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념(思念)
- 팜 반 안(Phạm Vân Anh) 시인
야행성 (夜行性) 군상(群像)들이
생에 살며시 뿌리내리듯
사념(思念)은 두서없이 침삭(侵削) 되는데
밤에 터져 나온 호출
무식하도다!
공허한 생각들에
얽매여 얼렁뚱땅 내뱉다가
그 순간 스치는 기분에 힘주어 말했네
생이란 그 자체로
찬란하여라
걸으리 내 발로
걸으리 평생토록 땅의 시선으로
한 올의 실상도 놓치지 않으리
걸으리 후회의 쓴맛 속에서도
희망의 단맛 속에서도!
생은
빛으로
내 육체로도
증명되었으니
말하지 마!
- 한국어 번역 : 권대근 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NHỮNG Ý NIỆM
- Nhà thơ Phạm Vân Anh
Như loài ăn đêm
Lặng lẽ bắt rễ vào cuộc sống
Những ý niệm xâm thực vội vàng
Tiếng kêu hắt dội màn đêm
Man muội!
Giắt giữa những ý niệm rỗng
Tôi loay hoay cãi nhau
Thời khắc ấy
Cảm giác trong cảm giác cất lời
Gọi tên sự sống
Đĩnh ngộ và tươi sáng
Đi trên đôi chân mình
Đi trên mắt đất
Đi qua sự sống và cố
không bỏ sót mỗi phút giây thực tại
Đi trong sự nếm trải nỗi tiếc nuối
và cả niềm hi vọng
Sự sống chứng thực
Bằng ánh sáng
Bằng thân thể tôi
Tĩnh lặng!
THE IDEAS
- Poet Pham Van Anh
Like the nocturnal species
Quietly take root on life
The ideas hurriedly erode
The call splashed on the night
Barbaric!
Hanged between empty ideas
I fumblingly argued
That moment
Feeling in the feeling spoke up
Called the name of life
Brilliant and bright
Walk on my foot
Walk on earth’s eyes
Walk through life and try
not to miss any single catch of reality
Walk among the taste of regret
and the hope as well
Life proven
By the light
By my body
Silent!
- 영어 번역 : 팜 반 안 작가■ 팜 반 안(Phạm Vân Anh) 작가
베트남 군의 현역 영관 장교이자 작가인 팜 반 안(Pham Vân Anh)은 1980년 1월 13일 베트남 하이퐁에서 태어나 하노이에 거주하며 현재 하노이 소재 국방부 국경경비사령부 정치부에 재직 중에 있다. 본명은 Pham Thi Vân Anh이다.
판 반 안 작가는 시인, 작사가, 시나리오 작가, 번역가로 활동하며 베트남작가협회 회원, 베트남언론인협회 회원, 군사작가협회 부국장, 하노이 여성통역자모임 회원으로 왕성한 문화예술 활동하고 펼쳐오고 있다.
판 반 안 작가는 국경 수비군의 의미와 역할을 반영한 작품으로 전국 언론상 6회, '민족 대단결을 위하여' 언론상 4회, 중앙 장관급 상을 수상 하는 등 소설, 서사시, 단편 소설, 시, 이야기를 포함한 13권의 책을 출판했으며 문학, 음악, 저널리즘, 영화 분야에서 30개가 넘는 국가 상을 수상했다.
출판된 작품으로는 '나에게 경의를 표한다'(시집, 하이퐁출판사, 2004), '사랑의 계절'(시집, 작가조합출판사, 2007), '코너'(시집, 베트남작가협회출판사, 2009), '꽃 손가락'(단편소설집, 베트남인민군출판사, 2011), '조용한 행진'(단편소설집, 인민공안출판사, 2014), 사목(롱까, 노동출판사, 2016), 'Spring Textile Border'(Pen Ky, People's Army Publishing House(Vietnam), 2017), '붉은 깃발을 흔든 사람들'(수필집, 인민군출판사, 2021), '전염병 퇴치를 위한 전술적 조치'(Pen Sign, People's Army Publishing House(Vietnam), 2021), '충적의 흔적을 따라'(펜 사인, 문학출판사, 2022), 사목(이중 언어출판, 베트남작가협회출판사, 2022), '조국의 긴 마일'(Pen Ky, People's Army Publishing House(Vietnam), 2022) 등이 있다.
판 반 안 작가는 또한 베트남 전국 텔레비전 축제의 'Ho Chi Minh City Television Film Studio'에서 제작한 30부작 역사 다큐멘터리 시리즈 'The pages of frontier history'와 16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Brothers in the hearts of the people'의 각본가이자 공동 연출가, 인민공안 텔레비전 채널 시나리오 작가, VTV1에서 방송되는 3개의 챕터 '우정의 경계'와 같은 연례 TV 예술·정치 교류 프로그램의 연출과 4개 프로그램 '베트남·중국 국경 방어 우호 교류', '베트남 해안경비대와 친구들'을 베트남 국방 텔레비전 채널에서 방송했으며, VTV2에서 방송되는 '독립스타' 4개 프로그램, VTV1에서 방송되는 '영원한 당에 대한 믿음' 4개 프로그램, VTC 디지털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는 '마을의 지렛대' 1개 프로그램, 베트남 국회방송에서 '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 국경 교환' 방송 2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판 반 안 작가는 또 자원봉사 그룹 'The Border in Me'의 창립에 참여했으며, 'Step up the steps' 프로그램에서 Quang Tri, Thua Thien Hue 및 Binh Phuoc 지방의 국경 지역에 있는 5명의 고아 학생을 후원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프로젝트 자원봉사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 시해설 / 권대근 평론가(대신대학원 대학교 교수)
"빛의 영성과 몸의 감각으로 삶의 본질을 포착하여 형상화한 시"
시인은 감각을 통해 자아를 포함한 세계와 만나고, 독자는 감각을 통해 시와 교감하는 사람이다. 이 시 '사념(思念'은 보이지 않는 관념을 보이게 하는 데 묘미가 있다. 시인은 ‘사념’이라는 말 속에서 뭔가를 찾아내려고 한다. 바로 '삶의 본질'이다.
여기서 우리는 '삶'의 체험성과 그 뒤를 이어 전개되는 삶의 입체성을 감지하게 된다. 관심을 갖고 주의 깊게 살펴보면, 삶에 숨겨진 것을 눈치챌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생이란 그 자체로 찬란한 것'에 이어지는 '생은 빛으로 내 육체로도 증명되었으니 말하지 마'라는 어구가 함축의 입체적인 효과를 내면서 독자에게 멋과 맛을 전해준다.
이 시의 감상 포인트는 시적 화자의 생에 대한 생각을 이해하는 데 있다. 그의 '사념'은 사고의 질을 높이고, 감정 양식에 질서를 주고, 존재이유의 물음에 답을 던진다. '생'이라는 말이 팜 반 안 시인의 시를 통해 의미화가 되지 않았더라면 '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과연 찬란함을 느낄 수 있을까. 사색과 사유에 있어서 그 폭과 높이와 깊이를 잴 수 있을까. 우리는 삶의 양면성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살고 있다.
삶은 언제나 안개 속이다. 시인은 살아 있는 자의 경험으로 삶은 증명되었으니, 더 이상 삶에 대해 말하지 말라고 한다. 시인에게 있어서 생은 걸으면서 만나게 되는 체험의 대상이다. 그러니 체험하지 않고는 침묵하라는 이 반전의 묘미, 역설의 힘이야말로 이 시의 매력이다.
알고 보면 그게 우리네 인생이고, 호기심을 가지고 생의 의미를 채굴하고자 하는 시인이 생각하는 인생의 본질이다. 그녀의 시를 따라가다 보면, 삶의 슬픔도 기쁨도 만날 수 있다. 후회의 쓴맛도 희망의 단맛도 느낄 수 있는 생은 양가적이다. 이렇게 볼 때 팜 반 안 시의 생명적 근원은 반전을 노리는 인식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이 시는 생을 응시하는 눈길이 이렇게 긍정적이라는 데서 놀라움을 겪게 된다. 그녀의 시에 나타나는 자연은 본래적 의미의 생성적 질서와 그 환희의 인식이 주조를 이루고 있다. 그녀는 체험으로 사상의 진면목과 교응하길 좋아한다. 생에 대한 사념은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이어서 어떠한 인위도 만들지 않는다.
'생은 빛으로 내 육체로도 증명되었으니 말하지 마!'라는 마지막 세 번째 연은 절창이다. '빛'은 믿음을 의미하며, '육체'는 자신의 감각을 나타낸다. 영성과 체험으로 증명된 생의 본질에 대해 입을 막는 것은 생명의 존귀를 찾고 생의 이치를 구하기 위함이다.
시인은 생명을 가진 존재를 근원적으로 성찰하고, 일상에 자리한 희노애락을 체득하면서, 그것을 긍정으로 승화시켜 낼 수 있는 마음의 소유자라 하겠다. 이 시는 빛의 영성과 몸의 감각으로 삶의 본질을 포착하여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발로 뛰며 몸으로 쓰는 몸시의 운치는 시적 특질로서 가히 형상적이라 하겠다.
■ 권대근 평론가
한국어 번역자 권대근 평론가는 경남 남해 출생으로 영남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 인문학 과정을 수료했으며, 미국 Troy State University TESOL 자격 취득, 미국 California State University TEFL 과정을 수료하고 사법통역사 자격을 취득했다.
한국PEN번역원 번역위원,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출제위원, 대입검정고시 영어과목 출제위원, 문학박사(동아대), 명예철학박사(대신대학원대), 1988년 <동양문학> 등단 후, <중앙일보> 및 <경북신문> 신춘문예에서 수필 부문과 평론 부문에서 각각 당선됐다.
저서로는 <수필은 사기다> 등 20 여권이 있으며, 2000년부터 미국, 영국, 캐나다, 중국, 일본, 인도네시아 등에서 해외 문학강연을 해오고 있다.
현재 대신대학원대학교 국문과 교수,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한국문학세계화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