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7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누가 호수에 비친 달을 쫓는가

"시인에게 자연은 밥…달은 반찬과 같은 재료"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인에게 자연은 밥이다. 달은 반찬과 같은 재료다. 목월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라는 유명한 시구를 선물했다. 목월은 "옥양목 같은 달밤이다/ 옥색 데님을 두르고/ 달놀이를 갔다"와 같은 시를 남겼다. 소월은 달을 사랑한 나머지 그의 호가 밝고 하얀‘흰 달’의 이미지를 담아 만들었다. 한용운은 '달을 보며'에서는 달을 님으로 비유하며,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시를 만들었다.

달에 관한 시라면 이백을 뒷전에 둘 수 없다. 대표적으로 '파주문월(把酒問月)'에서 달은 "거울 같은 밝은 보름달"로 묘사한다. 선궁(仙宮)에 걸린 거울 같은 이미지를 담았다. 다른 시 '월하독작(月下獨酌)'에서 달이 시인에게는 영혼의 거울이자 확대된 자아로 묘사했다.

'꽃 사이에 술 한 병 놓고,/ 벗 없이 혼자 마시노라./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그림자 비추어 세 사람이 되었구나./ 달은 본래 술 마실 줄 모르고,/ 그림자는 그저 흉내만 내네./ 잠시 달을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고,/ 이 봄을 마음껏 즐겨보세./ 내가 노래하니 달도 서성이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도 어지럽구나./ 취하기 전엔 함께 즐기지만,/ 취하고 나면 각자 흩어지겠지./ 영원히 정에 얽매이지 않는 우정을 맺어,/ 아득한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기약하세.' <월하독작> 전문이다.

이백은 시에서 낭만적 정감의 원천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그렸다. 그뿐 아니라 '정야사(靜夜思)' 시에서는 달빛을 “땅 위의 서리”와 비교하며 고향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의 이미지를 그렸다.

이백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강조하는데 곧장 시를 등장시켰다. 현대인이 잃어버리는 자연을 연결하고자 하는 대표적 시인이다. '산중 문답'에서는 산속에서 한가로운 삶을 통해 조화로운 자연과 사람이 융화하는 모습을 그리려 했다. 이백은 탈 세속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인생관을 보여 준다. 이백의 시는 간결 하면서도 강렬한 감정을 전달한다.

요즘 정치권에서 화제가 된 "호수에 비친 달을 쫓는다"라는 표현은 비유적 의미다. 예를 들어 "물고기를 잡듯이"나 "바람을 잡다"와 같이 허상을 이른다. 실체가 아닌 것을 쫓는다는 의미다. 이러한 표현들은 모두 불가능하거나 실현 불가능한 일을 시도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굳이 이들의 표현의 근거를 둔다면 이백이나 한용운 박목월의 시구의 구절의 인용쯤으로 보는 것이다.

한분순 시인의 근작 시조집 <그대의 끼니가 아름답기를> 멋진 시조집이 나왔다.

'좋아지는 속내만큼/ 입술이 붉어진다// 연애는 육식성/ 심장을 움켜 먹는//사랑에 드러낸 마음/ 식지 않는/ 달이 된// 비 닿으며/ 흰 달빛/ 내리는 허무의 뼈// 올곧은 지평선에/ 축성된 길몽들// 무지개, 태양의 이교/ 흘려 쓰는 긴 복음' <달빛 밤의 고백> 전문이다.

한분순 시인이 보는 달은 매우 감각적이다. 시인에게, 달의 고백은 붉은 입술 만큼이나 뜨거운 달이다. 달이 뜨겁다고 보는 것은 한분순 시인 만의 시의 건축이다. 시인은 달이 뜨겁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다만 시의 마지막 연 "무지개, 태양의 이교(異敎)"를 들어 달의 뜨거움으로 자의적 해석을 해본다. 이교는 이단의 가르침이다. 자기가 믿는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다. 종교인이라면 이교는 뜨거운 혼란이다.

'목월의 달', '한용운이 그리는 달', '이백의 달'은 각각이다. 시는 그래서 신의 언어다. 한분순 시조의 근작은 달의 흐름이 가장 빠르게 보인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 고수부 작가 초청 '북토크 콘서트' 9월 18일 인사동서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가 주관하는 '고수부 작가 초청 북토크 콘서트'가 오는 9월 18일 오후 5시, 인사동 '촌'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는 송명화 박사(문학평론가)의 사회로 권대근 문학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문학박사)가 맡아 진행하며, 최근 출간한 제11 수필집 <어둠을 밝히는 빛처럼> 출판을 기념해서 군인으로서의 삶과 문인으로서의 길을 동시에 걸어온 고수부 작가의 인생 궤적과 문학 세계를 조명할 예정이다. 고수부 작가는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대학원 영어교육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ROTC 37기로 임관해 월남전에 맹호부대 장교로 참전했으며, 미 육군공병학교 축지과정 수료, 주한미군 군사협조단(JUSMAG-K) 연락장교, 국방부 관리정보실 근무 등 군 경력을 쌓았다. 이후 육군 중령으로 예편한 그는 전쟁기념관 학예관을 거쳐 퇴임 후 K.J 스피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군 경력과 학문을 접목한 삶을 이어왔다. 2003년 <순수문학>을 통해 등단한 고수부 작가는 수필집 <어둠을 건너는 빛처럼>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하며 군인의 경험과 인간 존재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전북베트남인회,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 성황리 개최 (김제=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전북베트남인회(회장 김지연)가 주최·주관한 '2025년 제3회 전북베트남인체육대회'가 9월 14일 전북 김제시 검산동 김제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전북 지역에 거주하는 약 1만 5천여 베트남 교민이 모국의 정체성을 공유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하는 문화·사회적 행사로 자리매김했으며, 교민과 지역사회의 교류를 강화하고 베트남 공동체의 단합을 도모하는 의미 있는 장이 되었다. 이날 개막식에는 부 호(Vu Ho) 주한 베트남대사, 정성주 김제시장, 전북특별자치도 관계자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현장을 빛냈다. 대사관과 지방정부, 그리고 다수 후원 기업과 기관의 지원 속에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었다. 이번 체육대회는 줄다리기, 팔씨름, 계주, 축구 등 다양한 종목으로 꾸려져 700여 명의 베트남 교민들이 함께 땀 흘리며 화합을 다지는 장이 됐다. 또 '2025 전북 오픈컵'을 비롯해 취업·학업·건강 상담 등 실질적 지원 프로그램도 병행되어, 체육 행사 이상의 의미를 더했다. 특히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는 전북특별자치도를 비롯하여 호성전주병원, 유디전주효자치과, 더불어사는좋은이웃, 김제시가족센터,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