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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기러기 떼는 무사히 도착했는지'

"쫓겨가고 꺼져가는 일상의 꿈이 시인에게는 좌절이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詩)는 쉬지 않고 움직인다. 시인은 언어로 세상을 향해 현실에 응전한다. 상상은 도발 적이 되기도 한다. 시는 바다의 지평 위를 걸어간다. 마치 베드로가 믿음으로 물 위를 걷는 것과 같다.

시는 시대에 머무르지 않는다. 지루한 세상이거나 부조리한 세상에 새롭게 해석한다.

지도자들은 날마다 입으로 불을 지른다. 말살을 꿈꾸는 환경은 종말을 예언하듯 사람을 조금씩 말라가게 한다. 시인이 변하는 세상을 아무리 강조 하여도 원숙하지 못한 성직자, 교육자, 정치인은 어둠의 시간과 손을 잡는 데 힘을 낭비한다. 세계의 지도자 절반이 과격하거나 미래를 모르는 인격자라는 통계가 현기증을 일으킨다.

이웃의 나라를 살펴도 정치학자의 통계가 허수가 아님을 인식한다. 북한은 2023년만 한 해 동안 ICBM 발사를 다섯 번째다. 제아무리 주변국이나 UN의 경고 지적을 하면 오히려 '반발'‘을 키우는 지경이다.

삶과 죽음과 과거와 현재, 영원의 순간을 모르는 자에게는 겹겹이 포개어진 죽음의 공간으로 달려가는 것들이다. 낮 선 시공간에 들어간 시인은 '토끼굴에 빠져든 백 년 전의 엘리스'을 만난다. '돈에 쫓겨 반지하로 빠져든 엘리스'에게 인구의 절벽이라는 말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토끼는 굴에서 번식, 하지만 사람은 반지하에서 자식에게 지하의 굴레를 주고 싶지 않다.

최저 임금을 받는 청년에게 결혼을 권고하는 어르신이 무신경하다고 말한다. 가난한 집안, 다섯 형제로 가까스로 전문대학을 나와 자전거로 출근하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물리치료사로 10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부모의 품을 벗어나지 못한다. 치료를 받는 할머니는 그래도 결혼이 안정을 가져온다 말한다. 청년은 허공에 숨을 쉰다. 시도반은 사설을 쓰면서 부동산의 흐름을 아는지라, 물리치료사 청년의 말에 아득한 현실을 탓한다.

시인은 나를 경험함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시대의 문지기라고 선배 시인은 말한다. 오늘만은 선배 시인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방안까지 눈보라가 친다
눈을 감아도 낮 선 환경의 이리떼들이 지구를 공략한다
눈보라 속에서 해가 펄펄 끓고 있다
의식은 살아 있는데
지구는 필사적으로 인간을 몰아내려 한다'

흉기로 변한 지구의 환경에서 인간이 가야 할 방향키를 놓은 것이 아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인간이 지니는 부드러움과 지구가 인간의 살을 얼리는 시간에 시인은 풍경에서 물러나는 꿈을 꾸기 일쑤다.

한때는 서정시를 쓰던 시인이 이제는 지구의 펄펄 끓는 해의 이야기가 주제가 된다. 지구의 허파는 숨을 쉬는 것이 아니라 칼을 입에 물고 더운 입김과 차가운 냉기의 입김을 내쉬기 일쑤다. 시인에게는 이제 반쪽의 감수성만이 남아 있다. 현실 저편의 비현실, 보이는 저 너머의 보이지 않는 것들만이 줄을 선다.

쫓겨가고 꺼져가는 일상의 꿈이 시인에게는 좌절이다.

'기러기 떼는 무사히 도착했는지/아직 가고 있는지/아무도 없는 깊은 밤하늘을/형제들은 아직도 걷고 있는지/가고 있는지/별빛은 흘러 강이 되고 눈물이 되는데/날개는 밤을 견딜 만한지/하룻밤 사이에 무너져버린/아름다운 꿈들은/정다운 추억 속에만 남아/불러보는 노래도 우리 것이 아닌데/시간은 우리 곁을 떠난다/쓸쓸한 가슴들은 아직도 가고 있는지/허전한 길에/ 씁쓸한 뉘우침은 남아/안타까운 목마름의 불빛은 남아/스산하여라 화려하여라.'

김규동(1925-2011) 시인의 '송년(送年)' 시다.

10년 전의 김규동 시인의 송년은 낭만이 있다. 이 '텅 빈 한해의 실재' 거리에서 언어의 층위를 걸어간다. 시인이 보이는 환경, 자본(돈)의 허구성에 송년이 안녕하지 못하다. 그래도 희망의 새해를 기다린다. 생의 반을 꽃피우는 시인을 만나 목련차를 마시며.

- 최창일 시인(시집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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