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0 (목)

  • 구름많음동두천 7.2℃
  • 맑음강릉 11.0℃
  • 구름많음서울 7.6℃
  • 구름조금대전 10.4℃
  • 맑음대구 8.9℃
  • 맑음울산 11.1℃
  • 맑음광주 10.1℃
  • 맑음부산 8.9℃
  • 맑음고창 11.2℃
  • 맑음제주 13.2℃
  • 구름많음강화 7.6℃
  • 구름많음보은 7.3℃
  • 구름조금금산 10.1℃
  • 맑음강진군 12.7℃
  • 맑음경주시 11.6℃
  • 맑음거제 10.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이규보 시인, 술은 잔잔한 시내 물가'

이규보, 무당을 칭하여 '구멍 속에 사는 천년 묵은 쥐', '숲속에 사는 구미호'…증오와 비난 서슴지 않아
무당을 가까이하는 선비와 정치인들에게는 노골적 적개심도 드러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한국 시단에 영글진 시(詩)의 씨앗은 단연 이규보(1168~1241)에서 시작된다 해도 좋다. 이규보 시인 하면 술의 끝에 시가 흐르고 있다. 열한 살에 숙부가 장난삼아 시를 짓게 하면서 ‘지(紙)’자를 운(韻)으로 주었다. 옛 선비들은 시의 운을 주는 것이 보편이었다.

'기나긴 종잇길에 모학사(붓)가 가고/ 술잔의 마음은 항시 국선생(누룩)에 있다.'

종이에 연상되는 것은 붓이다. 거기에 이어지는 행(行)에 술잔을 내세운 것이 섬 듯, 혀를 내두를 시성(詩聖)이 아니런가. 분명 11세의 소년으로 엉뚱하기 이를 데 없다. 숙부는 물론 옆에서 지켜본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규보의 집안은 하인이 80여 명이라는 것을 보면 여유 있는 집안이다. 규보 시인이 11세에 술맛을 알았다는 것은 생물학적 논리로 규정하지 말자. 시성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이 시인의 주량과 술을 즐긴 나이를 가늠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무의미다. 이 시인이 술을 좋아한 것은 분명하다. 그의 시편에는 '시의 즐거움', '술의 즐거움'이 따라다녔다.

이규보는 2만 수의 시를 남겼다는 평론이다. 하지만 상당수가 유실, 안타깝기 그지없다.

'술은 시가 되어 훨훨 나는데,/ 여기 미인의 넋, 꽃이 있다./ 오늘은 이 둘이 쌍쌍 하니/귀인과 함께 하늘에 오름과 같도다.//'

그가 남긴 시 한 토막이다. 술을 좋아하는 자는 여자를 탐하기 마련이라는데 이규보 시인은 여인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73세의 장수를 누렸지만, 여성 편력의 이야긴 한 줄도 전해지지 않는다.

그에게는 술 한 잔에 시 한 수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이규보 시인은 시대상으로 보면 상당히 선진적 철학을 가졌다. 이규보는 무당에 점치는 것을 비판했다. 무당을 칭하며 '구멍 속에 사는 천년 묵은 쥐'라거나 '숲속에 사는 구미호'라는 증오의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무당을 가까이하는 선비와 정치인들에게는 노골적 적개심도 드러냈다.

무당을 들어 "삶과 죽음, 재앙과 복을 자기들 마음대로 추측하는가 하면 그 능력을 믿고 사람에게 끝없이 먹을 것을(재물) 끌어모으고 의복을 빼앗는다. 만약 내게 서슬이 퍼런 칼이 있다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게 하고 싶으나 법이 있어 그러지 못할 뿐이다."

시대상으로 무당이 판을 치는 세상. 제사를 지내는 것은 조상 숭배요, 효의 도리로 여겼던 시절이다. 이규보 시인은 제사마저도 부정하는 앞선 사고의 태도를 보였으니 가히 선각 선비정신이 아닌가.

당시는 '암탉이 우는 것은 집안이 망하거나 사람이 죽게 될 징조'라고 생각했다. '까마귀가 우는 것은 불길한 징조'라 여겼다. 심지어 '사람이 죽기 전에 시루가 저절로 깨진다'는 얘기도 있었던 시절이다. 이규보 시인은 이 같은 말들을 자신의 집의 일을 예로 들며 일깨워주었다.

"시루가 깨지는 것은 불이 뜨거워서 그럴 수 있다. 물기가 없어서 깨질 수 있다. 우리 집에서 시루가 쩍하고 갈라졌어도 우리 집안에 누구도 죽지 않았다."

이규보는 사람이 죽은 뒤 막대한 재산을 낭비하며 장례와 제사를 지내는 것도 지적했다. 살아생전 부모에 효도하는 것이 제사보다 옳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이규보는 시대의 통치자들은 봉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목적적 신학과 길흉화복을 예언하고 참위설, 풍수지리설 등 미신적 사상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통렬하게 지적했다. 이규보는 천마산 등지에서 은거하며 독서를 즐겼다.

1202년에 남쪽 지방에서 농민 봉기가 일어났다. 이규보는 이때 농민 봉기를 수습하는 관군의 위치에 있었다. 만 1년 3개월을 동안 반란의 평정에 공도 세웠다. 이규보는 농민의 실상을 알게 되고 이를 조정에 알려 농민을 위한 선정을 하게 했다. 하지만 간신배들로 그리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규보는 자연 과학의 수준에서 갖가지 관념적 사상의 오류를 지적했다.

이규보는 '술'과 '문학'과 '정치', 이 셋을 가장 잘 조화 시킨 쾌남 선비였다. 눈은 맑고 구슬처럼 빛이 났다. 살결은 희고 키는 후리후리하여 늠름했다. 뭇 사람 속에서 눈에 띄는 사나이, 군계일학(群鷄一鶴) 같은 사람이었다. 서거정(1420~1488)은 "동방의 시호(詩豪)는 규보 한 사람 뿐"이라 했다. 그를 가리켜 주호(酒豪), 광객(狂客), 오연(傲然)이라는 기질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규보의 시는 대하(大河)같이 흐른다. 그의 시에는 술의 매혹, 술의 시학이 잔잔하게 흐른다. 오 술의 시여!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전국재해구호협회-공무원연금공단, 재해 현장 구호활동 연계 협약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공무원연금공단(이사장 김동극)과 재해 현장 구호활동 연계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서울 마포구 전국재해구호협회 사무처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전국재해구호협회 송필호 회장과 신승근 부회장, 공무원연금공단 김동극 이사장과 강광식 고객만족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두 기관은 재난대응과 자원봉사 활동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재난 시 물적·인적 지원을 포함한 구호 활동에 힘을 모으고, 효과적인 위기 대응을 위한 운영 체계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이동극 공무원연금공단 이사장은 "재해현장에서 여러 기관들의 유기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재난에 대응하는 사회안전망 구축에 오랜 공직 경험과 사명감이 있는 퇴직공무원이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송필호 전국재해구호협회 회장은 "재난이 발생하면 신속한 구호로 후속 피해를 최소화하고 이재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재해 구호 활동에 동참해 주신 공무원연금공단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정치

더보기
박정훈 의원, 서울시교육감 만나 '잠실4동 중학교 신설' 촉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송파갑)은 11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만나 '잠실4동 중학교 신설'을 촉구했다. 잠실4동에 거주하는 학생은 중학교가 없어 인근 학교로 분산배치 됐다. 이에 통학 여건을 개선하고, 과밀학급을 해소하기 위한 주민들의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학교 설립은 지역단위가 아닌 학군 단위로 설립하게 돼 있어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박 의원은 이러한 지역 주민의 염원을 해결하고자 지난 총선 공약으로 활용이 저조한 서울책보고 부지에 소규모 학교인 '잠실중학교 제2캠퍼스(도시형캠퍼스)'를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정 교육감과의 면담도 그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박 의원은 정 교육감에게 "진주·미성·크로바아파트의 재건축로 2030년에는 중학생 1,104명이 증가하게 된다"라며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반드시 잠실4동에 중학교 신설이 필요하다"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 이에 정 교육감은 "진행 중인 용역 결과가 나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박 의원은 '학교 이전·재배치 촉진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는 등 중학교 설립을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학교가 설립되면 통학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