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21 (토)

  • 맑음동두천 13.3℃
  • 구름많음강릉 16.6℃
  • 맑음서울 13.3℃
  • 맑음대전 13.5℃
  • 맑음대구 11.4℃
  • 맑음울산 14.0℃
  • 맑음광주 14.2℃
  • 맑음부산 14.2℃
  • 맑음고창 13.5℃
  • 맑음제주 15.2℃
  • 맑음강화 12.1℃
  • 맑음보은 9.9℃
  • 맑음금산 14.1℃
  • 맑음강진군 13.3℃
  • 맑음경주시 14.5℃
  • 맑음거제 14.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유쾌한 말, 묵형의 말'

"말이란 듣기에 따라 묵형(墨刑)이 될 수도 있어"
"유쾌하며 건강한 말을 생활화하면 자연의 풍경이 될 것"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범방(犯房)에서 온 것 같습니다." 허리가 아파서 지압원을 찾은 학인에게 엄 원장 말이다. 학인은 범방의 뜻을 찾는다. 남녀가 성적 관계를 맺는 일을 뜻한다.

좀 더 점잖게 이르면 궁중(宮中) 용어쯤으로 알아두자. 시각장애인 엄 원장이 범방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고 "선생님! OO를 하다가 허리에 무리가 생겼어요?"라고 말했다면 듣는 사람은 무안하기 이를 데가 없을 수도 있다. 경박한 화법으로 들릴 수 있다.

말이란 듣기에 따라 묵형(墨刑)이 될 수도 있다. 묵형이란 죄인의 살갗에 먹줄로 죄명을 써넣던 조선 시대 형벌을 이른다.

한국의 욕설은 주로 형벌과 관련이 적지 않다. 조선 시대에 죄인을 처벌하던 것들은 중국의 명나라의 대명률에 의한 것들이 많다. 지금의 우리 법률은 독일 헌법에 근거, 기초하지만, 그때는(조선 시대) 그랬다.

예전엔 '제기랄' 이라는 정도도 큰 욕에 속했다. '제기랄'은 '제기다'라는 동사에서 연유한다. '소장(訴狀)이나 원서(願書)에 제사(題辭)를 쓰다'라고 풀이되어 있다. '제기랄'은 형사 고발을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어이없을 때 사용하는 '젠장'도 순박한 시절엔 욕으로 받았다. "젠장, 꼭 그러기에요?"라고 목소리를 높이면 그것은 한판 붙자는 식의 격한 표현이다. '젠장(할)'은 '제게(=제기랄) 넨장 맞을'이라는 뜻이다.

'넨장'은 난장(亂杖)으로 고려, 조선 시대에 신체의 부위를 가리지 않고 마구 매를 치던 잔인한 형벌로 맞다가 죽어 나가는 것을 이른다. 너무 잔인하다는 판단에 조선 영조 왕께서 중지시켰다. 결론으로 '젠장'은 형사 고발당해서 매를 맞다가 죽일 일을 당하는 것을 뜻하는 큰 욕이다.

'육시랄'도 속된 욕에 속한다. 죽은 사람시체의, 목을 베는 형벌이다. 육시(戮屍)에서 유래 되었다. '오살할 놈' 할 때의 오살(五殺)은 먼저 죄인의 머리를 찍어 죽인 다음 팔다리를 베는 사형법이다.

'우라질'도 욕에 속한다. 죄인을 묶을 때 쓰는 밧줄이 오라다. 이 '오라질'에서 나왔다. 사극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주리를 틀 놈' 할 때의 주리는 죄인의 두 다리를 한데 묶고 다리 사이에 두 개의 주릿대를 끼워 비트는 형벌이다.

언어도 유행을 탄다. 언어를 가지고 놀기도 하고 살아가는 문인들은 우아한 언어를 사용하기에 고민한다. 언어사용 부류를 보면 직업과 무관하지 않다. 종교인, 의사, 법조인의 직업적 말의 톤과 투가 있다. 통속적으로 '시장 바닥의 언행'이라 깎아내리는 말도 있다. 말과 행동이 비속어를 사용하며 거친 사람을 이른다.

최근에 비속어를 가지고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 일은 한글 사용 이래, 없었던 경험이다. 보통사람인 지압원 원장의 언어도 신중하게 사용하고 있다.

학인은 심심하면 '국립국어원 누리집'에 들어간다. '다듬는 말'이라는 난이 있다. 순화 대상어를 바른말로 안내한다. 대통령의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에서 "이번 순방에 '거양(擧揚)'했다"라고 생각한다. 사전에는 '거양'은 '들거(擧)'와 '날릴 양(楊)'을 합친 말이다. '높이 들어 올리다'. '칭찬하여 높이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틀린 어법은 아니다. 그런데 뭔가 어색한 느낌의 말이다. 국어순화원은 이 말 대신 '들다', '올리다', '높이다', '드높이다'를 쓰도록 권장한다. 순화언어의 바른말 안내대상이다.

지도층, 어른의 말은 국민은 물론, 자라나는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가 문인의 언어를 사랑하는 것은 신중한 언어사용법이다. 고향 같고 어머니 손길의 언어다. 할머니의 전화다. '워매 내 보배', '내 손주 보고 싶다' 따뜻하다.

'과수원 길', '고향의 봄'과 같은 노래들은 들어도 들어도 다시 듣고 싶은 노랫말들이다. 순화된 말은 뇌를 정화 시킨다. 정화된 뇌는 치매 예방이 된다. 섬김의 사람이 있다. 말의 온도가 우아한 사람이다. 말에도 목화, 양털같이 ’폭은 함’, ’따뜻‘이 들어 있다.

유쾌하며 건강한 말을 생활화하면 자연의 풍경이 될 것이다. 무릎이 깨어지게 넘어져도 순한 말이 튀어나오는 사람이라면, 진리의 사람이 아닐까.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산림청·한국산림문학회 '제15회 녹색문학상' 공모…정서 녹화 이끌 작품 찾는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숲은 나무의 집합이 아니라 삶의 태도다. 생명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공존의 약속이다. 녹색은 단순한 색채가 아니라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이다. 기후위기와 생태 전환의 시대, 문학은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산림청(청장 김인호)과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가 '2026년 제15회 녹색문학상' 작품 공모에 들어갔다. 숲사랑·생명존중·녹색환경보전의 가치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해 국민의 정서를 맑게 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온 녹색문학상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녹색문학상은 단순한 환경 주제 문학상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성찰하고, 개발과 성장 중심 사회에서 흔들리는 생명의 존엄을 되묻는 문학적 실천의 장이다. 숲을 배경으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숲의 철학과 생태적 감수성을 작품 속에 깊이 스며들게 한 작가를 발굴·조명해 왔다. 그동안 수상작들은 산림을 자원의 차원이 아닌 생명의 공동체로 바라보는 시선, 인간 중심적 사고를 넘어선 생태 윤리, 그리고 기후위기 시대에 문학이 감당해야 할 역할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 '정서 녹화'라는 표현처럼, 메마른 사회의 감수성을 숲의 언어로 되살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공모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 해임, 만시지탄이지만 적극 환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광복회(회장 이종찬)가 김형석 전 독립기념관장의 해임에 대해 "만시지탄이지만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복회는 20일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해임은 그동안 독립운동 정신을 선양해야 할 위치에서 오히려 독립운동을 부정하고 폄훼해 온 자에 대한 당연한 귀결"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광복회는 이어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자들에 대한 준엄한 역사의 심판"이라며 "피로 쓰인 역사는 결코 혀로 덮을 수 없다는 역사 정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은 김 전 관장이 독립기념관을 "종교시설로 사유화했다"고 비판하면서, "일제하 한국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발언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부정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광복절에 '해방은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발언을 하는 등 독립기념관장으로서의 자질과 품위를 실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광복회는 이번 조치를 "독립운동을 끊임없이 깎아내리고 민족혼을 말살해 온 뉴라이트 세력 몰락의 시작"이라고 규정하며,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관련 세력이 완전히 소멸될 때까지 역사 정의 실천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관장의 해임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 평가가

정치

더보기
촛불행동 "민주당·조국혁신당, 조희대 탄핵 당론 채택하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무기징역 선고와 관련해 "내란 단죄가 미흡하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했다.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표한 입장문에서 "지난 19일 윤석열에 대한 무기징역형 선고는 내란세력을 비호하는 판결"이라고 주장하며, 조희대 대법원장이 사법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내란에 대한 엄중한 단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내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사형 대신 무기징역을 택했다. 이에 대해 촛불행동은 "국민적 법감정에 부합하지 않는 판결"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입장문에서 조 대법원장이 내란 사태 당시 사법부 운영과 관련해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법개혁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조 대법원장 탄핵을 당론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행동 측은 일부 야권 의원들이 이미 '조희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