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0 (금)

  • 흐림동두천 9.8℃
  • 구름많음강릉 12.5℃
  • 박무서울 10.1℃
  • 흐림대전 10.1℃
  • 맑음대구 20.5℃
  • 맑음울산 23.4℃
  • 흐림광주 12.0℃
  • 맑음부산 21.1℃
  • 흐림고창 10.5℃
  • 흐림제주 15.5℃
  • 흐림강화 11.3℃
  • 흐림보은 10.2℃
  • 흐림금산 11.6℃
  • 흐림강진군 15.2℃
  • 맑음경주시 21.0℃
  • 맑음거제 19.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소설가 구보 씨와 영화감독 봉준호의 머리 스타일'

박태원의 <천변 풍경>, 봉준호의 세태풍자를 그린 영화 <기생충>과 결을 같이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학인은 장정(裝幀) 보기가 취미다. 교보문고에, 들려 신간(新刊)의 장정을 보는 것은 출판의 흐름 즉 경향(景香)을 알게 한다. 표지를 넘기다 보면 개성을 드러낸 저자의 사진을 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교보문고 입구에는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 전(展)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카뮈의 그림도 의문을 품는다. 교육적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다는 뜻이다.

34년 전에 설립된 교보문고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대산 신용호 창립자의 정신이 담긴 우리나라 대표적인 문화 공간이다. 종각 쪽에서 들어오면 횡보 염상섭의 좌상 뒤 돌판에 그 문구가 십계명처럼 새겨졌다. 교보의 노벨 수상자들의 초상은 우리 청소년과 젊은이들의 세계 최고의 석학들을 만나고 꿈을 키우게 하는 뜻을 담고 있다.

교보문고는 199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들의 초상화를 전시했다. 지난 2010년 리모델링 과정에서 그 초상화들이 사라졌다. 시민들이 아쉬움과 복원 요청이 잇따랐다. 교보문고는 시민의 여론을 부응하고 새로운 예술적 영감과 인문 정신이 깃든 예술 문화 공간으로 수상자의 전시공간을 다시 마련했다.

노벨 수상자의 초상화는 개성이 강한 화가들의 그림이다. 박영근, 이동재, 이인, 최석운 네 분의 저명한 화가들이 동참했다. 수상자 업적과 출신 지역 등을 고려하여 시민들의 투표로 선정된 노벨문학상 수상자 12명과 물리, 화학, 평화, 생리 의학, 경제 부문 수상자 10명의 얼굴을 네 분의 화가의 개성적인 시선과 화법으로 그려냈다.

한국은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노벨상을 수상 한 바 있다. 인문·과학부문에서 노벨상 수상은 우리의 오랜 꿈과도 같았다. 이는 세계 속에 한국이 인정받고 나아가 인류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이 담겼다.

노벨상의 수상자 그림전에는 빈 곳이 하나 있다. 이 공간은 청소년들이 독서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키워 훌륭한 인재로 노벨상을 받는 주인공의 얼굴이 되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 염원의 노력이 모이면서 머지않아 미래에 비워둔 자리에 한국인 수상자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교보문고에는 드물게 시집 코너가 있다. 예전에는 시집 코너가 지금보다는 더 큰 좌대를 가졌다. 근간에 다소 작아졌다. 시집을 구매하는 독자가 줄어들었다는 상징일 것이다.

소설 부분에는 시집 보다는 왕성하다. 학인은 독특하게도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小說家 仇甫 氏의 一日)>의 소설을 펴 들고 소설을 쓴 박태원(1909~1986) 씨의 머리가 왜 이렇게 바가지 머리냐고 웃는다.

소설가 박태원은 <기생충> 영화감독의 봉준호의 외할아버지다. 어머니의 아버지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머리 모양을 보면 박태원 소설가의 머리 스타일이 짐작된다. 박태원의 머리는 심한 직모였다. 그에게는 바가지 머리로 관리하는 것이 편했다.

봉준호 감독의 머리도 외탁을 받아선지 직모의 머리다. 길게 길러 예술가의 모습을 보인다. 소설가 구보를 펴낸 박태원은 한국의 선구적인 모더니스트다. 그는 우리나라 동인의 태동으로 일컫는 ‘구인회’ 회원이다. 늘 옆에 노트를 끼고 다녔다. 서울 거리 일상을 노트에 기록했다.

'구인회' 발족 1년 만에 '신선한 그리고 또 예민한 감각'으로 단편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이 바로 노트 속의 기록이다. 구보(仇甫)는 박태원의 호다. ‘거만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이 호에 주변의 친구들이 썩 달갑게 생각하지 않아 '높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구보(丘甫)로 바뀌게 된다.

박태원은 할아버지가 높은 벼슬의 양반집에서 태어났다. 박태원이 태어날 당시 아버지는 서울 수중박골(현재 종로구 수송동)에서 약국을 경영했다. 숙부는 병원을 경영했다. 이렇듯 박태원은 유복한 집안에 어릴 적 한학을 익혔다. 유복한 박태원이 머리 스타일을 다양하게 고민을 했을 터다.

박태원은 신문화가 들어온 교차로의 시대에 살았다. 그가 그 머리를 고수한 것은 여러 환경을 보아도 그 머리가 최선이라는 주변의 공감이었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아카데미상을 받고 기자가 물었다. 예술적 기질을 "외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는가" 봉 감독은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다"라는 말을 했다. 아버지는 교수이며 1세대 그래픽디자인 분야에 종사하였다.

봉 감독의 가족 유전자에는 아무래도 독특하게 세상을 보는 시선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머리 스타일도 외할아버지의 유전자가 아닐까.

박태원은 이상, 김기림, 이태준, 정지용과 평생의 지우 관계로 지냈다. ‘구인회’는 이상 시인이 활자 세례를 받게 한 중요한 동인의 역할을 했다. 박태원은 노트를 끼고 다니며 청계천의 1930년대 풍경을 묘사한 <천변 풍경>은 학인에게 당시 모습을 알게 한다.

1936년에 발표한 소설 속에는 청계천 일대에서 아낙네들이 모여 빨래하는 풍경과 막 박동을 시작한 근대 도시의 풍물이 뒤섞인 장면이 그려진다.

박태원의 <천변 풍경>을 보면서 봉준호의 세태풍자를 그린 영화 <기생충>과 결을 같이해 본다. 박태원의 <천변 풍경>이 당시 세간의 화재였다면 <기생충> 또한 세계인의 화재를 갖게 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이달의 문학지] 봄은 기다림을 넘어 온다, 시의 계절을 여는 한 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 기다림마저 잊었을 때에도 / 너는 온다." 4월호 <시인>은 이성부 시인의 '봄'을 표지에 내세우며 계절의 도래를 선언한다. 이번 호는 시의 현재와 문학 생태계를 촘촘히 엮어내며, 한국 시단의 다층적 흐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표지에서 시작되는 '도래의 미학' 이번 호 표지는 송하진 시인(전 전북도지사)의 수채화 풍경 위에 얹힌 이성부의 시 '봄'으로, 기다림을 초월한 도착의 시간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한 계절의 환기가 아니라, 시와 삶이 도달하는 방식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목차로 읽는 문학의 현재 권두 '에세이로 출발합니다'는 지상과 지하를 오가는 사유의 출발점으로 기능하며, 이어지는 '자비출판 시집 안내'는 인문학 시인선 신간 시집의 흐름과 독서 경향을 짚는다. 한성원의 그림기록은 이상의 '오감도 시제2호~시제14호'를 시각적으로 재해석하며, 난해한 현대시를 감각적으로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서울시인협회의 신작 발표 및 시단 활동 지원 안내는 문학 공동체의 실질적 기반을 보여준다. 시의 중심-이름으로 드러나는 흐름 이번 호의 핵심인 '허형만의 선택' 코너에서는 민윤기, 윤채한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한국산림문학회, 기후위기 대응과 산림 가치 확산 위한 제6회 '문학인 나무심기' 행사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봄비가 산천을 적신 뒤, 문학인들이 다시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는 일은 단순한 식목 행사를 넘어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문학인들의 실천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약속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산림청(청장 박은식)이 주최하고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가 주관하는 '문학인과 함께하는 나무심기 행사'가 오는 4월 23일 경기도 파주 남북산림교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6회를 맞는 이번 행사는 문학인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나무를 심으며 산림의 가치와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는 행사다.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속에서 산림 관리의 중요성과 산림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문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세계전통시인협회한국본부, 한국아동청소년문학협회, 한국여성문학인회 등 10여 개 문학단체가 참여하며, 문인 100여 명이 나라꽃 무궁화를 한 그루씩 심을 예정이다. 김선길 한국산림문학회 이사장은 "문학인들이 쓰는 글이 정신의 숲을 가꾸는 일이라면, 나무를 심는 일은 삶의 숲을 가꾸는 일"이라며 "문학과 산

정치

더보기
"지금 보성은 멈춰 있다"…임영수 보성군수 예비후보, 개소식서 '판갈이' 선언 (보성=미래일보) 이중래 기자 = "지금의 보성으로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임영수 더불어민주당 보성군수 예비후보가 2일 보성읍 중앙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보성 판갈이’를 공식 선언하며 강도 높은 변화 의지를 밝혔다. 이날 오후 3시에 열린 개소식에는 지역 주민과 당원들이 대거 참석해 세 결집에 나섰으며, 지역 주요 인사들도 함께해 분위기를 더했다. 특히 36년 행정 경험을 지닌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가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으면서, 임 예비후보의 24년 행정·정치 경험과 결합된 ‘60년 실전형 선대위’가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행사에서는 문금주, 정준호, 민형배 의원과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영상 축사도 이어졌다.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지금 보성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며 "군민이 주인이 되는 보성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예비후보는 현 군정에 대해 직설적인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보성은 더 잘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잠재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며 "기회는 있었지만 결과는 부족했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예비후보는 이어 "24년간 군정과 도정을 경험하며 예산과 행정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