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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변검' 창시자로 우뚝 선 연극배우 김동영

"내 삶의 목표는 한국 변검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세계에 알리는 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중국 영화나 TV 쇼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얼굴 표정이 수시로 바뀌는 장면을 본적이 있는가? 중국의 가공할 다양한 문화는 그 이해에 앞서 낯선 외국인에게는 주눅이 들기 십상이다.

오천명 감독이 만든 영화 '변검(The King of Mask, 1995)'은 그러한 중국의 문화 중 '변검'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실지 공연 이상의 많은 감동을 준 영화로 기억 된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이 연출하고 앤소니퀸이 주연한 이태리 영화 '길(La Strada, 1954)'을 보는 듯한 이 영화에서 그 내용도 내용이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변검 기술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바로 '변검(變瞼)'이라는 기예(技藝)로 중국 연극 기법의 하나인 변검술은 무척 어려워서 오랜 연습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 변검 분야의 전수자가 많지 않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모 카페에서 국내 최초의 한국변검 배우인 연극배우 김동영(金東永·57)을 만나 '변검'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김동영은 중국 가면을 '한국 탈'로 변화시킨 극예술 공연을 하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변검 전문 배우다. 그가 쓰는 가면은 한국의 전통 탈이다. 안동하회탈, 봉산탈, 강릉관노가면, 전통도깨비문양, 그리고 양주별산대놀이, 고성오광대, 통영오광대 등에 쓰이는 탈이다.

마당놀이 전문인 '극단 미추' 출신인 김동영은 지난 2004년 서울연극제에서 남자배우 연기상을 수상한 실력파 배우이기도 하다.

그러나 김동영은 어려운 형편 탓에 중학교 시절부터 여러 곳에서 일을 해야 했고, 중국음식점에 취업하면서 중국어를 배우게 됐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도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 일과 학업의 병행이 가능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하게 되었고, 대학생활을 하며 학우들과 중국어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이를 계기로 연극배우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2008년에는 직접 중국으로 건너가 변검술을 배우기도 했는데, 중국 예술가로부터 사사한 변검술에 연극배우로서 활동해온 김동영만의 노하우를 더해 한국적 정서에 알맞은 변검을 표현하여 많은 관객의 찬사와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유창한 중국어 실력과 뛰어난 연기 덕분에 중국 정통 변검을 전수 받아 현재는 몇 안 되는 한국 변검 전문가이자 한국변검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기도 한다.

김동영은 "20여 년간 미추 배우로 활동하며 전통 탈춤과 소리, 가락 등을 체화(體化)한 것이 한국 변검을 직접 제작해 공연을 한 계기"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축하하는 기념 공연인 '2018 원주윈터댄싱카니발 프린지페스벌'에 초청받아 전통 탈과 한복으로 갈아입은 한국식 변검의 신명과 흥을 세계인에게 알렸다.

또한 지난 5월에 선보인 러시아 원작 연극 '플라토노프'에서 변검을 접목하여 화려한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양주세계민속극축제, 안동하회국제탈춤축제, 미국 LA 한국문화원 행사 등 국내 외에서 수백 회 공연을 해 온 김동영은 현재 사단법인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 및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으며, 경기도민신문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변검은 흡사 서양 마술사들이 마술을 펼치는 것처럼 작은 동작과 짧은 시간에 얼굴의 가면을 바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누구나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는데, 변검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기예(技藝)를 말하는 것일까?

김동영은 변검에 대해 "중국 각 지방에는 원대(元代)에서부터 내려오는 전통 오페라가 있다"며 "베이징(北京) 지방의 오페라를 경극(京劇)이라고 한다면 상하이(上海)에는 호극(滬劇)이 있으며, 쓰촨(四川)에는 천극(川劇)이 중국인의 사랑을 받으며 맥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극의 일부로서 지금도 쓰촨 사람들뿐 아니라 전 대륙의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바로 '변검'"이라며 "변검은 '천극지화(川劇之花·쓰촨 오페라의 꽃)'라고도 불리며 파촉(巴蜀) 공연예술 뿐 아니라 파촉 문화의 명물로서 그 역할을 다 하고 있으며, 이것은 천극을 공연할 때 배우가 얼굴에 있는 '검보(臉譜)'를 극의 분위기에 따라 바꾸는 연출기법을 말한다"고 말했다.

김동영은 또 "변검이란 천극을 공연할 때 배우가 얼굴에 쓴 중국식 탈 '검보'를 극의 분위기에 따라 순간적으로 바꾸는 연출 기법을 말한다"며 "한마디로 눈 깜박할 사이에 얼굴에 쓴 마스크의 색깔과 모양이 뒤바뀌게 되는데, 마스크의 종류는 대체로 2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변검은 천극에서만 독특하게 발달한 연기기술로서 등장인물의 감정 변화와 독특한 개성을 얼굴에 표현하는 얼굴 분장인데, 김동영은 "이 공연 기법은 고도의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며 "변검이라는 배우의 서스펜스를 통해 관중을 극 속으로 몰입시키며 오락성과 재미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변검 공연장 맨 앞에 앉아 아무리 눈을 뜨고 지켜보아도 변검 배우는 순간적으로 얼굴의 마스크를 새로운 것으로 갈아 뀌운다. 변검 배우들의 손놀림이 하도 빠르다 보니 한때 서울을 방문해서 공연을 한 변검 배우의 동작을 TV카메라가 슬로비디오로 찍어 돌려 보았지만 도대체 어떻게 해서 얼굴을 바꾸는 것인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변검에는 크게 '말검(抹臉)', '취검(吹臉)', '차검(扯臉)'의 세 가지가 있는데, 김동영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 보았다.

김동영은 "중국 3대 연희 중 하나로 불리는 전통적인 변검에는 크게 말검·취검·차검 세 가지가 있는데, 말검은 배우가 분장용 물감을 얼굴의 일정 부분에 여러 겹 덧칠하고 손으로 비벼 얼굴을 다른 색으로 변하게 하는 연기예술이며, 취검은 갖가지 색의 화장분을 배우가 사용하는 용기나 술잔과 같은 그릇에 담아 무대의 특정 위치에 비치해 두고 변검을 할 때마다 눈을 감고 숨을 멈추고 입으로 한 번 힘껏 불어 얼굴색을 변하게 하는 연기예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검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차검은 난이도가 높은 동작 중 하나인데, 배우가 비단에 그린 가면을 한 장씩 벗겨 얼굴이 들어나도록 하는 연기예술로 가면에 실을 사용해 당기는 방법"이라며 "이 동작은 실을 가면에 잘 연결해야 하고, 적당한 양의 접착제를 붙여서 가면이 한 장씩 잘 떨어지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실의 존재가 티 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가장 높다"고 말했다.

김동영은 그러면서 "이때 배우는 검보를 바꾸는 동작이 관중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변검의 유형으로는 얼굴 전면을 바꾸는 '변정검(變整臉)'과 부분적으로 바꾸는 '변국부(變局部)'가 있으며, 변검에 쓰이는 검보 재료로는 나무, 종이, 천, 비단, 고무, 비닐 등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영은 이어 "변검 중 마지막 기술인 '운기변검'이 있는데, 이 기공을 통해 얼굴색을 홍색, 백색, 청색으로 바꾸는 기술"이라며 "비밀스레 전해지고 있기 때문에 배울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없으며, 현재는 운기변검을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동영은 변검의 기원에 대해서도 "변검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지만, 야생 동물들에게서 생존하기 위해 단장하던 것에서 유래됐다고 하는 설이 가장 널리 퍼져있다"며 "고대 인류가 흉폭한 맹수로 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얼굴에 맹수가 놀랄 만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장하기 시작한 것으로부터 기원을 찾고 있는데, 맹수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변장하던 습관을 무대에서 춤으로 표현하기 시작하면서 점점 절묘한 변신 기술로 발전 변화하여 지금의 변검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김동영은 끝으로 "내 삶의 목표는 한국 변검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세계에 알리는 일"이라며 "독특한 매력이 있고 흥도 있는 기예로, 중국의 기예가 아닌 한국 기예로 뿌리내릴 수 있게 후학을 양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꿈"라고 포부를 밝혔다.

■ 김동영 약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중어문학과 학사 졸업.
△ 세종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대학원 공연예술학과(연기전공) 석사 졸업.
△ 경극변검 주홍무 선생에게 사사.
△ 한국변검연구소 대표.
△ 한국변검, 한국 인형변검 창시자.
△ 2014 글로벌문화콘텐츠 추계학술대회(1인 공연예술로서'한국변검'의 창작적 특징과 가치 탐색).
△ 2004년 서울연극제 남자연기상 수상.
△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원 출강.
△ (現) 서울예술실용전문학교 출강.

△ 드라마
MBC : 새야새야 파랑새야, 임꺽정, 벌순검, 짝패, 뿌리깊은 나무, 하이킥, 천번의 입맛춤, 더킹(중국인 역할), 백년의 유산, 구가의서, 오로라공주, 내딸 금사월.
KBS : 전설의 고향.
SBS : 파도, 시티헌터, 무사 백동수, 49일, 옥탑방 왕세자, 가족의 탄생, 장옥정, 사랑만 할래(중국인역할).
TVN : 인현황후의 남자, 유리가면, 감자 별, 식샤를 합시다 2, 울지 않는 새(중국인 역할), 응답하라 1988(중국인 역할)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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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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