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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작가, "연애의 본질을 향한 도발적 질문과 문학적 실험"… 장편소설 <벚꽃이 진다 해도> 출간

연애의 순정한 역학과 차가운 열정의 맨 얼굴을 마주하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연애는 언제나 문학의 주요한 화두였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서부터 근현대 한국소설에 이르기까지, 사랑은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맞닿은 서사의 원천이었다. 그러나 연애가 더 이상 낭만적 설화로만 그려지지 않는 시대에, 소설은 어떤 방식으로 사랑을 새롭게 말할 수 있을까.

최근 월간순수문학사가 펴낸 김영두 소설가의 장편 <벚꽃이 진다 해도>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답한다.

작가는 연애를 설렘과 황홀의 감정으로만 다루지 않고, 그 속에 도사린 지겨움과 갈등, 치떨림과 회피, 그리고 결국 맞닥뜨려야 할 자기 성찰을 드러낸다. 벚꽃이 피고 지는 순간의 화려함이 결국 사라짐을 내포하듯, 연애 또한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불가피한 소멸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작품은 남녀 간 연애라는 고전적이면서도 끊임없이 새롭게 변주되는 주제를 정면으로 응시한다. 김영두 작가는 연애의 설렘과 황홀, 그러나 그 이후 찾아오는 지겨움과 치떨림까지 숨김 없이 드러내며, 사랑의 본질을 도발적으로 질문하는 서사를 펼쳐낸다.

소설 속 화자는 '노아'라는 남자를 중심에 두고 수많은 관계의 굴곡을 경험한다. 부부, 후배, 선배, 제자, 친구라는 사회적 역할 속에서 자신을 규정짓는 동시에 얽매이는 인물은, 온전히 '나'로서의 연애가 과연 가능한가라는 근본적 의문을 제기한다.

김영두 직가는 이를 통해 "연애가 더 이상 위대하거나 낭만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고백하면서도, 여전히 그 불가피한 매혹 속으로 뛰어드는 인간의 본능을 설득력 있게 묘파한다.

특히 이번 소설은 연애를 미화하거나 심리적 언어로만 풀어내지 않는다.

작가는 "연애가 아무것도 칠하지 않은 흰색이자, 모든 색을 지워버리는 검은색"이라 표현하며, 감정과 행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연애의 맨 얼굴을 드러낸다. 나아가 그는 연애를 자율성과 책임, 권리와 의무의 교차점에서 해석하며, 단순한 남녀 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행위로서의 연애를 끝까지 밀어붙인다.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연애, 인간 의지의 표상"

김호운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이사장(소설가)는 이 책 추천의 글에서 김영두 소설가의 도발적 문학적 실험을 높이 평가했다.

김호운 이사장은 "김영두의 소설은 자극적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다"며 "그의 도발은 삶을 관통하는 '의지'의 색채로 구현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쇼펜하우어가 세계를 의지와 표상으로 설명했듯, 김영두는 연애라는 친밀한 행위를 통해 인간 내면의 의지를 드러낸다"라며, "<벚꽃이 진다 해도>는 흔한 연애소설을 넘어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형상을 결합한 작품이다"라고 평했다.

김호운 이사장은 그러면서 "연애라는 흔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그는 철학적 깊이를 놓치지 않으며, 독자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을 다시 묻는다"라며 "이 소설이 연애를 단순한 감정 교환으로 축소하지 않고, 존재와 존재가 마주하는 가장 치열한 현장으로 그려낸 점에 주목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애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 실존의 근원적 질문을 제기하는 김영두 문학의 일관된 태도와 맞닿아 있다.

김영두 작가, "연애는 미화할 수 없는 노동"

김영두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연애를 '노동'이라 규정했다.

김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연애는 미화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관통하는 노동이며, 인간이 가장 고독하게, 그러나 가장 치열하게 수행하는 행위다"라며 "나는 이번 작품에서 연애를 흰색과 검은색에 비유했다. 무구한 시작과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끝,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얼굴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김영두 작가는 작품 속에서 연애를 "둘이서 즐기는 유희가 아니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자아가 감당해야 할 노동"이라고 규정한다. 그가 그려내는 연애는 집착이 아닌 달관, 방종이 아닌 균형 감각이며, 환상이 아닌 치열한 현실이다. 이는 연애의 낭만화를 벗겨낸 '탈낭만적 연애소설'이라는 점에서 동시대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작품은 주인공 '노아'를 통해 인간의 사랑과 관계를 탐색한다.

'첫 만남, 벚꽃 아래서'에서는 두근거림과 설렘의 순간이, '지겨움의 그림자'에서는 관계가 일상으로 스며들며 찾아오는 권태가, '치떨리는 이별'에서는 단절과 상실의 격랑이 그려진다.

이어 등장하는 부부, 후배, 선배, 제자, 친구 등의 인물은 노아가 거쳐야 하는 사회적 역할과 연애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최종 장 '벚꽃이 진다 해도'는 모든 관계가 사라질지라도 새로운 계절은 도래한다는 깨달음으로 닫힌다.

이 목차는 단순한 전개가 아니라, 연애라는 주제를 통해 인간 실존의 궤적을 따라가는 하나의 지도로 읽힌다.

또한 소설 속 문장들은 연애의 맨 얼굴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사랑은 늘 봄처럼 시작되지만, 그 끝은 언제나 겨울처럼 스산하다.", "우리는 둘이서 걷고 있었으나, 결국 각자의 그림자를 끌고 가는 길 위의 고독한 행인일 뿐이었다.", "벚꽃이 진다 해도, 다시 봄은 온다. 그러나 그 봄은 결코 지난 봄과 같을 수 없다."

이 문장들은 연애를 낭만화하지 않으면서도, 인간 존재의 심연을 건드리는 서정성을 놓치지 않는다.

<벚꽃이 진다 해도>는 김영두 소설가가 지난 3년여에 걸쳐 집필한 장편이다. 그는 여러 단편과 중편에서 꾸준히 '연애와 인간'을 주제로 다루며 실험을 이어왔고, 그 성과를 이번 작품에서 집대성했다.

김영두 작가는 집필 과정에서 수십 권의 연애론, 심리학, 철학 관련 서적을 참고하며, 연애를 단순히 서사적 장치로 쓰는 대신 철학적 사유로 끌어올리고자 했다.

김영두 작가는 "연애는 내게 문학의 무궁무진한 보고였다"며 "그러나 나는 그것을 환상으로 쓰지 않고, 노동과 고통, 그리고 희망의 진실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영두 소설가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부대끼는 삶의 아이러니를 서사화하는 데 주력해 온 중견 작가다.

그는 대학 시절부터 문학 동인 활동을 통해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으며, 등단 이후 꾸준히 단편소설과 장편소설을 발표하며 한국 문단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영역을 구축해왔다. 김영두의 작품은 대체로 '인간 욕망의 본질'과 '관계의 불가피한 모순'을 탐구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의 작품은 심리학적 묘사에 그치지 않고,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서사를 결합해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색하는 데 주력한다. "연애는 인간이 가장 고독하게 수행하는 노동"이라는 그의 신념은 <벚꽃이 진다 해도>를 통해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난다.


김영두 소설가는 전북 군산에서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문리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월간문학 신인문학신인작품상에 소설 입선, 199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입선으로 문단에 나왔다.

저서로는 <술꾼 글꾼 우러러 그리되리라>, <통기레쓰, 기레쓰>, <푸른달>, <첫사랑 첫키스>, <미투>, <바다는 넘치지 않는다>, <다라국 라지아공주>, <우리는 사랑했을까>, <아담 숲으로 가다>, <대머리 만만세>, <19번째 그린>, <신이 내린 스포츠 골프&섹스>, <오늘 골프 어때?> 등 다수가 있다.

제30회 영랑문학상(소설부문) 대상, 한국소설작가상, 문학저널창작문학상, 시선작품상, 직지문학상, 다라국문학상, 계몽아동문학상 등 수상했으며, 현재 (사)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회장, 이화여자대학교 동창문인회 부회장, 소설전문 문예지 계간 <소설앤소설가>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한국소설가협회 부이사장과 상임이사를 역임했다.

비평가들은 김영두 작가의 문학을 두고 "삶의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평한다.

<벚꽃이 진다 해도>는 연애의 낭만화를 걷어내고, 연애를 삶의 노동으로 응시한 소설이다. 설렘과 두려움, 열정과 권태, 시작과 끝을 오가는 인간의 연애사를 통해 작가는 결국 "사랑은 존재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방식"임을 보여준다.

벚꽃이 흩날리듯, 사랑도 언젠가는 스러진다. 그러나 그 자리에 남는 것은 허무가 아니라, 삶을 견뎌내게 하는 의지의 흔적이다. 김영두 작가의 이번 장편은 바로 그 흔적을 붙잡아 문학으로 새겨 넣은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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