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괴물'

"입술 끝에 도사린 괴물…말의 흉기, 괴물을 키우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한강 변에 나타난 돌연변이 괴물이 사람들을 해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 이면에 자리한 메시지는 물리적 괴물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괴물성’이다. 괴물은 과학의 오만, 권력의 무능, 책임 회피의 집합체로 만들어진다. 영화 속 괴물은 강을 기어 다니며 사람을 삼켰지만, 우리 사회엔 지금, 언어로 사람을 삼키는 '사람괴물'이 넘쳐난다.

언어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언어가 점점 '괴물화'되고 있다. 혐오와 조롱, 비꼼과 편 가르기가 난무하는 SNS 공간, 정치인의 막말, 언론의 선정적 기사, 연예인의 무책임한 발언까지, 공적 언어는 더는 품격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흉기와 같다. 말은 살을 에는 칼처럼 날카롭고, 누군가를 겨눈다.

때로는 개인을 집단 린치하는 데 동원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해 사회를 왜곡시키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괴물은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 영화의 괴물도, 사회의 괴물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방치, 누적된 분노, 외면받은 상처, 그리고 체계적 부조리가 결국 하나의'‘형상'을 만들어낸다. 지금 한국 사회를 보면, 괴물은 다만 강물 속이 아니라 국회 속, 인터넷 댓글 속, 방송 스튜디오 속,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일상 언어 속에 있다. 

언어 괴물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첫째는 무지다. 생각 없이 뱉은 말, 지식 없이 내뱉은 주장, 타인에 대한 이해 없이 던진 표현들이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둘째는 혐오의 습관화다. 특정 계층, 특정 지역, 특정 성별,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한 증오가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셋째는 무책임함이다. 사람들은 말하고 책임지지 않는다. 가짜뉴스를 퍼뜨리고도 "그냥 공유했을 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정치인들은 막말해놓고도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괴물 없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까? 그것은 가능하다. 괴물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사람의 손으로 거둬들일 수 있다.

우리는 언어의 괴물화에 맞서야 한다. 말은 영혼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말이 천박해지면, 생각도, 사회도 천박해진다. 말이 폭력적이면, 사회 전체가 폭력에 물든다. 

괴물이 없는 사회란, 언어가 사람을 살리는 사회다. 칭찬이 습관이 되고, 경청이 문화가 되고, 진실이 언어의 기준이 되는 사회. 말을 통해 다리를 놓고, 연대를 이루고, 이해와 공감이 흐르는 사회. 괴물이 없는 사회란, 사람됨의 품격을 지키는 사회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서 "진짜 괴물은 괴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괴물은 누구인가? 그것은 타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는 괴물성'이다. 혐오를 용납하고, 조롱을 즐기며, 거짓을 내버려 두는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이제는 돌아봐야 한다. 우리 안의 괴물을. 우리 입술 끝에 맴도는 또 다른 괴물들을.

더는 말로 서로를 상처 입히지 않고, 더는 언어로 타인을 추락시키지 않는 세상. 그리운 그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괴물이 없는 사회, 말이 사람을 살리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사람다운 세상'일 것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 개최…"경술국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고 의병정신 전통으로 이어 가자"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광복회(회장 이종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중근 대한노인회 겸 부영그룹 회장, 김관진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유족과 독립운동 유관단체 및 광복회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광복80주년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가보훈부와 서울특별시, 행복도시락이 후원한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영상시청,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를 비롯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축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 축사에 이어, 국가부훈부 장관의 민긍호의병장기념사업회와 운강이강년의병대장기념사업회에 대한 기념패 수여, 광복회장의 춘천의병마을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김상기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백성의 투쟁, 정미의병’ 주제 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경술국치의 날로 1910년 8월 29일 우리가 주권을 빼앗겼다"며 "이런 쓰라린 역사를 우리가 다 기억하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의병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해산 당하던 날, 정미 의병이 일어났고, 그 의병들이 독립군이 되

정치

더보기
남인순 의원,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필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울 송파구병)은 2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2000년대 이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graphy(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의료영상의 질 관리와 사후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2003년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어 장비 품질검사를 통해 저화질 영상 장비 사용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장비 성능이나 사용 연수를 반영하지 않는 단일 구조다. 이 때문에 장비 노후화로 인한 진단 정확도 저하와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 문제에도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의료기관이 신형·고사양 장비를 도입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후 특수의료장비 실태 점검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수가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는 남인순 의원의 개회사와 정성은 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