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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김광석 '서른 즈음' 세포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나문희 배우가 유 퀴즈에 출연,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1964~1996)의 '서른 즈음에'를 불렀습니다. 공동 출연자인 김영옥 배우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에 감정을 흘렸습니다. 찡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기원전 322)가 말하는 '비극론' 장면이었습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은 얼핏 보기에는 무관해 보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詩學)에서 비극의 핵심 요소로 카타르시스(비참한 운명을 보고 간접 경험)를 강조합니다.

이는 관객이 연민과 공포를 경험함으로 감정 정화를 이루는 과정을 연결한다는 이론입니다. '서른 즈음에' 노래는 이와 유사한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노래는 청자(듣는 이)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과 청춘의 상실을 세포들에 전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꺼내 보입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랫말 전문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란 비극, 보편적인 인간 조건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각적인 철학자입니다. '서른 즈음에'는 나이 듦과 시간의 흐름이라는 모든 인간이 겪는 주제가 고봉(高捧)으로 담겼습니다. 노래는 특정 세대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너와 나라는 공동체에 공감을 얻습니다.

비극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 플롯(plot)의 구조는 '서른 즈음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플롯은 이야기나 우화에서 볼 수 있는 서술구조보다 매우 수준 높은 서술구조를 띠게 됩니다. 노래는 시간의 흐름에서 오는 변화를 그리며, 청춘의 상실이라는 '발견'을 그립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이 ‘극단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중간적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의 화자 역시 영웅도 악인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사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서른 즈음에'의 노랫말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시적 여러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비극이 가진 보편적 감동의 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성의 요체는 주관적으로 하마르티아(hamartia, 불가피한 잘못)입니다. '서른 즈음에'에서 화자는 청춘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즉 일종의 하마르티아를 말하려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연민(eleos)과 공포(phobos)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서도 청춘의 상실에 대한 연민과 미래에 대한 하마르티아를 내포합니다.

이러한 공통점들을 통해, ‘서른 즈음에’가 현실적이고 보편의 노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비극의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과 신학을 같은 선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는 철학 앞에 걸어간다고 정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음유시인 김광석의 노래를 비교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는 예민한 성감대를 이룹니다. 비극이란 표현할 힘을 개인의 창조물 속에서 이해하게 합니다. 예술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청자의 논리를 뛰어넘는 어떤 것을 그 작품 안에서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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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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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의원, "경기남부광역철도, 수지구민들과 조기 확정 반드시 이룰 것"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시병)은 6일 수지연대가 주관한 '경기남부광역철도 조기확정 촉구 걷기대회'에 참여해 "지난 총선 때 수지구민들께 약속드렸던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이미 타당성과 경제성이 충분히 객관적으로 검증된 만큼 조기 확정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 수단을 다 동원해 반드시 착공되게끔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6일 부 의원은 수지연대 회원 등 200여명과 함께 신봉동·성복동 일대 3.1km를 걸으며 주민들과 수지구 교통복지, 용인-서울고속도로(용서고속도로) 정체 해소 방안을 비롯해 지역 교통 현안 전반에 대한 주민 의견을 꼼꼼히 들었다. 걷기대회에 참여한 한 수지 주민은 "출퇴근길마다 꽉 막히는 도로를 지날 때마다 '언제쯤 전철을 탈 수 있을까' 하는 마음뿐"이라며 "경기남부광역철도가 설치되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꼭 착공까지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부 의원은 "주민의 말씀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절박한 호소로 들린다"라며 "주민들의 간절함을 국토교통부와 전하고 끊임없이 설득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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