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이영희의 '전환시대 논리'와 우리의 오늘

질문하는 지성, 사유의 용기 그리고 오늘의 전환을 위하여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나라를 북한에 바치는 자에게 표를 줄 수 없다.

버스에서 주부의 말이다. 투표로 나라를 구해야 한다고 한다. 확신에 찬 주부의 말은 시도반에 이영희의 '전환시대의 논리'를 펼치게 한다.

"모든 시대는 그 시대를 정직하게 바라본 사람에 의해 다시 쓰인다." 글쓴이 이영희의 말이다. 그는 기자였고, 교수였고, 사상가였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에 '질문'을 던진 사람이었다.

우리가 아무도 말하지 않던 '분단의 논리'와 '이데올로기의 감옥'에 대해, 질문하고 답한다.

1970년 출간된 <전환시대의 논리>는 금기의 영역을 정면으로 다뤘다. 지금도 ‘그 책, 봤다’라는 말에는 묘한 울림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불편함 속에, 우리는 자주 외면해온 진실의 언어가 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는가?” 이 책이 던지는 첫 질문이다. 우리는 왜 남북으로 갈라졌고, 그 상태로 고착되었으며, 그것을 마치 ‘운명’처럼 수용하게 되었는가. 이영희는 이렇게 묻는다.

“이념은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는가, 아니면 인간을 수단으로 만드는가?”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비판한다. 단순한 반미가 아니다. ‘왜 미국의 군사 전략에 우리가 복무하게 되었는가’를 묻는다.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미군 주둔, 한미동맹, 북핵 위기… 그 모든 주제 뒤에는 “우리는 누구의 편인가?”라는 본질적 질문이 흐른다.

“사고의 관성에서 벗어나라” 이영희는 한국 사회의 사고가 냉전 이데올로기에 갇혀 있다고 본다. ‘공산주의는 절대 악’이라는 구도는 마치 공식처럼 주입됐다. 그는 말한다.

“공산주의를 비판하려면, 먼저 그것을 알아야 한다. 반공의 진정한 출발은 공부다.”

그러나 우리는 ‘생각하기’보다 ‘반사하기’를 택했다. 이영희의 비판은 단순히 좌우 이념 싸움을 넘는다. “우리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판단을 믿고 살게 될 것이다.” 이것이 『전환시대의 논리』가 주는 두 번째 메시지다.

우리가 일본 식민지에서 벗어나 겨우 주체를 세우기도 전에, 곧바로 냉전의 체제 경쟁에 끼어들었다. 이영희는 이것을 ‘이중 식민 상태’라 불렀다. 외형적으로는 독립 국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사상의 식민지, 정신의 위탁 통치 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다시 통렬히 묻는다.

“우리는 누구인가?” 단지 남한이라는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아닌, 민족 전체를 생각하는 사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영희는 ‘북한 이해’의 필요성을 말한다. 주의해야 할 점은, 그는 북한 체제를 미화하거나 동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체제의 폭압 성을 비판적으로 보되, “이해 없이 비판은 공허하다”라고 본다. 우리가 북한을 무조건 ‘악’이라 규정하고, ‘대화는 안 된다’고 단정할 때, 그는 오히려 북한과의 진지한 대화를 주장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결국, 평화는 적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라는 논리다. 주장은 70년대엔 ‘용납 불가’였다. 그가 해직되고, 책이 금서로 묶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기성질서에 안주한 사람에게는 충격이었고, 새로운 시대를 고민하던 청년들에게는 한 줄기 빛이었다. 어느 쪽이든, 이영희는 ‘사고하는 인간’을 불러낸다. 이념적 당파성이 아니라, 인간답게 사는 것, 자유롭게 생각하고 말하는 것. 이것이 그가 말한 ‘전환’이다. 그는 자기 생각을 “진리”로 포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한다.

“내가 던지는 말은 하나의 문제 제기며, 토론을 위한 초청이다.” 이 얼마나 정직한 태도인가. “오늘 우리는, 얼마나 생각하는가?” 반세기가 지났다. 시대는 변했다. 그러나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우리는 오늘 얼마나 스스로 사고하며 살고 있는가?

포털 알고리즘, 편향된 뉴스, 진영의 적개심… 우리는 또 다른 형태의 ‘전환시대’를 살고 있다. 단지 이데올로기의 형태만 달라졌을 뿐, 사고의 자유는 여전히 위협받는다. 그렇기에 이영희는 ‘과거의 인물’이 아니라, ‘현재의 질문자’로 살아 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무겁다. 그러나 그 무게는 사유의 깊이에서 나온다.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에게 이 책은 불편하다.

하지만 생각하며 살고 싶은 사람에게, 논제의 책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이영희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진실은 언제나 단순하지만, 단순하다고 해서 쉬운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단순한 진실을 외면한 채, 복잡한 거짓을 믿으며 살고 있지 않은가.

이제, 우리의 전환이 필요하다.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 개최…"경술국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고 의병정신 전통으로 이어 가자"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광복회(회장 이종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중근 대한노인회 겸 부영그룹 회장, 김관진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유족과 독립운동 유관단체 및 광복회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광복80주년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가보훈부와 서울특별시, 행복도시락이 후원한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영상시청,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를 비롯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축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 축사에 이어, 국가부훈부 장관의 민긍호의병장기념사업회와 운강이강년의병대장기념사업회에 대한 기념패 수여, 광복회장의 춘천의병마을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김상기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백성의 투쟁, 정미의병’ 주제 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경술국치의 날로 1910년 8월 29일 우리가 주권을 빼앗겼다"며 "이런 쓰라린 역사를 우리가 다 기억하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의병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해산 당하던 날, 정미 의병이 일어났고, 그 의병들이 독립군이 되

정치

더보기
남인순 의원,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필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울 송파구병)은 2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2000년대 이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graphy(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의료영상의 질 관리와 사후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2003년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어 장비 품질검사를 통해 저화질 영상 장비 사용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장비 성능이나 사용 연수를 반영하지 않는 단일 구조다. 이 때문에 장비 노후화로 인한 진단 정확도 저하와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 문제에도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의료기관이 신형·고사양 장비를 도입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후 특수의료장비 실태 점검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수가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는 남인순 의원의 개회사와 정성은 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