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공광규 시인,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 출간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을까?

여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시를 쓰고 있는 공광규 시인이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주유진 그림)을 최근 도서출판 바우솔을 통해 발간했다.

예전에는 2대 또는 3대가 한집에 모여 살았다. 게다가 가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도 방문하고, 먼 친척들도 찾아와 끼니때면 함께 식사했다. 이웃과의 왕래도 잦아서 서로서로 자기 집 드나들듯이 오가며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점점 시대가 변하면서 핵가족화되고, 이웃과의 단절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가족끼리도 시간 맞춰 같은 식탁에 앉아 밥 한 끼 먹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혼밥’은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았고,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의 우리네 밥상머리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그 속에서 지켜야 할 가족 또는 공동체의 가치와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책을 보며 일상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자. 헛헛하고 시린 우리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어쩌면 따뜻한 밥 한 끼 같은 서로의 따스한 온기 아닐까.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소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얼굴 반찬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 공광규 시인의 표제시 '얼굴 반찬' 전문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정도 함께 오고간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밥은 우리가 날마다 먹는 양식이자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다. 또 단순히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밥 한번 먹자" 하는 말은 한 끼 식사를 같이하자는 말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말이니 때문이다.

식탁은 배고픔을 채워 주는 물리적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사랑과 정을 나누는 정서적 공간이기도 하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걱정이 함께 오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정, 어머니의 정, 아버지의 정, 동네 어르신의 정, 이웃 이모의 정…….

우리의 밥상은 반찬들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사실은 밥상을 차리던 마음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 책 <얼굴 반찬>에는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을 떠올리게 하는 밥심 같은 강렬한 힘이 있다. 담백하지만 반짝이는 공광규 시인의 글 속에는 재미와 반전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참 의미가 흐려져 가며 그 정을 느끼기 어려운 요즘 어린이에게, 가족과 이웃의 깊고 든든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요즘 우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바쁘다. 직장과 학교, 집을 오가며 늘 시간에 쫓긴다. 저마다 일정이 바쁘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밥 먹는 시간도 다르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밥을 먹는 때는 명절이 아니면 외식할 때뿐인 듯하다. 가족끼리 서로 얼굴을 바라본 게 언제인가? 어제저녁 모여 다 같이 식사는 했는가?

<얼굴 반찬>은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이다. 공광규 시인은 시인다운 섬세한 관찰과 기발한 풍자로 가족 공동체가 약화하는 현상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 독특한 삽화가 생기를 불어넣었다.

옛날 우리 밥상머리는 늘 시끌벅적거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 3대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밥을 먹었다. 아이들끼리 좋아하는 반찬을 조금 더 먹으려고 티격태격하다가 부모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받기도 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풀잎 반찬을 먹어도 배도 마음도 금세 보름달처럼 따뜻하게 차올랐다.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는가?

이 책은 <얼굴 반찬>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달라진 밥상 풍경을 전하며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된 시대상을 여실히 잘 보여 준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아름다운 일상은 우리의 메말라가는 감각을 환기하고, 각박한 정서를 톡톡 자극한다.

독자는 켜켜이 쌓여 있는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과 역사를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나와 가족을 새로이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될 것이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하다!

사진첩을 열면 한 사람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꼬물꼬물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단잠에 빠져 있는 모습,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빠의 목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는 아이의 모습, 싱그러운 6월 온 가족이 나선 첫 나들이의 모습 등.

이 책 <얼굴 반찬>의 본문 그림을 그린 주유진 작가는 이질적인 과거와 현재의 밥상 풍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반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인공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담긴 사진첩 장면을 공들여 만들었다. 또한, 토마토 머리와 당근 코, 호박 모자 등 개성 넘치는 얼굴들을 만들어 '얼굴 반찬'을 효과적으로 창조해 냈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이 살아 있는 이런 독창적 그림들은 문장에 갇히지 않고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다.

책을 보며 아이와 함께 다양한 얼굴 반찬을 찾아보라. 숨은그림찾기 하듯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채소를 떠올려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 보자. 아이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을 즐겁고 색다른 추억 하나가 만들어질 것이다.

공광규(孔光奎) 시인은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청남도 청양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디카시작품상, 신석정문학상, 녹색문학상, 단국문학상, 한용운문학상을 받았다.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는 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다. 그의 시 <별국>, <얼굴 반찬>, <소주병>, <별 닦는 나무>가 중고등 교과에 실려 있으며, <별국>은 2019년 호주 캔버라대학교 부총장 국제 시 작품상(University of Canberra Vice Chancellor's International Poetry Prize)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시집으로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서사시 동해> 등과 산문집 <맑은 슬픔>이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 <구름>, <흰 눈>, <하늘 그릇>, <담장을 허물다>, <할머니의 지청구>, <엄마 사슴>, <청양장>, <별국> 등이 있다.

이번 그림책을 만든 시 <얼굴 반찬>은 중등 국어 3-1(비상교육), 중등 기술가정2(지학사), 고등 사회문화(비상교육) 등 3종 교과에 실려있다.

주유진(朱有珍) 작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린이책 작업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시작해 단행본, 그림책, 사보, 교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인권 보고서>, <김갑순 할머니를 찾습니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신사임당>, <운영전>, <아름다운 이별>, <나의 아름다운 열두 살> 등이 있으며, <개밥바라기별>, <덕혜옹주>, <가족표류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의 책 표지 그림을 그렸다.

i24@daum.net

배너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문학인 나무심기 기념문집 제5권 '나무, 나를 철들게 하다' 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문학인의 환경 실천운동 '문학인 나무심기' 5주년을 기념하여, 제5권 문학기념문집 '나무, 나를 철들게 하다'를 2025년 7월 5일 출간했다. 이 책은 전국 문학인 80명이 숲과 나무, 기후위기, 생태의식을 주제로 창작한 시·시조·수필·동화 등 79편의 작품을 엮은 것으로, 특히 지난 3월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상처 입은 숲에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고, 문학을 통한 산림문화 실천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기획되었다. 이번 문집에는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사)한국소설가협회, (사)한국수필가협회, (사)세계전통시인협회 한국본부, (사)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등 총 7개 국내 주요 문학단체의 단체장 및 회원들이 참여하여 문학과 생태가 만나는 집필의 장을 열었다. 수록 장르별로는 시 35편, 시조 12편, 민조시 1편, 수필 30편, 동화 1편 등 총 79편이 수록 되었으며, 김승현 작가의 따뜻한 자연 삽화가 본문의 감성을 더한다. 이들 작품은 단순한 자연 예찬을 넘어,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기억은 계속되어야 한다"…세종시, 제5회 평화의 소녀상 여름나기 행사 개최 (세종=미래일보) 박인숙 기자 = 세종시가 주최하고 세종여성회가 주관한 '제5회 세계 평화의 소녀상 여름나기' 행사가 지난 7월 5일 세종호수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기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세종여성회, 민주노총 세종지부, 세종YMCA, 세종민주평화연대 등 지역 시민단체와 학생,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소녀상 주변 환경을 정돈한 뒤, 소녀상 머리에 보라색 여름 모자를 씌우는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역사적 기억을 지켜갈 것을 다짐했다.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닌, 피해 여성들의 삶과 고통, 존엄을 상징하는 ‘기억의 상징’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복 차림의 소녀 조각과 나비 문양, 들린 맨발과 비어 있는 의자 등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현실과 책임 문제, 그리고 역사적 성찰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행사에 이어 참가자들은 충남 천안에 위치한 국립 망향의 동산 위안부 피해자 묘역을 참배했다. '안식의 집'으로 불리는 추모 공간에는 고(故) 김복동, 이옥선 할머니 등 생존자의 증언이 새겨진 벽면과 바닥 문구가 설치돼 있으며, 위안부 피해자

정치

더보기
민주당 서울시당 "김건희 교원자격증 취소,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 신속한 학위 취소 촉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당은 9일, 서울시교육청이 김건희 씨(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의 교원자격증 취소 절차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늦었지만 당연한 조치"라며 "신속하고 엄정한 행정 조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인애 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숙명여대가 제출한 요청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김건희 씨의 교원자격증 취소 절차를 밟기 시작한 것은 학문의 기본과 교육 정의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건희 씨는 숙명여대 석사 논문과 국민대 박사 논문에서 다수의 표절 의혹이 제기돼왔으며, 숙명여대는 최근 해당 논문이 "명백한 표절"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교육청에 교원자격 무효 처분을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 서울시당은 그러나 "이 상식적인 결정에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라며 교육기관과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20대 대선 당시 김건희 씨는 허위 경력과 표절 의혹에 대해 '잘 보이려 부풀렸다'는 면피성 사과로 넘겼고, 숙명여대와 국민대는 정권의 눈치를 보며 학문적 자존심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건희 씨가 훼손한 한국 교육의 가치를 이제라도 회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