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대 총선에서 공천 배제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서울 마포을) 의원이 당을 떠나지 않고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16일 저녁 8시께 여의도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며 "당의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라도 하겠다"고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정 의원은 "저는 위대한 국민만 보고 국민만 믿고 가겠다"며 "제가 어디에 있든 박근혜정권의 폭정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는데 앞장서겠다. 당원이 주인되는 당을 만들어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찾아오는데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쓰러져있는 저라도 당이 필요하다면 헌신하겠다"며 "우리당 후보들이 원한다면 지원유세도 하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듯 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당을 지키고 당을 살려야 한다"며 "주인이 집을 나가면 되겠는가. 집 떠난 주인들께서는 속히 집으로 돌아와달라"고 탈당자들의 복귀를 주문했다.
특히 "개인 김종인에게 서운하더라도 당대표 김종인에 대한 비판은 자제해달라"며 "우리는 지금 총선 전쟁 중으로, 미우나 고우나 이분을 모신 것도 우리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에 대한 비판은 일단 멈춰주시고 총선 승리를 위해 뛰어달라"며 "분열하면 지고 단결하면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지자들을 향해 "분에 넘치게 지지해 준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 국민과 정권이 싸우면 끝내 국민이 승리할 것"이라며 "기쁜 마음으로 총선 현장에서 뵙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날 당사 앞에는 정 의원 지지자 100여명이 모여 '컷오프를 철회하라' 등의 손 팻말을 들고 "정청래를 살려내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회견을 지켜봤다.
정 의원이 미리 준비한 회견문을 천천히 읽어 내려가자 지지자들 일부는 눈물을 흘리거나 소리 내 흐느꼈고 회견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정 의원은 회견을 마치고 일부 지지자들과 포옹하고 악수를 나눈 뒤 승용차를 타고 현장을 떠났다. 이 과정에서 몇몇 지지자는 정 의원의 앞을 가로막고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더민주는 정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을 계기로 친노 성향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과 다른 공천배제자들의 탈당 등 공천 막바지에 불거진 각종 잡음을 억누르며 한고비를 넘기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정 의원이 대의를 위해 제물이 되겠다고 한 만큼, 지지자들도 뜻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총선 국면에서 당 지도부는 정 의원에게 주요 역할을 맡겨, 전통적 지지층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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