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0 (토)

  • 흐림동두천 7.8℃
  • 구름많음강릉 11.2℃
  • 박무서울 8.6℃
  • 흐림대전 7.4℃
  • 박무대구 3.2℃
  • 박무울산 10.2℃
  • 광주 9.9℃
  • 구름조금부산 13.9℃
  • 흐림고창 11.8℃
  • 흐림제주 17.5℃
  • 흐림강화 9.9℃
  • 흐림보은 2.7℃
  • 흐림금산 4.0℃
  • 흐림강진군 8.0℃
  • 맑음경주시 5.4℃
  • 구름많음거제 9.9℃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강정화 시인의 '동해바다'

동해바다, 강렬한 어조와 역동적 이미지가 등장하는 작품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모티브


동해바다
- 강정화 시인

고향집에서 오리(五里)길
월포(月浦)리 파도소리는 자장가였네
철들기 전부터 해거름 때 되면 알싸하던 허기로움
눈치 없이 나를 따라다니던 의아스러운 정체
숨겨온 태생적인 외로움의 시원(始原)이었으리
멀리서 우-우하며 들리는 파도 소리에 잠 깨었네
아침이면 감미롭던 파도 소리에 잠 깨었네
맑은 날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해맞이 적
두 팔 벌리고 붉은 해 두 손으로 떠서
입 안에 넣어 오물거리다 통째로 삼키면
소원 이룬다던 전설 믿고 따라 했던 날들
겁 없이 이글거리던 뜨거운 해맞이로
눈부시고 찬란한 햇덩이를 몰래 삼키던
어마어마한 일을 할 수 있었던 당돌한 시절
내 속에 수많이 뜨거운 붉은 해를 품었으니
아직도 그 마그마는 내면 가득 차고 넘쳐
바다를 볼 때마다 출렁이는 나를 만난다

- 강정화 제14 시집 <우물에 관한 명상> 중에서

■ 감상평
강정화 시인은 시단에 데뷔한지 30년이 넘었다. 그는 그 동안 부산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지방자치제 시행 초기부터 구의원과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활발한 지역 정치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도전했으나 낙선을 한 후에는 자녀들을 따라 서울로 이사를 가 주로 그가 데뷔한 월간 <시문학>과 (사)한국현대시인협회를 통하여 서울에서도 활발한 작품활동과 문단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지역정치 활동을 하면서도 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학문의 길로 들어서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였다. 말하자면 그는 시와 정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맹렬 여성이다.

'동해바다'는 그의 유년을 제재로 한 시이다. 따라서 그의 고향 경북 포항시 월포리 바다가 제재이자 동시에 시적 공간이다. 이 시의 제목 '동해바다'는 그의 고향바다를 확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의 확대는 이 시를 단순한 유년시가 아닌 그 자신의 생애 즉 치열한 삶을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작품 앞부분(1행-7행)의 모티브는 파도 소리이다. 그는 고향집 오리 밖의 월포리 파도 소리를 들으며 유년의 꿈을 키운다.

그런데 그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허기 즉 무언가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욕망으로 상징 된다.

강 시인의 허기를 채워주는 것은 전설처럼 전해지는 아침마다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삼키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 역시 단순한 것이 아니다. 태양이라는 지극히 남성적인 사물을 삼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그의 삶도 그렇고 시도 한국의 전형적인 여인들과는 거리가 멀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다이내믹한 상상력을 전개하는 시인으로 만들었다. 유년 시절부터 해를 삼켜 왔다는 이러한 행위는 그의 시 세계 즉 강렬한 어조와 역동적 이미지가 등장하는 작품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 시는 이상과 같은 의미에서 단순한 유년시가 아니라 그의 대표작이자 그의 시세계의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이다.

- 양왕용 시인(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 강정화 시인
1984년, 문덕수 시인의 추천으로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 <우물에 관한 명상> 外 13권.
효성가톨릭대 문학박사(1998년)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역임.
현재 시문학문인회,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제17회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i24@daum.net

배너
김유조 시인, 제6회 통일문학상 수상… <문학과 통일> 제11호 출판기념식 및 제6회 통일문학상·신인문학상 시상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단법인 한국통일문인협회(이사장 이병석)는 오는 12월 19일(금) 오전 10시, 서울 혜화동 예술가의 집 2층 다목적홀에서 <문학과 통일> 제11호 출판기념식과 함께 제6회 통일문학상 및 제6회 신인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통일 문학의 현재를 점검하고, 문학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을 사유하는 뜻깊은 자리로 마련됐다. <문학과 통일> 제11호에는 분단의 현실을 넘어 화해와 연대, 공존의 가치를 모색하는 시와 산문, 평론 작품들이 수록돼 있으며, 통일문학의 외연을 확장하는 성과를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6회 통일문학상은 시 부문에서 통일의 서정과 시대적 성찰을 꾸준히 시로 형상화해 온 김유조 시인에게 돌아갔다. 김 시인은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을 비롯해 코리안드림문학회 회장, 한국작가 여행인문학 주간 등을 역임하며 한국 문학의 국제 교류와 인문학적 확산에 기여해 왔다. 또한 경맥문학회, 서초문인협회, 미국소설학회 회장을 지내는 등 문학 단체 활동에서도 활발한 역할을 수행했다. 학술과 창작을 아우르는 성과로 학술원 우수도서상, 김태길수필문학상, 문학마을문학대상 등을 수상했으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선원 의원 "12·3 비상계엄 세력, 약물·고문 통한 진술 강요 계획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세력이 정치인과 시민을 상대로 고문·약물 투입·강압 조사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정황이 11일 공개됐다.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이 작성한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 문건을 제시하며 "단순한 구상표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준비 문건"이라고 밝혔다. 프로포폴·케타민·벤조디아제핀 등 '약물 통한 자백 유도' 검토 문건에 따르면 내란세력은 자백유도제(진정·수면제·향정신성 약물)를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사용 약물에는 ▲ 프로포폴(진정·수면제 계열) ▲ 케타민, 펜토탈 나트륨(마취·진통제 계열) ▲ 벤조디아제핀(향정신성 약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약물들은 불안을 낮춰 저항을 약화시키고 기억을 혼란시켜 진술을 통제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물을 악용하겠다는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흔적 최소화" 지향한 물고문·모의처형 등 신체적 고문 문건은 의도적으로 외부 상처를 최소화하면서도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