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1 (일)

  • 맑음동두천 1.2℃
  • 맑음강릉 5.2℃
  • 맑음서울 0.9℃
  • 맑음대전 2.9℃
  • 맑음대구 3.9℃
  • 맑음울산 4.3℃
  • 맑음광주 5.1℃
  • 맑음부산 6.7℃
  • 맑음고창 4.0℃
  • 구름많음제주 6.9℃
  • 맑음강화 0.2℃
  • 맑음보은 2.2℃
  • 맑음금산 2.5℃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6℃
  • 맑음거제 5.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김광석 '서른 즈음' 세포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나문희 배우가 유 퀴즈에 출연,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1964~1996)의 '서른 즈음에'를 불렀습니다. 공동 출연자인 김영옥 배우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에 감정을 흘렸습니다. 찡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기원전 322)가 말하는 '비극론' 장면이었습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은 얼핏 보기에는 무관해 보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詩學)에서 비극의 핵심 요소로 카타르시스(비참한 운명을 보고 간접 경험)를 강조합니다.

이는 관객이 연민과 공포를 경험함으로 감정 정화를 이루는 과정을 연결한다는 이론입니다. '서른 즈음에' 노래는 이와 유사한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노래는 청자(듣는 이)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과 청춘의 상실을 세포들에 전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꺼내 보입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랫말 전문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란 비극, 보편적인 인간 조건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각적인 철학자입니다. '서른 즈음에'는 나이 듦과 시간의 흐름이라는 모든 인간이 겪는 주제가 고봉(高捧)으로 담겼습니다. 노래는 특정 세대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너와 나라는 공동체에 공감을 얻습니다.

비극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 플롯(plot)의 구조는 '서른 즈음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플롯은 이야기나 우화에서 볼 수 있는 서술구조보다 매우 수준 높은 서술구조를 띠게 됩니다. 노래는 시간의 흐름에서 오는 변화를 그리며, 청춘의 상실이라는 '발견'을 그립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이 ‘극단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중간적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의 화자 역시 영웅도 악인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사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서른 즈음에'의 노랫말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시적 여러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비극이 가진 보편적 감동의 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성의 요체는 주관적으로 하마르티아(hamartia, 불가피한 잘못)입니다. '서른 즈음에'에서 화자는 청춘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즉 일종의 하마르티아를 말하려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연민(eleos)과 공포(phobos)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서도 청춘의 상실에 대한 연민과 미래에 대한 하마르티아를 내포합니다.

이러한 공통점들을 통해, ‘서른 즈음에’가 현실적이고 보편의 노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비극의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과 신학을 같은 선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는 철학 앞에 걸어간다고 정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음유시인 김광석의 노래를 비교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는 예민한 성감대를 이룹니다. 비극이란 표현할 힘을 개인의 창조물 속에서 이해하게 합니다. 예술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청자의 논리를 뛰어넘는 어떤 것을 그 작품 안에서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대전문인총연합회 제6대 회장에 노수승 시인 취임
(대전=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전문인총연합회(이하 대전문총)가 제39차 정기총회를 통해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대전문총은 29일 대전 시내 한식당 '바다로'에서 회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총회 및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신임 회장 인준을 비롯한 주요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전년도 주요 업무 보고와 정관 개정, 2026년도 사업 계획 발표도 함께 진행됐다. 대전문총은 1990년 창립 이래 회장 선출을 둘러싼 갈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독특한 선출 방식을 유지해오고 있다. 문단 원로와 고문들로 구성된 회장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를 엄선해 추대하고, 이를 총회에서 회원들이 인준하는 이른바 '교황 선출 방식'이다. 이날 최송석 고문의 회장 인준 경과보고에 따라 참석 회원들은 만장일치로 노수승 시인을 제6대 회장으로 인준하며, 대전문총 특유의 화합 전통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지난 6년간 대전문총을 이끌어온 제5대 김명순 회장은 퇴임사를 통해 "열정을 바쳤던 회장직을 내려놓고 다시 평범한 문학인의 자리로 돌아가 순수한 창작의 열정을 되살리고자 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특히 그는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이 소외되는 AI 시대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송운학 민청학련동지회 이사 겸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 고(故) 이해찬 전 총리 추모 글 남겨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송운학 민청학련동지회 이사 겸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이 공무 수행 중 별세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추모하며, 그의 민주화운동과 정치적 여정을 기렸다. 특히 대학 시절부터 이어진 동지적 관계와 옥고의 기억은 이해찬 전 총리의 삶을 관통한 민주화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언급됐다. 송운학 이사는 최근 발표한 추모 글에서 "이해찬 동지는 민주주의를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명한 인물”이라며 “이제는 모든 짐을 내려놓고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해찬 전 총리는 지난 1월 25일 베트남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으로 공무 출장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별세했다. 그는 7선 국회의원,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을 지내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를 거쳐 이재명 후보에 이르기까지 민주진영의 주요 정치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그의 정치적 이력 이전에 민주화운동가로서의 삶은 대학 시절부터 시작됐다. 이해찬 전 총리는 서울대 재학 중이던 1973년,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학내 시위에 적극 참여했으며, 이듬해인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구속돼 군사재판에 회부됐다. 당시 비

정치

더보기
'통일교 1억' 권성동 징역 2년…법원이 규정한 것은 '부패'가 아니라 '정치의 거래'였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같은 재판부가 김건희 여사에게 선고한 징역 1년 8개월보다 두 달 더 무거운 형량이다. 법원이 이번 사건을 단순한 금품 수수가 아닌 정치권력과 종교권력의 결탁으로 본 결과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권 의원이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교단 현안에 대한 청탁과 함께 현금 1억 원을 받은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국회의원은 헌법상 청렴의무에 따라 국가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며 "이번 범행은 국민의 기대와 헌법적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고 못 박았다. 특히 재판부는 '실제 대가성'을 분명히 했다. 권 의원이 금품 수수 이후 윤 전 본부장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면담시키고, 통일교 행사에 직접 참석했으며, 나아가 통일교 수뇌부의 해외 원정도박 관련 수사 정보를 전달한 점까지 지적했다. 이는 단순한 친분 차원의 편의 제공이 아니라, 정치적 영향력 행사의 실행으로 판단된 대목이다. 권 의원 측은 특검 수사의 적법성과 공소장 일본주의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