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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각하, 사실대로만 말하라'

영혼의 능력은 인간이 자율적 주체로 활동할 때 발휘되고 강화돼
스티브 잡스, "조직은 계층 구조가 아니라 아이디어로 운영되어야"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터키의 야자수 나무 아래 풍경. 50대의 장년들이 대화 중이다. 가이드 생활을 하는 한국인 교포 청년 철주를 보며 어디에 가느냐 묻는다.

철주는 "남방 옷을 사려 시장에 갑니다" 동네 어르신들은 철주 청년에게 잠시 빈 의자에 앉으라 권한다. 남방은 무슨 색을 살 거냐 묻는다. 철주는 시장에서 살펴보고 결정을 내리겠다 한다.

동네 어른들은 각기 의견을 말한다. "철주는 붉은 계열의 옷이 맞을 거야" 다른 어른은 "녹색계열이 어울릴 텐데".  또 다른 어른은 "무슨 소리야, 철주는 얼굴이 갸름하고 하얀 피부색이니 흰색계열의 남방이 어울린다고."

다섯 분의 어른들은 다른 의견을 말한다. 30분이 지나도 결론은 나지 않았다. 철주는 시간이 많지 않아 일어선다. 그리곤 곧장 시장으로 간다. 어른들은 철주가 일어서는 것에 특별하게 관심이 없다. 그들의 토론은 계속된다. 시장으로 간 철주는 평소 좋아하는 남색 남방을 샀다.

점심시간이 이르지만, 시장통에서 간단한 햄버거를 먹고 마을로 돌아왔다. 마을의 입구에는 동네 어른들이 여전히 앉아 있다. 빈자리에 앉았다. 어른들은 몇 시간째 철주의 남방 색을 결정하지 못하고 토론 중이었다.

이 이야기는 터키에서 가이드 생활을 하는 교포 김철주 씨의 경험담이다. 터키 사람들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토론을 즐긴다. 자신의 의견이 꼭 관철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자신이 생각한 의견을 진지하게 제시하는 것이 전부다.

김 가이드의 말을 듣고 한국인의 토론문화와 비교해 봤다. 토론보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성취예측 모험>의 저자, 최동석 저자의 '성취예측' 이론은 이렇게 시작된다.

영국의 지리학자 이야기. 여행을 즐기는 이사벨라 루시 비숍(lsabella Lucy Bird, 1831~1904)은 19세기에 조선에 여행하고 글을 남겼다. 그는 1984년 조선을 방문해 고종과 명성황후를 만났다. 동학혁명과 청일 전쟁을 겪으며 러시아와 만주로 이주한 조선인도 만났다. 그가 경험한 조선의 이야기는 1987년 출간된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에 담겼다.

비숍은 한국을 떠나 러시아에서 본 조선인은 전혀 달리 보였다. 맨몸으로 이주한 조선인은 러시아에서 농토를 개척한다. 지역의 농산물 유통망을 장악한다. 러시아 군대와 독점 계약을 할 정도로 경제적 성공을 거둔다. 만주에서는 중국인을 압도하는 경제력을 보인다.

비숍이 보는 해외에서의 조선인은 주체적이다. 자신감이 넘친다. 역동적으로 보였다. 특히 착취가 사라진 공동체를 형성하고 명예를 중시하는 품격을 지니고 살아간다. 반대로 조선 땅의 게으르고 패배적 성향의 조선인과 사뭇 다르게 묘사한다. 왜 이처럼 독특하고 재기의 조선인이 조선 땅에서 그 기질을 발휘하지 못할까?

결론은 국가와 사회 시스템, 즉 조직의 설계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았다. 토론 문화가 없는 조선은 일방적인 지배구조의 양반 시스템이 작동했다. 그리고 다시 대통령제에서는 군사정권의 시스템이 작동하는 사회구조로 연결된다.

여기에도 토론문화는 취약하다. 그 취약의 대상은 60대를 넘어선 지긋한 연령층에 집중된다. 사회적 성취 역량은 개개인의 내적 속성이다. 내적 속성이란 인간이 가지고 태어나는 능력, 적성, 재능 중에서도 특별히 직무 수행을 통한 성과를 만들어 내는 개인적 요소다. 타고난 역량은 그 시대의 환경조건에 의해 크게 좌우한다. 환경조건이란 그 시대의 사회적 시스템이다.

개인의 역량이 탁월한 성취로 이어지려면 구조와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 한국의 50대 미만의 확연히 다른 역량의 개인적인 직무 수행 능력을 지녔다. 그것은 50대들이 받은 교육의 구조 시스템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교육은 토론과 자율적 사고를 요구하는 환경의 교육을 받았다. 해외의 견문도 커진다. 결과는 여론조사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50대 미만과 60대 이상의 여론조사 구조의 모형은 다름을 보인다. 50대 이하의 성취모형이 다르기에 생각과 역량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제도가 지금도 남아 있다. 그 시스템은 80여 년 동안 작동돼왔다. 그 작동의 중심에 있는 것은 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이 가장 취약한 지점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국민은 피로감을 느낀다. 영혼의 능력은 인간이 자율적 주체로 활동할 때 발휘되고 강화된다. 검찰처럼 하나의 목소리와 하나의 모형만 존재하는 환경에서는 주체적인 자율을 기대하기 어렵다. 스티브 잡스는 말이다. "조직은 계층 구조가 아니라 아이디어로 운영되어야 한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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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전 장관, 등단 30주년 기념 여섯 번째 시집 <바람을 안는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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