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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동궐의 새들도 정쟁을 일삼는다"

동궐 텃새는 알에서 깨어나 죽을 때까지 동궐 지역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비원에 갈 때면 가슴이 저미곤 한다. 건청궁(乾淸宮 명성황후 시해 장소)앞에 서면 비가와도 빗소리가 들리지 않는 바닷가 모래밭을 걷는 것과 같다. 모래에 스미듯 내리는 족족 가슴을 저미는 데는 무슨 소리가 들리겠는가.

건청궁 앞에서는 새들도 노래하지 않는 것이 경건도(敬虔道)다. 조류탐사를 수년 동안 하고 있는 조류학자들도 동궐의 우리 새들 행동에 숙연하다.

비원은 임금과 같이 산책을 한 나무들도 있다. 고종이 즐겨 먹은 고종시 감나무도 그중 하나다. 나무들은 역사의 숨결을 나이테에 일기 쓰며 동궐을 지킨다.

동궐(창경궁, 창덕궁, 종묘) 내에는 또 다른 주인들이 조선왕조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그들은 까치와 원앙새를 비롯한 붙박이 텃새, 17종이다. 동궐 텃새는 알에서 깨어나 죽을 때까지 동궐 지역을 '절대'로 벗어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왕들의 새다.

왕족이라는 프라이드를 가지고 품위를 지킨다. 동궐의 새들 중에는 떠돌이 텃새 15종이 살고 있다. 떠돌이 텃새는 궁궐을 벗어났다 다시 돌아오곤 한다. 이른바 이당 저당 돌아다니는 정치인을 두고 철새라 폄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물론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여름새 35종, 겨울새 22종, 나그네 새 22종, 길 잃은 새 1종도 계절 따라 동궐신세를 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530여종이 새들이 있다. 서울 도심에 머무는 새들은 120여종이 된다. 대학을 좋아하는 학구파 새들도 있다. 이화여자대학에서는 100여종의 새들이 창문 넘어 강의를 듣고 있다. 새들 중, 동궐을 지키는 17종의 텃새는 역사 인식을 가진다.

그중에 동궐의 지킴이 까치는 매우 정치적이다. 창덕궁 춘당지 휴게소무리, 창덕궁 관람지 무리, 창덕궁 낙선재 무리, 창덕궁 신선원전 무리 등 4개의 무리로(당파黨派) 나누어지는 지역이다. 창경궁 춘당지 무리들은 사람과 친숙해 먹이를 주면 가까이 온다.

중간 지점에 먹이를 주면 까치들 간에 큰 싸움이 벌어진다. 이것은 영락없이 여의도 정치인들이 진영논리를 가지고 피 튀기는 정쟁(政爭)을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까치들은 번식기인 봄부터가 아니라 그 전인 늦겨울부터 정쟁을 일삼는다.

당파싸움은 구중궁궐 사람만이 하는 것이 아니었다. 궁중사람을 지켜본 까치들은 정치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며 살아간다. 조류 학자들 간에 까치가 영리하다는 것은 낯설지 않다. 그러기에 동궐의 까치는 여당과 야당으로 나누어져 정치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일까.

까치들의 영역 다툼은 비단 같은 까치만의 일이 아니다. 맹금류를 몰아내는 용감성도 있다. 철새들이 감이나 나무열매를 같이 먹으려 해도 공격하지 않는 너그러움도 보인다. 그러나 번식기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

2007년 1월엔 무서운 사화(史禍)가 일어났다. 창덕궁 관덕정에서 먹이를 발견한 까치는 다른 까치를 한 시간여 동안 격하게 몰아낸 다음에야 먹이를 가져갔다. 창경궁에서는 마치 한, 일간에 응어리진 외교 싸움을 하는 것과 같다. 까치들은 맹금류가 나타나면 경계음을 내고 무리들이 모여 든다. 순식간에 수십 마리의 까치들이 동맹을 하여 맹금류를 물리친다. 참새나 멧비둘기 같은 텃새들도 이런 까치의 경계음을 듣고 맹금류를 피해 숨는다.

영리한 까치는 창덕궁 춘당지(春塘池)에 살고 있는 낯익은 왜가리와는 다투지 않는다. 마치 미국을 대하는 한국과 같다. 낮선 왜가리가 나타나자 떼를 지어 낮선 왜가리를 몰아냈다. 정신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일본을 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05년에는 동궐에 둥지를 틀려다 까치에 쫓겨나는 큰부리까마귀를, 같은 해 5월에는 창덕궁 관람지에서 까치에게 공격받은 호랑지빠귀를 몰아낸 사록(史錄)도 있다. 동궐에 수년 동안 탐사를 하는 사진작가들에게는 까치들의 친숙한 행동으로 인해 철새들도 경계를 덜하여 새들의 관찰에 도움을 받기도 한다.

마치 한국과 미국의 관계, 중국과의 좋았다 나빴다 하는 외교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까치들의 기막힌 삶이다.

한국인들은 '나'보다는 '우리'를 강조한 민족이라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단일 민족으로 5천동안 형성된 민족 특유의 정체성이다. 동궐로 일컫는 창경궁, 창덕궁, 종묘에 사는 까치들 까지 '나'보다는 '우리'라는 끼리끼리 문화를 가지고 살아간다니.

지긋지긋한 정쟁을 동궐의 까치들 까지 한다는 사실이 섬 듯하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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