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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시인, 첫 시집 출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출간

"육친의 그리움과 내면 성찰의 시화(詩化)"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수현 시인이 2004년 첫 시집 <새벽달은 별을 품고> 출간 이후 딱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계간문예시인선 205로 출간했다.

김경수 시인(문학평론가)은 이와 관련해서 "2~3년 간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는 어느 작가보다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를 통해 그리움과 회한의 세월을 접고 삶의 세계를 재발견함으로써 자기구원 즉, 새로운 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것을 찾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래서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사회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요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산을 즐기는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을 통해 바른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하며 반듯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빌려 "아내가 말했다. 제발 좀 정리하고 버리라며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라며 "꽁꽁 묶인 빨랫줄에는 빨래 대신 세탁 못 한 언어와 빨지 못한 책을 풍장 하니 맨홀에 빠진 갈기 없는 말의 고삐를 놓치고 은신처를 찾는 먼 길에 천천히 서두르는 나를 본다"라고 전했다.

가녀린 자리옷의 아내가 더듬이를 잃었다.

까맣던 머리도 밀려오는 파도에
하얗게 부유하는 거품인가

어느덧 아내의 그 곱던 머릿결은
세월의 깊이가 너무 아득하여
마른 못 속에 젊음을 놓아버렸다

아내의 깃털을 뽑아 염색약을
촘촘히 발라간다

그 가늘고 조촐한 가난을
소중히 품고 살아온 빛바랜 시간들
다소곳이 앉아있는 아내는
목주름과 견골이 깊이 패였다

겨우내 산구릉 휘감던 회한의 눈나비 같이
하얀 엉클어짐을 염색약이 까맣게 물들인다

어느새 하늬바람이 푸스스 날아와
깃털로 쪼아놓은 머리에 세월을 심는다
나의 빛바랜 침묵을 탕진하는 날에
아내의 까만 머리는 다시 둥지를 틀었다


- 본문 중 표제시(標題詩)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전문

김경수 시인은 이 책의 해설 '가파른 삶 위에 쓰는 서정의 힘'을 통해 "이번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상재 하는 장수현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모친에 대한 상실과 그리움, 주변의 일상과 환경에서의 서민적 삶의 의식, 자연사랑, 자연 친화감에 바탕을 둔 서정성의 증대를 토대로 한 자신의 내면 감정을 토로하는 성찰의식의 시화(詩化) 작품이 대부분이다"라며 "장수현 시인의 시의 세계는 참으로 조용하다"라고 평했다.

김 시인은 이어 "마음 흔드는 것을 그는 늘, 산에서 찾는다. 그의 산행 실력은 그의 마음에 깔린 자기 존재에 대한 물음만큼이나 치열성이 있다"라며 "그가 발표하는 시들 다수가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라고 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의 시작(詩作) 초기에서부터 지금까지 보이는 자연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자연 친화감에 바탕을 둔 서정성의 증대를 토대로 한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토로하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라고 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 장수현 시인의 이번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는 제1부 '일상 1' 외 15편, 제2부 '소백산 연가' 외 15편, 제3부 '추억' 외 15편, 제4부 '지하에 돋아난 쇄말적인 괄목들' 외 15편 등 총 60편의 시가 한 권의 책속에 응축되어 있다.

김경수 시인은 이 책의 해설 말미에 "엄밀히 말해 한 권의 시집만으로 시인의 내밀한 신념이나 의도의 체계를 다 짐작할 수는 없다"라며 "물론 소설은 개인을 둘러싼 이야기들을 통해 한 편의 소설이 총체적으로 완결될 수 있다고 본다면 시는 그럴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이어 "시인은 시집이나 생애에 발표한 시들을 모은 시 전체 단위로만 그 신념의 체계를 완결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인간의 평범한 삶은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그 아름다움이 내면의 깊은 성찰로 이어질 때 시(詩)는 시대를 넘어서는 영원성을 지닌다고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끝으로 "이처럼 시인의 영원성은 생존의식의 갈증과 자기 고백적 의식 속에 자리한 순수성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시인의 가파른 삶의 갈증 위에 써 내려간 시들이 인간의 영혼을 치유하고 승화되는 서정의 힘과 빛이 이 시집에서 충분히 발하고 있다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장수현 시인은 충청남도 연기군에서 출생, 등단 후 (사)한국문인협회 제25대 제28대 감사, (사)한국문인협회서울지회 제25대, 26대, 27대, 28대 감사 (사)한국시인협회·(사)한국현대시인협회·(사)국제PEN한국본부 회원, 종합문예지 착각의시학 기획위원장, 계간문예작가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2회 전국무궁화문학상 금상 수상, 제27회 예총예술문화상 문학부문 수상, 제4회 은평문학상 수상, 제2회 계간문예 상상탐구작가상 수상, 제13회 한국불교문학상 대상 수상, 제35회 은평구봉사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새벽달은 별을 품고>와 이번의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가 있으며 공저시집으로 <인사동시인들> 6권 등이 있다.

i24@dau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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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끝에 걸린 삶의 진동… 박은선 시인,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 출간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을 손끝의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거대한 선언 대신 사소한 진동에 귀 기울이며, 개인적 상흔과 일상의 숨결을 절제된 시어로 기록한 이번 시집은 박은선 시 세계의 한층 깊어진 내면을 보여준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은선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을 펴냈다. 월훈출판사에서 출간된 이번 시집은 삶의 가장 미세한 감각과 통증, 그리고 그로부터 비롯되는 지속의 의지를 섬세한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이라는 표제는 이번 시집 전체를 관통하는 시적 태도를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거대한 세계나 선언적 언어 대신, 놓치면 사라질 듯한 순간들, 손끝에 스쳐 머무는 감정의 떨림을 끝까지 붙잡으려는 시인의 시선이 이 시집의 중심에 놓여 있다. 표지에 담긴 눈을 감은 인물과 흐릿하게 번지는 꽃의 이미지는 그러한 내면의 집중과 미세한 감각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환기한다. 특히 표제시 '손톱 끝에 걸린 세상'은 이번 시집의 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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