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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기쁨을 가르칩니다'

오동나무의 순우리말은 '머귀나무'...성장이 빠른 대신 속이 빈 경우가 많아"
마음을 비운 수행자와 같다는 의미에서 '수행자의 나무'라고도 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종묘, 돌담길 따라가면 순라(巡邏) 길이 나온다. 비원과 연결되는 골목길이다. 조선 시대에 순라군이 궁궐을 지키던 길이다. 초가을 햇빛이 먼 길 떠나는 오동나무 그림자를 잠시나마 쉬게 하고 있다.

길모퉁이 카페는 연인들이 마주 앉아 차를 마신다. 사이에 엄마와 초등학생이 주스를 마신다. 초등학교 2학년쯤으로 보이는 아이는 떨어진 오동잎을 주워, 주스 잔 받침으로 놓는다. 엄마는 아이의 얼굴을 마주하며 오동잎 잔 받침에 미소 짓는다.

'오동은 고목이 되어 갈수록 제 중심의 구멍을 기른다. 잘 마른 텅 빈 육신의 나무는 바람을 제 구멍에 연주한다. 수많은 구멍으로 빚어진 삶의 빈 고목에 지나는 바람 한 줄기 거문고 소리를 들리리니 거문고 소리가 아닌들 또 어떠랴. 고뇌의 피리 새라도 한 마리 세 들어 새끼 칠 수 있다면 텅 빈 삶인들 향기롭지 않으랴.' 복효근 시인은 오동나무의 '고목'을 노래한다.

오동나무는 보랏빛 꽃잎과 넉넉한 품의 잎사귀를 가진 나무다. 오동나무는 중국의 원산인 참오동나무와 울릉도에 고향을 둔 오동나무가 있다. 통꽃 안쪽이 짙은 보랏빛 선이면 참오동나무다. 선이 없는 것이 울릉도 오동나무다. 주변에 만나는 오동나무 대부분은 참오동나무다.

오동나무의 순우리말은 '머귀나무'이다. 우리말 머귀나무가 더 멋진데 사용되지 않는 것이 아쉽다.

5월에 피는 오동나무의 꽃향기는 기가 막히게 향긋하다. 그래서일까 시인들은 오동나무 시 한 편은 가지고 있다.

도종환/ 오동꽃, 박라연/ 벽오동(碧梧桐), 윤재철/ 하일 춘정, 송수권/ 오동꽃, 나희덕/ 품, 고목/ 복효근, 이윤학/ 오동나무 그늘 외 여러 시인이 오동나무에 대하여 깊은 감정을 드러낸다.

오동잎이 떨어지면 가을이 온 것을 안다는 말이 있다. 허스키한 최헌 가수가 오동잎에 대한 노래를 불렀다. 시도반은 최헌의 목소리는 가을 오동잎을 닮은 목소리라고 말한다.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 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뛰라미 우는 소리/ 고요하게 흐르는 밤의 적막을/ 어이해서 너만은 싫다고 울어대나/ 그 마음 서러우면 가을바람 따라서/ 너의 마음 멀리멀리 띄워 보내 주려무나‘ 오동잎은 무성했던 여름에는 잘 보이지 않다가 널찍한 잎이 지는 가을에 그 위력을 보인다.

오동잎 노래를 부른 최헌은 2011년 암 선고를 받고, 이듬해 9월에 64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시도반은 한 달만 더 살았어도 떠나는 오동잎과 동행했을 것이라 아쉬워한다.

오동나무는 신령스러운 새인 봉황이 앉던 곳이다.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거리는 것은 하늘이 허락한 오동나무 춤이라 했다. 어떤 이는 이를 신의 춤이라 한다. 오동나무는 통째로 잘라도 남은 그루터기에서 가지가 나온다. 생명력이 강하다. 그래서 봉황이 앉는 신성한 나무라 한다.

많은 나무 중에 봉황이 앉는 나무는 유일하게 오동나무다. 봉황이 앉아있는 모습을 본 사람은 없다. 대구에 동화사(桐華寺) 절 주변에 오동나무가 많아 지은 절 이름이다. 오동나무는 성장이 빠른 대신 속이 빈 경우가 많다. 마음을 비운 수행자와 같다는 의미에서 수행자의 나무라 하기도 한다.

오동나무로 만든 선비 상을 선비들은 최고의 선비 책상이라 한다. 한복을 입은 선비가 선비 상에서 붓을 든 모습은 동양의 전형적인 멋의 선비 자태다. 궁궐의 책장과 농은 오동나무가 주로 사용되었다. 벌레가 오지 않고 가벼워서다.

"오동나무 그늘에 앉아 술 한 잔을 마시다/ 달은 막 앞산을 넘어가려 하는데/ 오동꽃 떨어져 술잔에 잠기다/ 짙은 오동꽃 향기만/ 향내 사라진 오래인 이내 몸을/ 한 바퀴 휘돌다 강으로 가다/ 물고기에나 주어 버릴 상한 몸을/ 한두 번 훑어보다 강으로 가다// 도종환 시인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시집에 나온 '오동꽃'이다.

꽃이 지는 것을 시인은 시인의 육신에 비교하는 겸손의 모습이다. 행사에서 마주친 도종환 시인은 정치인이 아니라 천생 선비다.

오동에 듣는 빗소리는 수성(愁聲)이라는 표현이 있다. 조선 중기 문인 이서우는 '죽은 아내를 애도' 하는 시에서 '오동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애절할 줄 알았다면 창 잎에 오동을 심지 않았을 것'이라 했다. 또 다른 조선 중기 문신이자 시인인 유희경은 기생 매창을 그리워하며 ‘오동잎에 비 떨어지면 애가 탄다’라는 글귀를 남겼다. 시인들은 오동잎 떨어지는 가을에는 어디론가 나가야 한다.

순라 길에서 마주친 초등학생. 주스 잔의 오동잎 받침, 상상이 남산타워를 넘는다. 백남준의 뒤를 이어갈 커지는 꿈나무다. 아이와의 순라 길, 산책은 분명, 기쁨을 가르치는 어머니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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