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16 (화)

  • 맑음동두천 28.5℃
  • 구름조금강릉 28.3℃
  • 구름조금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29.5℃
  • 대구 25.5℃
  • 울산 26.8℃
  • 흐림광주 27.2℃
  • 부산 26.5℃
  • 흐림고창 27.9℃
  • 흐림제주 32.5℃
  • 맑음강화 27.3℃
  • 구름많음보은 27.4℃
  • 흐림금산 26.5℃
  • 흐림강진군 27.3℃
  • 흐림경주시 26.7℃
  • 흐림거제 26.5℃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소크라테스도 고민하는 이름 짓기'

"책의 제목은 책장을 넘기기 전 읽어야...제목을 보면 본문을 유추할 수 있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詩)도반은 故 황금찬 선생과 우이동, 한마을에 살면서 행사장 동행이 잦았다. 비 내리는 여름날이다. 이탄 시인, 황금찬 선생과 한국기독교문인협회가 주관하는 청주 동행이었다. 황금찬 선생은 평소 유머가 많다.

문인들의 여자관계도 구수하게 본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야기 끝에는 "내가 본 것이 아니에요. 들은 이야기에요"라며 마무리한다. 이야기가 끝났다 싶은데 한참 후 다시 강조한다. "시도반 선생, 내가 목격을 한 것이 아니라 들은 이야기입니다"라고 다시 못 박음질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다시 한참을 웃곤 했다.

이야기 중 이탄 선생이 한 달에 한두 번은 고스톱을 치는 것이 낙(樂)이라 한다. 황 선생은 시인이 고스톱을 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 당부한다. 황 선생은 교회 장로다. 이탄 선생은 정년 후 유일한 낙이라며 웃는다.

청주 가는 길은 멀었다. 황 선생은 시집을 펴내며 제목에 신경이 쓰인다는 화두를 꺼낸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세상의 모든 짐승과 식물의 이름을 짓는 것에 신경이 크게 쓰였을 것이라 한다. 선생은 악기 중에 가장 퇴폐적인 이름이 뭐냐고 묻는다. 말이 없자 '섹소폰'이라 한다. 교회 연주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색다른 지론을 말했다. 그러면서 동화 같은 이야길 한다.

어느 봄날, 천지를 창조하고 하나님께서 동물들에 전달했다. 이름을 짓는 날이니 아침 8시에 늦지 않게 동산으로 모이라는 것이다. 이름은 물론, 아직 나누어 주지 못한 눈도 나누어 준다 했다.

동물들은 들뜬 기분으로 이른 아침 줄을 서서 이름과 눈을 받아갔다. 호랑이가 제일 먼저 왔다. 포효가 들어간 이름과 부리부리하고 큰 눈을 받아갔다. 다음이 사자였다. 역시 용맹하고 부지런한 맹수들은 눈과 이름을 중시했던 것으로 보인다. 동물 중에서 눈이 가장 밝다는 독수리가 세 번째로 왔다. 하나님은 몇 가지 질문을 한 후 독수리에게 동물 중 가장 멀리 볼 수 있는 눈을 나누어 주었다. 심지어 물속 물고기의 유영을 볼 수 있는 특별한 눈이었다.

한참을 나누어 주다 보니 정오가 지나고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코끼리가 느린 걸음으로 늦게 도착했다. 눈이 담긴 바구니를 털어내어도 눈이 바닥이 났다. 다시 한 번 바구니를 털어보니 아주 작은 눈이 겨우 두 개 남아 있었다. 코끼리는 덩치와 비교하면 눈이 작다고 하소연하였다. 하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지렁이가 코끼리 뒤에 들어왔다. 아무리 바구니를 털어도 더 이상 준비된 눈이 없었다. 바닥이 난 것이다. 지렁이는 이름은 받았으나 눈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동식물 중에 유일하게 지렁이만 눈이 없는 이유라 한다. 우리는 황 선생의 동화 같은 이름짓기와 눈에 대한, 이야길 들으며 청주에 도착한 일이 있다.

어느 시인은 건물의 문고리를 잡으면 제목이 떠올려진다. 건물에 들어가려면 문에 달린 손잡이를 밀거나 당겨야 한다. 건물에 들어가는 사람에게 가장 먼저 연결의 시작이다.

책의 제목은 책장을 넘기기 전 읽어야 한다. 제목을 보면서 본문을 유추한다.

미국의 출판인 앙드레 버나드는 "제목은 책의 눈동자"라 했다. 글을 다 써넣고 제목을 붙이지 못해 고민하는 경우는 작가의 일상과 같다. 한국에서 4백만 부가 팔린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미국에서 <정의>라는 밋밋한 제목이었으나 한국에 들어오면서 국내 출판사의 재치로 의문형의 제목으로 다듬어졌다.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제인 오스틴이 애초에 '첫인상'으로 탈고한 소설은 편집의 과정과 주변의 의견을 청취하면서 <오만과 편견>으로 제목의 옷을 입었다. 김훈 작가의 소설 <칼의 노래>는 광화문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광화문 그 사내'로 출간될 뻔한 재미난 후일담을 들었다.

<명량>의 영화 제목도 그렇다. 그동안 '성웅 이순신', '이순신'과 같은 이름 나열식 제목으로 수많은 영화를 제작하였으나 실패를 하였다. 구태의연한 제목이 아닌 <명량>, <한산>이라는 호기심의 제목이 될 때 천만 관객으로 환호하여 주었다.

지적인 소설가로 알려진 장 폴 사르트르는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문학의 언어를 '사물의 언어'와 '도구의 언어'로 나눴다.

사물의 언어는 작가의 투명한 정신을 말한다. 시(詩)의 경우다. 내면에서 일어나는 투명하고 순수한 언어다. 도구의 언어는 산문과 같은 언어들로 구분한다. 제목은 어디에도 구애받거나 치우치는 경우가 아니다.

기발한 제목으로 서점의 좌판에서 독자의 걸음을 멈추게 하면 된다. 뻔한 말이지만 제목은 내용을 압축이다. 제목에 너무 많은 것을 넣다 보면 오히려 힘이 빠진 제목이 될 수 있다. 책의 이름 짓기는 소크라테스도 고민했다 한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이 시대 새로운 '수궁가'의 탄생"...국립창극단, 창극 '귀토' 공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창극 '귀토'를 오는 31일(수)부터 9월 4일(일)까지 서울 장충동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귀토는 판소리 '수궁가'를 재창작한 작품으로, 국립창극단 대표 흥행작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의 고선웅·한승석 콤비가 각각 극본·연출, 공동 작창·작곡·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2021년 초연 당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 약 1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난다. 창극 귀토는 비상한 필력과 기발한 연출력으로 정평이 난 고선웅이 극본과 연출을 맡았다. 고선웅은 판소리 수궁가 중에서도 토끼가 육지에서 겪는 갖은 고난과 재앙을 묘사한 '삼재팔란'(三災八難) 대목에 주목, 동시대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새롭게 풀어냈다. 작품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궁가'의 이야기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자라에게 속아 수궁에 갔으나 꾀를 내 탈출한 토끼의 아들 '토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spin-off) 무대다. 토자는 육지의 고단한 현실을 피해 꿈꾸던 수궁으로 떠나지만, 그곳에서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게 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육지로 돌아와 자신이 터전이 소중함을 깨닫는 토자의 모습은 우리가
황희 문체부장관, 베이징서 '스포츠 외교' 행보 박차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민국 정부대표로 참석해 한국선수단을 격려하고 스포츠 외교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황 장관은 지난 5일 개최국인 중국의 거우중원 국가체육총국 국장(체육장관)을 만나 베이징 올림픽이 세계적 감염병 유행으로 고통 받고 있는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기쁨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거우중원 국장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의 동계스포츠가 많이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 자리에서 황 장관은 "평창, 도쿄, 베이징으로 한,중,일 3국으로 이어지는 연속 올림픽이 동북아 평화, 번영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면담에서 양국은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의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더불어 올해 항저우하계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남북체육교류가 진행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지원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국 장관은 올해 9월 한국에서 열리는 한·일·중 스포츠 장관 회의를 통해 스포츠 분야에서의 한·중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장관은 6일 세계도핑방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의장 부부, 희망브리지에 수해 성금 4억원 기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과 우아 DH 아시아 김봉진 의장과 설보미 씨 부부도 집중호우로 시름에 빠진 수재민 돕기에 동참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우아한형제들과 김 의장 부부가 수재 의연금으로 3억원과 1억원을 맡겨왔다고 15일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성금을 기부했다"며 "우아한형제들은 앞으로도 재난 취약계층과 재난 피해 이웃들을 돕는 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김정희 사무총장은 "우아한형제들과 김봉진 의장 부부를 비롯해 실의에 빠진 이웃들에게 용기를 주는 모든 분의 헌신과 도움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따뜻한 손길이 이재민분들에게 온전히 전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희망브리지는 피해 복구와 구호 물품 제공, 주거 지원 등에 성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한편 우아한형제들과 김 의장 부부는 희망브리지와 함께 꾸준히 기부 활동을 펼쳐왔다. 우아한형제들은 2020년 3월 코로나19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영양식을 전달해 달라며 희망브리지에 20억원을 기탁

정치

더보기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