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7 (수)

  • 흐림동두천 2.7℃
  • 구름많음강릉 6.9℃
  • 흐림서울 5.2℃
  • 구름많음대전 6.4℃
  • 흐림대구 5.7℃
  • 흐림울산 7.9℃
  • 맑음광주 7.4℃
  • 부산 9.4℃
  • 구름많음고창 7.7℃
  • 제주 14.2℃
  • 구름많음강화 3.4℃
  • 구름많음보은 3.6℃
  • 흐림금산 5.8℃
  • 구름많음강진군 6.4℃
  • 흐림경주시 4.8℃
  • 구름조금거제 7.6℃
기상청 제공

정근옥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 출간

그윽한 자유에 이르는 둘레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정근옥(鄭根玉) 시인(문학비평가)이 최근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을 '도서출판 넓은마루'를 통해 출간했다.

나뭇잎 떨어져 내린 연먹물빛 물가에
귀를 쫑긋 세우고 내려앉은 물새들
늦상달 서리 묻은 달빛을 보고
날개 털어대며 서러이 울다
감춰놨던 푸르스름한 눈물을 흘린다

삶의 고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하늘을 날다가
내일은 어떤 이를 위로하기 위해
번뇌의 눈물 흐르는 인연의 깊은 강에서
교법의 둥지로 헤쳐 나와
해탈락의 울음소릴 터뜨리고 있을까

사랑하는 것들이 죽고 썩어지면
버림받은 그 영혼은 무슨 색일까,
욕망의 줄을 끊고 날아간 제비연처럼
구름을 쫓아간 생(生)은
우주와 함께 영생하고 있는 것인가

날게 놓아주자, 사랑의 하늘도
죽음의 하늘도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 새이니까

- 표제(標題) 시 '수도원 밖의 새들' 전문

이번 정근옥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은 <한국시>와 <교육신보>를 통해 등단한 작가의 제1 시집 <거울 속의 숲>, 제2 시집 <가을 산사나무 앞에서>, 제 3 시집 <어머니의 강>, 제4 시집 <달과 바람에게 길을 문다>, 제5 시집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제6 시집 <인연송>에 이은 제7 시집으로 제1부 '낙엽도 별을 사랑한다' 외 17편, 제2부 '수도원 밖의 새들' 외 17편, 제3부 '기도하는 새' 외 16편, 제4부 '바람이 불어도 하늘은 푸르다' 외 16편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6편의 시 작품이 담겨 있다.

정근옥 시인의 이번 신작 시집에서도 시인의 감각과 사유가 지향하고 매개하는 정서와 사물이 가지런하게 들어차 있고, 회귀와 성찰의 다채로운 심리적 과정을 보여주는 시인의 상상력이 가득 펼쳐져 있다.

정 시인은 이 시집의 '시인의 말'을 통해 "과일나무가 자라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나의 삶 속에 담겼던 소중했던 시간들이 과수처럼 시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했다"며 "'시란 것은 진실한 생각, 진실한 느낌, 진실한 표현을 통하여 나오는 그 자신의 전인격적 체험에서만 생명력이 살아 있는 좋은 작품이 탄생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미당 선생님의 모습과 '시인은 그 세대의 시민이 의식하고 있는 가장 예민한 의식의 정상에 있어야 한다'는 영국 비평가 리비스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구상 선생님의 다정한 모습이 문득 뇌뢰를 스친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이어 "그런 마음을 가슴에 담고, 시어를 조탁하며 벽돌을 쌓고, 내 영혼이 존재할 시의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시인(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은 이 시집 작품 해설 '그윽한 자유에 이르는 둘레길'에서 "'시란 무엇인가? 뭉크의 절규하는 하늘처럼/어둠이 짙게 깔린 이 사회에/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하는/잘 익은 사과나무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정근옥 시인은 새 시집을 엮으면서 '시인의 말' 둘째 문단에 위와 같은 자문자답 식의 시적 의식을 밝혀놓았다"라며 "시가 아닌 진술을 시처럼 표현하고 분절하여 미끄러지지 않고 꾹꾹 눌러 읽기를 바라는 마음을 새겼다. 그만큼 그는 시인으로서 치열하게 자기 성찰과 고민에 들어 있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이어 "시인 정근옥의 고뇌와 갈등은 근본적으로 예술로서의 시라는 양식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다"라며 "이를테면 그가 마음에 새기는 지점인 ‘어둠이 짙게 깔린 이 사회'와 '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하는 잘 익은 사과나무 같은 역할'이라는 구절에 다르면 그는 이른바 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유희적 기능 사이에서 갈등한다"고 했다.

이 시인은 그러면서 "단순하게 보면 그의 시심은 어두운 현실 인식에서 싹터 궁극에는 그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을 밝히는 방향으로 열려 있다"며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그 꿈을 어떻게 시다운 시로 빚어내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이 된다. 이 점에 대해 시인은 '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할 수 있는 '사과'라는 말로 암시한다"고 했다.

이 시인은 계속해서 "즉 그는 훌륭한 예술적 표현(아름다움)으로 사회적 쓰임새(과즙)의 효율성을 드높이는 길을 찾는 것을 시 짓기의 목표로 삼는다"며 "말하자면 맛있어서 사과를 즐겨 먹었더니 영양가를 많이 섭취하여 결과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는 귀납적 논리 같은. 물론 이 경지는 예술인들에게는 최상의 위상인 만큼 아무나 오르기는 쉽지가 않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좀 어폐가 있는 대비이지만, 순수(자율성)와 참여(타율성) 두 파당으로 갈려 갈등과 반목으로 오랜 논쟁을 겪은 우리 문학사가 증명하듯이 형식과 내용 문제는 예술적으로 적절히 조화되기가 무척 어렵다"며 "만약 맛좋은 사과 같은 품격으로 작품을 빚을 수만 있다면 굳이 형식과 내용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따지고 서로 싸우는 일은 부질없어질 것이다. 인용문은 정근옥 시인의 예술적 신념과 갈등과 고민도 이런 문제에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 짓기의 숙명과 그 어려운 과정을 굳이 새삼스레 성찰하고 자문자답하며 깊이 숙지했다고 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학비평가 소강(素江) 정근옥(鄭根玉) 시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및 동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문학박사)했다. '한국시'와 '교육신보'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감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서울교원문학회 회장, 중앙대학교교직동문회 회장, 상계고등학교장 역임, 계간 '시와함께' 공동주간, 대한교육신문 논설위원으로 있다.

국민훈장흥조근정훈장, 한국시민지도장 포상, 교육부총리상, 신문예문학상 대상, 탐미문학상, 열린문학상, 교원학예술상(시부문)을 수상하고, 교육부중앙교육연수원, 고용노동부연수원, 서울교육연수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시집으로 <거울 속의 숲>, <가을 산사나무 앞에서>, <어머니의 강>, <달과 바람에게 길을 문다>,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인연송>, <수도원 밖의 새들> 등과 평론집 <조지훈 시 연구>, 산문집 <행복의 솔밭에서 별을 가꾸다> 등이 있다.

i24@daum.net



배너
상실 이후의 시간을 건너는 시, 김열수 시인 첫 시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열수 시인의 첫 시집 <나도 빈집에 남은 낙타였다>가 도서출판 도화에서 출간됐다. 이 시집은 사랑하는 아내와의 부재 이후 남겨진 삶을 '회상'과 '그리움'이라는 정직한 언어로 기록하며, 상실을 견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 자세를 묻는 작품집이다. 그러나 이 시집에서 시인의 기록은 단순한 애도의 진술에 머물지 않는다. 상실을 견디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자세를 묻는, 깊고도 낮은 목소리의 시학으로 확장된다. 총 3부, 101편의 시로 구성된 이 시집은 개인적 비극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겪는 삶과 죽음의 숙명으로 시선을 확장한다. 제목에 등장하는 '빈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랑을 잃은 뒤 비어버린 삶의 내부이자 남은 자가 홀로 감당해야 할 시간의 은유다. 시인은 그 빈집에 '남은 낙타'로 자신을 위치시키며, 떠나지 못한 존재의 고독과 끝내 삶을 건너가야 하는 숙명을 형상화한다. 1부에서는 아내의 죽음 이후 남겨진 가족의 일상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회상'과 '첫 휴가' 등에서 두 아들의 성장과 어머니의 부재는 시간의 무심함과 동시에 삶의 지속성을 드러낸다. 특히 뇌사 상태의 어머니에게 "좋은 꿈 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선원 의원 "12·3 비상계엄 세력, 약물·고문 통한 진술 강요 계획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세력이 정치인과 시민을 상대로 고문·약물 투입·강압 조사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정황이 11일 공개됐다.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이 작성한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 문건을 제시하며 "단순한 구상표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준비 문건"이라고 밝혔다. 프로포폴·케타민·벤조디아제핀 등 '약물 통한 자백 유도' 검토 문건에 따르면 내란세력은 자백유도제(진정·수면제·향정신성 약물)를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사용 약물에는 ▲ 프로포폴(진정·수면제 계열) ▲ 케타민, 펜토탈 나트륨(마취·진통제 계열) ▲ 벤조디아제핀(향정신성 약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약물들은 불안을 낮춰 저항을 약화시키고 기억을 혼란시켜 진술을 통제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물을 악용하겠다는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흔적 최소화" 지향한 물고문·모의처형 등 신체적 고문 문건은 의도적으로 외부 상처를 최소화하면서도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