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8 (화)

  • 구름많음동두천 10.6℃
  • 흐림강릉 10.0℃
  • 흐림서울 14.3℃
  • 구름많음대전 13.1℃
  • 흐림대구 18.1℃
  • 구름많음울산 14.0℃
  • 흐림광주 13.1℃
  • 흐림부산 17.2℃
  • 흐림고창 11.1℃
  • 흐림제주 13.5℃
  • 구름많음강화 11.4℃
  • 구름많음보은 12.6℃
  • 흐림금산 13.4℃
  • 흐림강진군 13.3℃
  • 구름많음경주시 13.8℃
  • 흐림거제 17.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한며들고'와 '미며들고', 욕망하는 언어

"모국어의 숲은 착한 요정이 지켜주지 않는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미며들고' 단어가 생소하다. 소준섭 박사의 조간신문 칼럼 제목 부분이다. 인터넷 사전을 두드린다. 붉은 글씨로 ‘없는 단어’라 나온다. 칼럼을 읽어가면서야 '스며들다'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영화 '미나리'가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으며 '윤여정에 스며들었다'라는 말이 나왔다. '윤며들다'는 말 등 '~며 들다'와 같은 유행어로 해석하면 쉽게 이해될 성싶다.

부유하였던 예전 미국이 아니다. 프런티어 정신은 퇴색되었다. 특정 나라의 돌기(우뚝 솟음)를 인정하려 않는다. 오로지 자국 이익 외교를 펼친다. 미국정치는 '1%에 의한, 1%를 위한, 1%의 정신'이다. 세계의 교통순경과 같았던 과거의 미국으로 생각하면 순진한 외교다. 이럴진대 우리만 유독 영어 사랑 태도가 옛, 스럽게 '미며들고' 있다.

'도어스테핑', '글로벌 스탠더드', '메가포트' 등등에서 바라보는 언론과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인식이 지나치다는 평이다. 문체부 새말 모임 조사(6월 17~7월 23일, 2000명 대상)에 의하면 국민의 74.2%가 대통령 출근길 문답은 좋으나 '도어스테핑'과 같은 영어사용이 거슬린다는 여론이다.

'출근길 문답'과 같은 순수 한글로 바꾸면 한다는 지혜까지 내놓았다. 외래어 사용에 시민도 예민할진대 작가들은 언어에 더 신중하다.

작가들은 어떤 단어에 벼락 치듯 둔기를 맡기도 하고 신령한 세례를 받기도 한다. 이형기 시인은 중학교 2학년 때에 백석의 ’적막강산‘시를 접하고 격한 감정을 받았다는 후일 담이 돌아다닌다.

1947년 가을 <신천지>라는 잡지에 발표된 백석의 시를 접한다. '적막강산'은 별반 어려운 단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이슬처럼 신선하거나 윤이 나는 단어도 아닌데 이형기 중학생의 가슴에 강하게 와 닿은 것이다.

오이밭에 벌배채 통이 지는 때는/산에 오면 산 소리/벌로 오면 벌 소리// 산에 오면/큰솔밭에 뻐꾸기 소리/잔솔밭에 덜거기 소리// 벌로 오면/논두렁에 물닭의 소리/갈밭에 갈새 소리// 산으로 오면 산이 들썩 산 소리 속에 나 홀로/벌로 오면 벌이 들썩 벌 소리 속에 나 홀로/ 정주(定州) 동림(東林) 구십여 리 긴긴 하룻길에/산에 오면 산 소리 벌에 오면 벌 소리/적막강산에 나는 있노라//. 백석 시인의 '적막강산' 전문이다.

감상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도반에게는 백석 시인의 고향 정서가 담긴 평범한 시로 읽힌다. 그렇지만 이형기 시인에게는 '적막강산'이라는 시어가 구멍 뚫리게 가슴 켠에 자리 잡았다.

시간은 7년이 흘러서 1949년의 봄날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창밖을 멍하니 보던 이형기 시인은 '적막강산'이 떠올랐다. 7년 전에 백석에 받은 영감의 시어가 떠오른 것. 시인들은 흔히 이런 것을 두고 시의 씨앗이라 표현도 한다. 이형기는 가늠하기 힘든 감정을 억제하며 '비'라는 시를 만들기 시작한다. 7년의 씨앗은 그리 쉽게 발아되지 않았다. 수없이 수정 한 끝에 한 달여 만에 ‘비’를 마무리한다.

적막강산에 비가 내린다./늙은 바람기/먼 산 변두리를 슬며시 돌아서/저문 창가에 머물 때/저버린 일상/으슥한 평면에/가늘고 차운 것이 비처럼 내린다./나직한 구름자리/타지 않는 일모(日暮)// 이형기의 '비' 전문이다.

직설 표현으로 백석의 '적막강산'에 비하여 이형기의 '비'는 감상자의 가슴에 두드리는 울림이 크다. 원숙한 어조의 노래다. 외견상 청록파나 미당류의 전통을 잇는 서정으로 커만 보인다.

그뿐이 아니다. 백석의 '적막강산' 시를 이형기는 처녀 시집의 표제로 정하기까지 했다.

작가들은 문학작품, 예술을 대하며 영감의 표현에 뇌의 한 부분, 얻어터지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형기 시인처럼 긴 시간 발효를 거쳐 작품으로 탄생을 시킨 경우다.

언어에서 간절함의 기원은 어디일까. 작가들은 한 번쯤 생각하는 부분이다. 창작에서 열정의 지중(地中)에 서게 되면 주변의 모든 것이 작품의 부분으로 연관된다.

일제 강점기, 언어를 상실하는 것이 너무나 슬프고 불행하다는 경험을 한 민족이다. 일본이 '일며들게' 하려는 부단한 노력에 굴하지 않았다.

모국어의 숲은 착한 요정이 지켜주지 않는다는 것도 우리는 안다. 언어도 키우면 키운 대로 자란다. 그 나라에서 가장 위대한 발명은 모국어일 것이다. 언어의 '한며들기'들기는 우뚝 선 영웅의 삶보다 더욱 가치가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개헌, 국민에게 돌려주자"… 평화연대 150차 포럼, '직접민주'와 '한반도 평화' 화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개헌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은 여전히 정치권 중심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사)평화통일시민연대가 개최한 제150차 평화통일전략포럼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던지며, 개헌의 주체를 ‘국민’으로 돌려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 4월 20일 서울 종로구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제10차 헌법 개정의 기본방향과 구체적 과제’를 주제로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좌장은 윤조덕 공동대표가 맡았으며, 시민사회·학계·법조계·정치권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포럼의 핵심 화두는 명확했다. 개헌의 중심을 권력구조에서 국민주권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장희 상임대표는 "그동안 9차례의 개헌이 권력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통치구조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며 "주권자의 기본권과 분단체제 극복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발안·국민투표로 개헌 동력 만들어야" 기조발제에 나선 송운학 개헌개혁행동마당 상임의장은 보다 직설적인 문제 제기를 내놓았다. 그는 현재 개헌 논의가 "주권자의 높아진 요구를 반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하며, 입법·행정·사법

정치

더보기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확정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최정호 후보가 최종 확정됐다. 경선을 마무리한 그는 "익산의 정체를 끝내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시민의 명령을 받았다"며 본선 압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최정호 후보가 조용식 후보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최 후보는 22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선 결과는 위대한 시민과 당원의 승리"라며 "정체된 익산의 판을 바꾸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선에서 경쟁한 조용식 후보와 심보균 후보에게 감사를 전하며 "두 후보의 정책과 인적 자산을 하나로 모아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병관 전 부지사의 정책 역량까지 결집해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 갈등을 넘어선 '필승 원팀'으로 본선에 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중앙과의 연결력'과 '행정 전문성'을 내세웠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정책 설계와 대형 예산 확보 능력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와 국회를 잇는 네트워크를 통해 익산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