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기업인 유진기업이 산업용재와 건자재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대형마트 진입을 시도하면서 관련 중소상인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도 먹고 살기 힘든데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소상공인들이 어렵게 일군 지역 상권을 뺏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 등에서다.
이와 관련 한국산업용재협회는 13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유진기업에 대해서는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죽이는 일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정부에 대해서는 소상공인 보호 육성 정책에 따라 산업용재 소상공인 권익 보호에 힘써 달라고 호소했다.
유진기업의 소매업 진출 철회 강력히 촉구
한국산업용재협회가 주최하고 법정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후원해 열린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산업 발전의 초석이 되어 함께해 온 산업용재협회는 지금까지 유진기업 공사현장과 국회, 청와대, 정부 앞에서 '유진기업의 소매업 진출 저지를 위한 피켓시위' 등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이어 "이와 함께 정부 권유에 따라 6차례에 걸쳐 상생협약 관련 회의도 착실하게 진행했다"면서 "그러나 더는 유진기업과 상생 협약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그러면서 "왜냐하면, 유진기업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판매 품목이 다르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한편 이에 관한 언론플레이를 지속해왔다"며 "특히 우리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내용으로 사실상 상생협약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유진기업은 지난번 상생회의 때 산업용재 용품 100만 가지 중 2만여 가지만 취급하기에 우리에게 2%의 피해만 준다고 주장했다"면서 "이에 우리가 '그러면 유진기업이 판매하겠다는 2% 제품을 우리가 판매할 테니 유진기업은 우리보다 더 큰 나머지 98%를 판매하라'고 하자 '그러면 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계속해서 "이는 그들이 2%만 판매하겠다고 주장하는 품목이 전체 산업용재의 알짜배기 제품임을 방증하는 대목이자, 유진기업이 주장하는 2%의 제품군이 우리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매우 치명적인 수치임을 자인한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또한, 유진기업은 지난번 상생회의 때 올해 20개 직영매장과 5년 이내 80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오픈한다고 해놓고 현재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언론을 통해 말을 바꾸는 등 교묘하게 정부와 국회 여야 의원과 우리 국민을 기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유진기업을 불신하면서 상생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산업용재 소상공인과 유진기업이 같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같은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이라면서 "이와 함께 유진기업은 매장을 오픈한 후 어떻게든 품목을 서서히 늘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또한, 유진은 35~42%의 마진을 책정해서 판매한다고 했는데 고객 유치를 위해서 안정이 될 때까지 파격적인 가격 할인에 특판 등 많은 마케팅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상품 매입도 공구상에서 구매한다고 했지만, 매장 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자사 수입 상품을 중국 등으로부터 개발해서 판매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직원도 금천구 지역에서 구인한다고 했지만, 결국 신입보다는 기존 경력자를 공구상에서 빼가는 행위를 할 것이 자명하다는 목소리도 들려온다"면서 "유진기업은 이미 우리 시장에서 많은 사람을 빼돌려서 근무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이 같이 현실을 설명한 후 "현 정부의 소상공인 보호 정책을 통해 '다이소' 등은 문구류에 관한 상생 방안을 내어놓았다"면서 "유진기업 역시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 제품 취급을 즉시 중단하고 우리 정부의 공정한 심의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용재협회는 이어 "또한, 유진기업은 현실을 왜곡하는 언론보도를 중단하는 한편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대기업에 걸맞은 사업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한다"면서 "유진기업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죽이는 일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정부는 소상공인 보호 육성 정책에 따라 산업용재 소상공인 권익 보호에 힘써 달라"면서 "오랫동안 우리가 일궈 온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에 대기업이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을'의 편에 서서 을들의 억울하고 절박한 현실을 해결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날 1인 시위에 동참한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대중소 상생에 관련된 부분에도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지역상권을 일구기 위해서 많은 분들이 피땀을 흘려서 시장을 일구어 왔던 것을 자본력에 의해서 한 순간에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침탈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부분은 상도의에도 어긋나고 소상공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부분들을 한꺼번에 궤멸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에 이거는 산업용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중소상공인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이 때문에 소상공인연합회에서 다른 업종도 동참하고 해서 우리의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해 강력하게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같이 말한 후 "법으로 안 된다면 저희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국회와 정부에 호소하는 것은 물론 지속적인 투쟁을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유진기업 "중소벤처기업부 조정 중 절차 끝나야…"
유진기업 홍보실은 한국산업용재협회와 소상공인연합회의 이 같은 주장에 전반적으로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진기업 홍보실은 13일 취재에서 매장 오픈 후 산업용재 전체 매출의 2%밖에 차지하지 않는 산업용재 부품을 판매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산업용재마트' 등 협회에서는 산업용재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고 저희는 일부 품목이 있지만 '주택 DIY 용품 매장'"이라면서 "산업용재 마트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시흥유통상가가 취급하는 상품 수가 60~100만 개 정도 되는데 그 당시에 저희가 판매하려고 했던 상품은 2% 수준으로 언론에 밝힌 바와 같다"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은 계속해서 "2%를 판매하겠다는 게 아니라 중기벤처부가 중간에서 사업조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이 품목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과정에 '2%를 팔겠다' '3%를 팔겠다' 이렇게 확정지어서 말할 수 없는 단계다. 사업조정이 끝난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조정이나 중재가 끝나고 난 후 어떤 중재안이나 산업용재협회와 저희 유진기업과 중재안이 나와야 정확히 몇 %를 파는지 숫자가 나올 것"이라면서 "조정 중이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를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유진기업은 계속해서 "2월 시위 당시 입장을 내놓은 자료가 있다. 그 자료에 2%라고 설명해 드렸던 부분"이라면서 "사업조정이 여러 차례 걸쳐 진행되고 있고 산업용재협회나 시흥공구유통상가 측과도 조율 중에 있다. 지금 정확한 계획을 말하기는 어렵다. 조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매장이 3월 말 오픈 예정이냐는 질문에는 "지금 조정 중에 있기 때문에 매장이 언제 오픈할지 그다음에 매장에서 판매할 상품이나 가짓수가 비율 등이 어떻게 될지 저희도 모른다. 조정 절차가 끝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장을 확장하는 문제에 관해서는 "매장 확대에 대한 부분은 저희도 섣불리 말씀드릴 수 없는 부분이다. 저희가 준비 중인 금천점 1호점 오픈도 정확히 안 된 상태에서 매장 확대를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시장 상황을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진기업은 끝으로 "조정 중에 있고 결과가 나와야만 한다"면서 "조정 중인 상태에서 조금 말씀드리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라고 거듭해서 말했다.
한편 이날 국회 앞 기자회견과 청와대와 유진기업 앞 1인 시위 에는 한국산업용재협회, 소상공인연합회, 대기업 산업용재, 건자재 소매업 진출저지 비상대책위원회, 한국베어링판매협회, 안전보호구협회, 전국중소유통상인협회, 한국전동툴사업협동조합,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시흥유통진흥사업협동조합 등이 함께 했다.
■ 다음은 한국산업용재협회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소비자 여러분
우리는 전국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을 취급하는 소상공인입니다.
유진기업의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 소매업 진출 계획에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유진기업의 소매업 진출 철회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한국산업 발전의 초석이 되어 함께해 온 산업용재협회는 지금까지 유진기업공사현장과 국회, 청와대, 정부 앞에서 유진기업의 소매업 진출 저지를 위한 피켓시위를 해왔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 권유에 따라 6차례에 걸쳐 상생협약 관련 회의도 착실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더는 상생 협약을 진행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유진기업이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와 판매 품목이 다르다는 주장으로 현실을 왜곡했으며 이에 관한 언론플레이 및 우리의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내용으로 사실상 상생협약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우리의 정확한 현실과 유진기업의 파렴치한 실태를 알려드린다는 취지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유진기업은 산업용재 용품 100만 가지 중 2만여 가지만 취급하기에 우리에게 2%의 피해만 준다고 언론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2%는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 매출의 90% 이상 차지해 우리에게 치명타가 됩니다.
지난번 상생협약 때 "유진기업이 주장하는 2% 제품을 우리(소상공인)에게 양보하고 더 큰 나머지 98%를 판매하라”고 하자 “그러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라며 뻔뻔한 민낯을 드러내었습니다.
이는 그들이 주장하는 2%가 전체 산업용재의 알짜배기 품목임을 방증하는 대목입니다.
또한, 그들은 올해 20개 직영매장과 5년 이내 80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오픈한다고 해놓고 현재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말을 바꾸는 등 교묘한 언론 플레이로 정부와 국회 여야 의원 및 우리 국민을 기망하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소비자 여러분
우리가 유진기업과 상생할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산업용재 소상공인과 유진기업이 같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같은 물건을 판매하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오픈 후에는 품목을 서서히 늘려 나갈 것입니다.
유진은 35-42%의 마진을 책정해서 판매한다고 했는데 고객유치를 위해서 안정이 될 때까지 파격적인 가격할인에 특판 등 많은 마케팅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봅니다.
상품매입도 공구상에서 구입한다고 했지만 매장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자사 수입상품을 중국 등으로부터 개발해서 판매할 것입니다.
직원도 금천구지역에서 구인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신입보다는 기존 경력자를 공구상에서 빼가는 짓을 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미 우리시장에서 많은 사람을 빼돌려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의 소상공인 보호 정책을 통해 ‘다이소’는 문구류 관련 상생방안을 내어놓았습니다.
유진기업 역시 산업용재, 건자재, 철물 제품 취급을 즉각 중단하고 정부의 공정한 심의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유진기업은 현실을 왜곡하는 언론보도를 중단하고 자신들의 강점을 살려 대기업에 걸맞은 사업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다시 한번 유진기업에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을 죽이는 일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와 더불어 우리 정부에 호소합니다.
정부는 소상공인 보호 육성 정책에 따라 산업용재 소상공인 권익 보호에 힘써주십시오.
오랫동안 우리가 일궈 온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에 대기업이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을’의 편에 서서 을들의 억울하고 절박한 현실을 해결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호소합니다.
고맙습니다.
2018년 3월 13일
사단법인 한국산업용재협회
대기업 산업용재, 건자재 소매업 진출저지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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