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기러기 떼는 무사히 도착했는지'

"쫓겨가고 꺼져가는 일상의 꿈이 시인에게는 좌절이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詩)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시인은 언어로 세상을 향해 현실에 응전한다. 상상은 도발 적이 되기도 한다. 시는 바다의 지평 위를 걸어간다. 마치 베드로가 믿음으로 물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시는 시대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루한 세상이거나 부조리한 세상에 새롭게 해석한다.

지도자들은 날마다 입으로 불을 지른다. 말살을 꿈꾸는 환경은 종말을 예언하듯 사람을 조금씩 말라가게 한다. 시인이 변하는 세상을 아무리 강조 하여도 원숙하지 못한 성직자, 교육자, 정치인은 어둠의 시간과 손을 잡는 데 힘을 낭비한다. 세계의 지도자 절반이 과격하거나 미래를 모르는 인격자라는 통계가 현기증을 일으킨다.

이웃의 나라를 살펴도 정치학자의 통계가 허수가 아님을 인식한다. 북한은 2023년만 한 해 동안 ICBM 발사를 다섯 번째다. 제아무리 주변국이나 UN의 경고 지적을 하면 오히려 '반발'‘을 키우는 지경이다.

삶과 죽음과 과거와 현재, 영원의 순간을 모르는 자에게는 겹겹이 포개어진 죽음의 공간으로 달려가는 것들이다. 낮 선 시공간에 들어간 시인은 '토끼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엘리스'을 만난다. '돈에 쫓겨 반지하로 빠져든 엘리스'에게 인구의 절벽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토끼는 굴에서 번식, 하지만 사람은 반지하에서 자식에게 지하의 굴레를 주고 싶지 않다.

최저 임금을 받는 청년에게 결혼을 권고하는 어르신이 무신경하다고 말한다. 가난한 집안, 다섯 형제로 가까스로 전문대학을 나와 자전거로 출근하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물리치료사로 10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부모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치료를 받는 할머니는 그래도 결혼이 안정을 가져온다 말한다. 청년은 허공에 숨을 쉰다. 시도반은 사설을 쓰면서 부동산의 흐름을 아는지라, 물리치료사 청년의 말에 아득한 현실을 탓한다.

시인은 나를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시대의 문지기라고 선배 시인은 말한다. 오늘만은 선배 시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방안까지 눈보라가 친다
눈을 감아도 낮 선 환경의 이리떼들이 지구를 공략한다
눈보라 속에서 해가 펄펄 끓고 있다
의식은 살아 있는데
지구는 필사적으로 인간을 몰아내려 한다'

흉기로 변한 지구의 환경에서 인간이 가야 할 방향키를 놓은 것이 아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인간이 지니는 부드러움과 지구가 인간의 살을 얼리는 시간에 시인은 풍경에서 물러나는 꿈을 꾸기 일쑤다.

한때는 서정시를 쓰던 시인이 이제는 지구의 펄펄 끓는 해의 이야기가 주제가 된다. 지구의 허파는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칼을 입에 물고 더운 입김과 차가운 냉기의 입김을 내쉬기 일쑤다. 시인에게는 이제 반쪽의 감수성만이 남아 있다. 현실 저편의 비현실, 보이는 저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만이 줄을 선다.

쫓겨가고 꺼져가는 일상의 꿈이 시인에게는 좌절이다.

'기러기 떼는 무사히 도착했는지/아직 가고 있는지/아무도 없는 깊은 밤하늘을/형제들은 아직도 걷고 있는지/가고 있는지/별빛은 흘러 강이 되고 눈물이 되는데/날개는 밤을 견딜 만한지/하룻밤 사이에 무너져버린/아름다운 꿈들은/정다운 추억 속에만 남아/불러보는 노래도 우리 것이 아닌데/시간은 우리 곁을 떠난다/쓸쓸한 가슴들은 아직도 가고 있는지/허전한 길에/ 씁쓸한 뉘우침은 남아/안타까운 목마름의 불빛은 남아/스산하여라 화려하여라.'

김규동(1925-2011) 시인의 '송년(送年)' 시다.

10년 전의 김규동 시인의 송년은 낭만이 있다. 이 '텅 빈 한해의 실재' 거리에서 언어의 층위를 걸어간다. 시인이 보이는 환경, 자본(돈)의 허구성에 송년이 안녕하지 못하다. 그래도 희망의 새해를 기다린다. 생의 반을 꽃피우는 시인을 만나 목련차를 마시며.

- 최창일 시인(시집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 개최…"경술국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고 의병정신 전통으로 이어 가자"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광복회(회장 이종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중근 대한노인회 겸 부영그룹 회장, 김관진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유족과 독립운동 유관단체 및 광복회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광복80주년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가보훈부와 서울특별시, 행복도시락이 후원한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영상시청,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를 비롯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축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 축사에 이어, 국가부훈부 장관의 민긍호의병장기념사업회와 운강이강년의병대장기념사업회에 대한 기념패 수여, 광복회장의 춘천의병마을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김상기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백성의 투쟁, 정미의병’ 주제 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경술국치의 날로 1910년 8월 29일 우리가 주권을 빼앗겼다"며 "이런 쓰라린 역사를 우리가 다 기억하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의병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해산 당하던 날, 정미 의병이 일어났고, 그 의병들이 독립군이 되

정치

더보기
남인순 의원,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필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울 송파구병)은 2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2000년대 이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graphy(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의료영상의 질 관리와 사후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2003년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어 장비 품질검사를 통해 저화질 영상 장비 사용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장비 성능이나 사용 연수를 반영하지 않는 단일 구조다. 이 때문에 장비 노후화로 인한 진단 정확도 저하와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 문제에도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의료기관이 신형·고사양 장비를 도입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후 특수의료장비 실태 점검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수가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는 남인순 의원의 개회사와 정성은 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