글을 쓰면서 하나의 단어와 사물의 표기에 잠 못 이루는 시간을 보낸다. 이런 것을 두고 권일송 시인은 작가들은 소태나무를 핥는다고 했다. 소태나무는 지구상에서 가장 쓴 식물이라 한다. 소의 태(胎)처럼 쓰기에 태자를 붙인다고 한다. 하나의 단어를 잉태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는 표현을 소태나무를 핥는 것으로 말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스운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르웨이산 가구'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제목으로 '노르웨이의 나무는 보고 싶은 숲은 못 보고'라는 제목을 붙였다. 역시 무라카미라는 생각이 들었다. 번역의 실수를 이야기하면서 제목을 만드는 솜씨가 가히 혀를 내두르게 한다.

시도반은 이것을 다시 이용하여 성상용 수필가의 추천사를 쓰면서 '자작나무는 보고 싶은 숲만을 보면서'라는 제목을 붙였다. 황금찬 선생도 그렇고 소월의 스승 김억도 그랬다.

글은 모방이다. 무라카미가 '노르웨이의 나무'를 들어 이야기한 것은 지명을 들어서 표현했다. 시도반은 지역이 아닌 자작나무의 구체적인 이름을 빌렸다. 전혀 다른 내용이다. 이것은 무라카미의 언어를 도둑질한 것도 아니다. 성격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중국 속담에 '달리는 말은 마구간을 보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류시화 시인은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또 다른 시인은 '흐르는 물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모두가 중국 속담의 모방으로 읽힌다. 모방은 언어의 도둑이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시학에서 말하는 이론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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