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7 (수)

  • 맑음동두천 1.0℃
  • 맑음강릉 6.1℃
  • 맑음서울 0.8℃
  • 맑음대전 5.0℃
  • 맑음대구 5.1℃
  • 맑음울산 7.7℃
  • 구름조금광주 4.2℃
  • 맑음부산 8.0℃
  • 구름많음고창 5.9℃
  • 연무제주 9.5℃
  • 맑음강화 0.0℃
  • 구름많음보은 3.4℃
  • 흐림금산 2.6℃
  • 구름조금강진군 7.4℃
  • 맑음경주시 7.4℃
  • 맑음거제 7.2℃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김광석 '서른 즈음' 세포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나문희 배우가 유 퀴즈에 출연, '영원한 가객' 故 김광석(1964~1996)의 '서른 즈음에'를 불렀습니다. 공동 출연자인 김영옥 배우는 노래를 들으며 눈물에 감정을 흘렸습니다. 찡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기원전 384~기원전 322)가 말하는 '비극론' 장면이었습니다.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비극론'은 얼핏 보기에는 무관해 보입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詩學)에서 비극의 핵심 요소로 카타르시스(비참한 운명을 보고 간접 경험)를 강조합니다.

이는 관객이 연민과 공포를 경험함으로 감정 정화를 이루는 과정을 연결한다는 이론입니다. '서른 즈음에' 노래는 이와 유사한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노래는 청자(듣는 이)로 하여금 시간의 흐름과 청춘의 상실을 세포들에 전합니다. 동시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꺼내 보입니다.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내뿜은 담배 연기처럼/작기만 한 내 기억 속에/무얼 채워 살고 있는지/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사랑인 줄 알았는데/ 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 가는 내 가슴속엔/ 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떠나간 내 사랑은 어디에/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조금씩 잊혀져 간다/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또 하루 멀어져 간다/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

-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 노랫말 전문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란 비극, 보편적인 인간 조건을 다뤄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각적인 철학자입니다. '서른 즈음에'는 나이 듦과 시간의 흐름이라는 모든 인간이 겪는 주제가 고봉(高捧)으로 담겼습니다. 노래는 특정 세대나 시대에 국한되지 않고, 너와 나라는 공동체에 공감을 얻습니다.

비극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 플롯(plot)의 구조는 '서른 즈음에'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플롯은 이야기나 우화에서 볼 수 있는 서술구조보다 매우 수준 높은 서술구조를 띠게 됩니다. 노래는 시간의 흐름에서 오는 변화를 그리며, 청춘의 상실이라는 '발견'을 그립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의 주인공이 ‘극단적으로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중간적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의 화자 역시 영웅도 악인도 아닌, 평범한 삶을 사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서른 즈음에'의 노랫말에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시적 여러 요소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가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비극이 가진 보편적 감동의 힘과 맞닿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시대, 장르를 넘어 인간의 감정을 울리는 예술의 본질은 변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비극성의 요체는 주관적으로 하마르티아(hamartia, 불가피한 잘못)입니다. '서른 즈음에'에서 화자는 청춘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 즉 일종의 하마르티아를 말하려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이 연민(eleos)과 공포(phobos)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서른 즈음에'서도 청춘의 상실에 대한 연민과 미래에 대한 하마르티아를 내포합니다.

이러한 공통점들을 통해, ‘서른 즈음에’가 현실적이고 보편의 노래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의한 비극의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과 신학을 같은 선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시는 철학 앞에 걸어간다고 정의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 비극론과 음유시인 김광석의 노래를 비교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는 예민한 성감대를 이룹니다. 비극이란 표현할 힘을 개인의 창조물 속에서 이해하게 합니다. 예술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은 청자의 논리를 뛰어넘는 어떤 것을 그 작품 안에서 표출하기 때문입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2026년 신년하례회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이사장 김호운)는 1월 7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로운D홀에서 2026년도 신년하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신년하례회는 김민정 상임 부이사장의 사회로 김호운 이사장의 인사말로 문을 열었다. 김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격변의 시대 속에서도 문학은 늘 인간의 존엄과 언어의 품격을 지켜왔다"며 "새해에는 문단이 더욱 서로를 존중하며, 한국문학의 본령으로 돌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례회에는 고문과 자문위원, 명예회장단, 이사장단, 분과회장단, 지회장·지부회장, 이사와 감사, 각 위원회 위원장 등 약 15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문인들은 새해 인사를 나누며 문학 공동체로서의 연대를 다졌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한국문인협회 전 이사장인 문효치·정종명·이광복 전 이사장이 나란히 참석해 후배 문인들에게 따뜻한 덕담을 전했다. 이들은 "문학은 결국 사람을 향하는 일"이라며, "속도와 효율의 시대일수록 문학의 느린 언어가 더욱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박우성 자문위원은 신년 떡국을 협찬하며 행사의 의미를 더했다. 박 자문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시민·노동·환자단체 "의사인력 확충, 환자 안전과 지역·필수·공공의료 원칙으로 결정해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민사회·노동계·환자단체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5일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와 관련해 "의사인력 확충은 환자 안전과 지역·필수·공공의료를 최우선 원칙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정부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 재검토를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4~2025년 의료공백의 피해는 환자와 국민, 현장 보건의료노동자가 고스란히 감내했다"며 "코로나19와 의정갈등이라는 비정상 시기를 정상으로 가정한 과소 추계는 정책 기준으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는 2035년 의사 부족 규모를 1,5354,923명, 2040년에는 5,70411,136명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사단체는 발표 직후 "근거와 자료가 부족하다"며 결과를 전면 부정했다. 이에 대해 연대회의는 "의사단체는 추계 과정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가정을 반영해 추계 하한을 낮추는 데 영향력을 행사해놓고, 결과가 나오자 '근거가 없다'며 전체를 부정하는 이중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공급자 측이 과반 영향력을 행사하기 쉬운 구조에서 나온 결과마저 부정한다면, 이는 증원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