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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순명 시인, 다섯 번째 시집 <물의 입, 바람의 입> 출간

감각적이면서도 정교한 마음의 빛깔들, 삶의 현장에 밀착한 시어들
김종회 평론가 "그의 시에는 순후한 남도의 형용이 잠복해 있어"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하순명(河順明) 시인이 최근 다섯 번째 시집 <물의 입, 바람의 입>을 문학아카데미를 통해 출간했다.

하순명 시인은 전남 진도 출생으로 광주교육대, 상명여자사범대,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7년 <교단문학>과 1998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했다.

그동안 시집 <밤새도록 아침이 와도>, <나무가 되다>, <산도(山島)>, <그늘에도 냄새가 있다>를 상재했고, 이번에 다섯 번째 시집으로 <물의 입, 바람의 입>을 출간했다. 또한 교단에세이 <연둣빛 소묘> 등이 있다.

하순명 시인의 새 시집 <물의 입, 바람의 입>에는 제1부 '흰 동백', 제2부 '기억의 창고', 제3부 '나한상', 제4부 '세방노을을 기리며', 제5부 '시인의 에스프리' 등 총 5부로 구성돼 있으며, 71편의 신작 시(詩)를 선보이고 있다.

하순명 시인은 이 책 '詩人의 말'을 통해 "심장에서 통증이 자랄 때마다 들꽃이 되어 나무가 되어 물의 입으로 말하고 바람의 입으로 말한다"며 "쓸쓸함에 기대어 아픔에 기대어 이렇게 시를 안고 세상을 건너간다"라고 말했다.

그림 같은 세방리에서
반나절 동안 그 바다를 눈에 담았다

주거니 받거니
개나리빛 울금주(酒) 권하며
가냘픈 솟대도 기다림에 애를 태우더니

드디어 붓을 들어
양덕도 주지도 장도 혈도 가사도 불도를
치마폭으로 휘감으며
홍주빛 서정문을 쓰기 시작한다
건너편 하늘까지 판을 벌인다

가슴이 두근두근
그의 언어를 다 받아 읽기엔 너무 벅차
취한 듯 그 바다에 붙잡혀 있었다.

- '세방노을을 기다리며' 전문.

세방노을(세방낙조)은 전남 진도군 지산면 세방리에 위치하며 이곳에 두 개의 시비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하순명 시인의 것이다. 뒤쪽 산을 오르면 세방낙조 전망대가 있고,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김종회 문학평론가(전 경희대 교수)는 제5부 '시인의 에스프리'에서 해설 '맑은 풍광에 담은 삶의 비의(秘義)'를 통해 "남녘 진도 땅에서 태어나 학습의 행로를 따라 문학을 익혔기에, 그의 시에는 순후한 남도의 형용이 잠복해 있다"며 "또 일생을 교육자로서 사명을 다했기에, 그의 거의 모든 시들이 순방향으로서 시의 역할을 추동하고 있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이어 "하순명 시의 자연은 그냥 자연이 아니고 우주 또한 그냥 우주가 아니었다. 이는 방대한 교과서이자 잔잔한 타이름이었으며 때로는 엄혹한 죽비 소리였다"며 "일찍이 독일의 미학이론가 N. 하르트만이 '사실주의는 예술의 건전한 경향'이라고 규정한 그 예술적 경향이, 하순명의 시를 견고하게 그리고 빛나게 한다"고 평했다.

김 평론가는 그러면서 "삶의 현장에 밀착한 시어들과 더불어, 소박하지만 품격있고 조촐하지만 소중한 시의 세계가 그의 것이다"라며 "앞으로 그의 문학적 장도(壯途)가 더 크고 넓게 펼쳐지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하순명 시인은 그동안 한국시문학상, 한국문협서울시문학상, 공무원문학상, 세계문학상, 허난설헌문학상, 서초문학상, 광주교육대학 자랑스러운동문상 등 수상했으며, 한국공문원문인협회 회장을 거쳐 명예회장으로 있으며, 현재 한국문인협회 및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등으로 활발한 문단 활동을 하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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