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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작가의 문제작 ⸢절반의 실패⸥와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동시 복간

현대문학에서 페미니스트 소설의 시조 격으로 평가받고 있는 소설 2권 나란히 복간
⸢절반의 실패⸥…여성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다양한 여성의 이야기를 생생히 풀어내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가부장제로 점철된 혼인 관계 속 고통 받는 여성을 위해 쓰여진 작품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현대문학에서 페미니스트 소설의 시조 격으로 평가받고 있는 이경자 작가(72)의 문제작 ⸢절반의 실패⸥와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가 출판사 '걷는사람'을 통해 동시에 복간되었다.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확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경자 작가의 문제작 ⸢절반의 실패⸥는 1988년 처음 출간되어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반향을 일으켰고, "다양한 측면에서 여성문제에 접근해 들어가서 그 실상을 생생히 폭로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 소설집은 출간 다음 해 KBS-2TV 수목 미니시리즈로 제작되었다. '사회적으로 불합리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여성의 문제를 다루고 있어'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이끌었고, 그 인기에 힘입어 8화로 계획됐던 드라마를 4화 연장하여 성공적으로 끝을 맺었다.

방영 중에는 '극단적이며 지나치다'는 이유로 '방송위원회심의소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는 해프닝도 있었다.

⸢절반의 실패⸥에 수록된 열두 편의 단편은 '고부간의 갈등', '독박 가사와 육아', '가정 폭력', '남편의 외도', '혼인빙자간음', '성 착취', '여성의 성적 소외', '빈민 여성의 문제' 등 여성문제의 상당수를 다루고 있다.

이주란 소설가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이 책의 나오는 이야기들을 '오래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애쓰지 않고도 ⸢절반의 실패⸥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제1세대 여성주의 소설가로 수십 년 동안 여성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이경자 작가의 오래된 목소리는,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30여 년 전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장벽이 오늘날 얼마나 나아졌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절반의 실패⸥는 여성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다양한 여성의 삶에 틈입하여 그 이야기를 생생히 풀어내고 있다. 열두 편의 이야기는 여전히 바뀌지 않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춘다.

'시집살이'로 고통 받으며 남편에게 소외당하고 급기야 얻어맞기까지 하는 '명희'는 "여자들은 왜 죄받을 게 그렇게도 많아요?" 하며 울분을 토한다.

결혼 전에는 대학을 졸업하고 중학교에서 영어 교사로 일한 명희지만, 결혼 후 '비굴하고', '자신 없이 살아야 하는' 자신의 삶이 '지옥'처럼 느껴진다('두 여자').

직장 생활을 하는 '인호'도 다르지 않다. 직장에서는 불안정한 입지 때문에, 가정에서는 독박 가사와 독박 육아로 삶은 점점 피폐해진다. 아이를 재우고 집에서 회사 일을 하던 인호는 "나는 뭐지? 나는 뭐야?" 하며 패배감에 빠진다('안팎 곱사등이').

아내를 '길들이기 위해' 폭력을 행사한 '우환'은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 가정 폭력의 가해자를 대표하는 남성상이다. 여성을 '소유물'로 간주할 때 폭력은 얼마든지 정당화될 수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보여준다('맷집과 허깨비').

남편의 외도를 목격하고 분노를 터트렸지만 도리어 손찌검을 당하는 ‘정옥’은 비참한 현실에 절망하고(「피의 환상」), 대학 교수인 남편의 거듭되는 외도 때문에 이혼을 결심하는 '정순'은 "내 인생을 살리라……" 다짐한다('절반의 실패').

농촌에서 살다가 가족과 함께 서울 변두리로 밀려 온 어린 여성이 얼마나 쉽게 성 착취 현장에 노출되는지 보여주는 작품(「미역과 하나님」)에서 '나'는 "제발 10분만 나를 나 자신으로 있게 해달라" 하고 울부짖는다.

이것이 그저 소설 속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로 이 모든 불평등을 겪어야 하는 열두 편의 이야기는 외면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과 겹쳐져 읽는 이의 가슴을 아리게 한다.

이경자 작가는 ⸢절반의 실패⸥에 대해 "나에게 복잡한 영광과 오해를 안겨준 소설"이라고 말했다.

이 소설집이 처음 출간된 1980년대에는 여성문제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드물었고, 그러한 주제를 하나의 작품집으로 엮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작가는 ⸢절반의 실패⸥ 집필 이전에 아내로서, 맏며느리로서 결혼이란 제도에서의 다양한 차별을 경험했다. 우리 사회의 결혼 제도에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던 그는 "늘 삶이 불안하고 불길하고 초조"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이후 "여성 개개인의 다양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저 '주눅 들림'과 억압의 기미는 무엇인지 알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불행한 삶을 산 어머니', '어제도 남편으로부터 모욕적인 대접을 받은 아랫집 여성', '출가외인의 잔인함이 미풍양속으로 미화되어 서러웠을 딸들'…… 그 숙제를 푸는 것을 여성 소설가로서의 사명으로 받아들였고, 많은 여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 그리하여 ⸢절판의 실패⸥라는 한 권의 소설집이 탄생했다.

⸢절반의 실패⸥ 속 여성들은 빛나지도, 희망에 차 있지도 않다. 오히려 절망의 수렁에 빠져 있거나 억압된 현실에 고통스러워한다.

이경자 작가는 미화도, 과장도 없이 한 여성의 삶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소외된 여성의 이름을 호명하는 과정 끝에 여성들은 자기 존재에 대해 묻고 문제를 인식하며 분노할 힘을 되찾는다. 그리고 그동안 외면해온 ‘불편한 진실’ 앞에서 침묵을 멈추고 입을 열기 시작한다.

이경자 작가는 이번 개정판 머리말에서 "여성주의 연작소설 ⸢절반의 실패⸥는 나에게 복잡한 영광과 오해를 안겨준 소설이다"라며 "이 소설로 조롱과 응원을 한꺼번에 받던 날들의 느낌이 여전히 생생하다"고 밝혔다.

이경자 작가는 이어 "다 괜찮다. 인생이란 게 그럴 테니까. 어쨌든 응원은 내게 불안감을 주었고 조롱은 문학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북돋웠다. 이제 나는 일흔세 살에 이른 늙은 소설가로, ⸢절반의 실패⸥를 돌아보면 마치 평생 돌봐야 할 아픈 자식 같기도, 소설가로서 내게 중심이 돼준 기둥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계속해서 "잘 믿기지 않겠지만 1980년대 내내 아니, 1948년 딸로 태어나는 순간부터 내 삶은 ⸢절반의 실패⸥를 향해 운명처럼 달리고 쓰러지고 다시 일어서고 또 쓰러지기를 반복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절반의 실패⸥는 소설가 이경자, 자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그러면서 "젊은 세대는 내 이름을 모르고 ⸢절반의 실패⸥란 소설의 존재도 알지 못한다"며 "그동안 내가 쓴 여러 소설이 절판(絶版)되었다. 소설의 절판이란 생명의 매장(埋葬)과 다르지 않다. 더러 누군가 ⸢절판의 실패⸥를 거론한다. 나도 이 책만큼은 되살려내고 싶다는, 그리움 같은 소망을 가지긴 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경자 작가의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는 1992년 출간된 작품으로, 총 54편의 초단편소설이 한데 모인 엽편소설집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가부장제로 점철된 혼인 관계 속 고통 받는 여성을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쓰여진 작품이며, 이경자 소설가 스물여섯부터 마흔다섯에 이르기까지 자그마치 이십여 년 동안 관찰하고 실감해온 여성차별의 역사이기도 하다.

하지만 수많은 남성들의 항의와 여성 차별에 무지했던 당대의 시대상으로 인해 절판되고 말았다. "1992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약 30여 년 동안 우리의 사회는 얼마나 달라졌는가? 이것을 과연 '어제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으로부터 복간이 기획되었다.

여성 억압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다양한 여성의 삶에 틈입하여 그 이야기를 생생히 풀어내고 있는 ⸢오늘도 나는 이혼을 꿈꾼다⸥.

이 책을 통해 작가는 "'가사노동의 경제화', '가족법 개정', '간통법 존폐 논쟁', '하층 여성 위에 군림해 권능감을 느끼려는 부르주아의 허위의식' 등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엄마와 딸', '시어머니와 부인', '부인과 애인',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 '중산층 여성과 하층 여성', '성녀와 창녀' 등 여성 관계를 손쉽게 분할하는 당대 관습에 강력하게 반발"한다.

책의 첫 꼭지에서는 90년대의 방법으로 '미러링'을 시도한다. 집안에서 가사노동을 하는 것이 남편의 미덕이고 사회생활을 빙자한 외도를 하는 것이 아내의 역할인 세계관, 그 속에서 아내는 남편에게 저지른 폭력을 정당화한다. ('옛날 옛날 한 옛날에').

갓 결혼한 순희는 옆집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정폭력을 지나치지 못해 장로를 찾아가지만, 장로를 비롯한 시대 풍토는 '남편이 제 안 사람을 다스리는 것은 참견할 수 없다'며 방관한다. ('새 각시의 아내 공부').

직장 내 성희롱이 만연한 환경에서 능력 있는 신입사원 '미스 리'는 유연하게 대처한다. 오히려 여직원은 회식 자리에 참여할 수 없다는 말에 일갈하며, "우리는 누구의 아내로서 직장에 다니는 게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낸다. ('무엇을 할 것인가').

맞벌이 환경에서 독박육아를 도맡은 정우는 시어머니와 남편의 반복되는 무시에 불합리함을 느껴 울화통이 터진다. ('피곤과 사치').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해 빈번하게 자행되는 여아 낙태의 실태 또한 담고 있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가지기로' 마음먹었던 부부는 막상 딸만 둘을 낳자, 마치 그것이 죄라도 되는 듯 아들을 원한다. 그러나 배 속에 잉태된 아이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거리낌 없이 지우기로 결심한다. ('살려주세요!').

남편의 외도쯤은 당연한 것으로 치부되는 시대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남편에게 외국 생활을 하는 동안 "아무 일 없었느냐"고 묻는 '마누라'는, 남편의 매춘에 대한 고백을 두고 유쾌하게 반응한다. ('여우와 늑대').

병서는 여자친구인 영희가 '여자답지' 않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이 늘 마땅찮다. 영희는 신문에서 본 성폭력 사건에 대해 언급하고, 병서는 오히려 여자의 잘못을 탓한다. ('여자는 알 수 없다-직장인의 연가 9') 성폭력 사건에 대한 여‧남의 의견 대립과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무지하던 당대 남성들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두 주먹 불끈 쥐고 '여성주의 관점'을 지켜내고자 이경자 소설가는 짧은 소설로 발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언제나 여성들에게, 가부장제 사회의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느니 울타리 밖으로 나아가 기꺼이 '도전'하고 '혼란'을 겪자고 설득" 한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추는 이야기 속에서, 여성들은 무언가를 ‘깨달아’가며 두렵고도 용맹한 얼굴로 세상에 맞선다.

오혜진 문학평론가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1980~90년대 여성 독서사에서 이경자는 단연 돌올한 존재다. 여자들은 쉬운 독서만을 선호한다는 편견이 횡행할 때, 이경자는 엽편과 장편, TV 드라마와 강연 등 장르와 매체를 가리지 않고 여성 독자들을 치열한 논쟁의 장으로 초대했다"며 "특히 내게 이경자의 행보가 인상 깊었던 것은, 그가 동시대 여성을 매우 진지한 '토론'의 상대로 여겼다는 점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오혜진 평론가는 이어 "가사노동의 경제화, 가족법 개정, 간통죄 존폐 논쟁 등 당대 주요 논의에 이경자는 자신의 글쓰기로써 능동적으로 참여했고, 그의 입장은 일관됐다"라며 "그는 언제나 여성들에게, 가부장제 사회의 "보호'와 '배려'의 대상이 되느니 울타리 밖으로 나아가 기꺼이 '도전'하고 '혼란'을 겪자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오혜진 평론가는 계속해서 "'극단적인 페미니즘'이라는 비난을 심심찮게 받은 이경자 소설에서 조롱당하는 것은 비단 가부장 남성만은 아니다. 하층 여성과 사회적 약자 위에 군림해 권능감을 느끼려는 부르주아 여성의 허위의식은 이경자 특유의 풍자가 가장 날카롭게 작동하는 지점이다"라며 "다만, 이경자 소설은 결코 흔한 '여적여' 구도를 소환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는 '엄마와 딸', '시어머니와 부인', '부인과 애인', '기혼 여성과 미혼 여성', '중산층 여성과 하층 여성', '성녀와 창녀' 등 여성 관계를 손쉽게 분할하는 당대 관습에 강력하게 반발한다"고 말했다.

오혜진 평론가는 또 "'여성 문제'의 범주가 크게 확장된 오늘날에도 이 소설집이 흥미로운 건, 가부장 남성을 절대악으로 설정하는 것보다 여성억압에 공모하는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사고하는 게 훨씬 더 용감한 실천임을 이 책이 효과적으로 증명하기 때문"이라며 "이경자의 여자들은 과묵하지 않다. 그녀들은 전통적인 부덕(婦德)의 비인간성을 씹어뱉듯 뇌까리고, '종속관계 청산', '노예해방 선언' 같은 여성주의의 생경한 언어를 어떻게든 일상에서 발설해 본다. 시어머니에게 비난받고, 남편에게 조롱당하고, 자식에게조차 비웃음을 사더라도 그렇게 한다"고 말했다.

오혜진 평론가는 그러면서 "그녀들이 말하기를 멈추고 돌연 벙찐 표정을 지으며 어리둥절해한다면, 그건 자신이 옳다고 믿던 '교양'과 '합리'의 정당성을 스스로 의심할 때다"라며 "이경자의 타협 없는 단언과 차진 비유, 핵심을 찌르는 통찰, 신랄한 조롱조의 문체는 이 세계를 향할 때는 통쾌하나, 나 자신을 향할 때는 두렵다. 이경자 소설에 부려진 그 모든 전략들을 나는 1990년대 여성지성의 두렵고도 용맹한 얼굴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자 작가는 이 책의 개정판 머리말에서 "이런 책을 냈었다는 기억조차 못 하게 된 내게 출판사에서 이 책을 다시 내겠다고 했다"며 "책 제목을 듣는 순간 칠순 나이의 소설가와 걸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나름으로 이유를 달아 사양했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이어 "내 나이 삼·사십대, 성찰은 두렵고 분노는 깊고 욕망은 터지기 직전으로 살던 때, 더러 화염병을 던지는 기분으로 쓴 글들이다. 다시 그맘때의 젊음을 준다 해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경자 작가는 "교정지를 받아 보고, 문장이 거칠다는 걸 알았지만 수정하지는 않았다. 이건 다 그 시절의 내가 쓴 것이니까. 그걸 지금 '노년의 결'로 손본다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다"라며 "그리고 기특한 점도 발견됐다. 문장은 거칠어도 주제는 싱싱했다. 그 시대에 두 주먹 불끈 쥐고 지켜내고자 했던 것, 바이러스처럼 퍼뜨리려고, 굽히지 않았던 나의 씩씩함! 미숙하나마 '여성주의 관점'이 여전히 푸릇푸릇하게 돋보였다. 뜨거웠던 울분과 기특하고 애틋하기까지 한 신념도!"라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그러면서 "이맘때의 나, 웃기는 일이 많았다. 남성 근본주의로 일관해서 흘러온 사람의 역사 속에서 여러 나라와 민족의 인권, 해방, 독립 등의 선언문을 읽으며 그 주체에 ‘여성’을 대체하는 버릇이 있었다"며 "가령, '조선', '인민', '노예'… 등등에 여성을 넣어 읽어보는 것이다. 이때도 대부분의 여성들은 사람남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보조자의 역할을 하는 게 '신의 섭리' 같았다.(지금 달라졌나?)”라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계속해서 "가부장제의 남성 중심 결혼은 남자에게 아이를 낳아주고 밥을 해주는 존재로의 사람여성을 규정한 제도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여자도 사람이 되고자 하면 '이혼'만이 살길 같았다"며 "여성에 대한 차별은 아버지 가장의 권력이라는 그늘로부터 시작해서 사회와 국가로 넓혀진다. 차별은 정교하게 장치되어 있다. 이런 가부장제 문화 속에서 여성이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을까?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지 못하는 어머니, 아내, 엄마, 누이, 딸을 둔 세상이 평화로울 수 있을까? 우리들 삶의 현장에서 우리가 공유하기 위해 표현하는 '말'들이 얼마나 폭력과 굴종으로 이루어졌는지, 그것이 바로 남성문화의 언어"라고 말했다.

이경자 작가는 그러면서 "여성은 여성고유성(固有性)으로 존중되는 사람일 때라야 여성이다. 지금, 발전과 진보의 의미를 되묻게 하는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며 "'코로나19'가 우리 문명의 '몸체'에 대한 성찰을 강력히 요구하는 것이다. 자유롭지만 외롭고, 풍요롭지만 삭막한 시대를 살아내야 할 여성과 남성들에게 내 생각이 공유된다면! 그렇게 되기를 애달프게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경자 작가는 강원도 양양에서 태어나 197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소설 '확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절반의 실패⸥, ⸢살아남기⸥, ⸢꼽추네 사랑⸥, 장편소설로 ⸢배반의 城⸥, ⸢혼자 눈뜨는 아침⸥, ⸢사랑과 상처⸥, ⸢情은 늙지도 않아⸥, ⸢천 개의 아침⸥, ⸢계화⸥, ⸢순이⸥, ⸢세 번째 집⸥, 중단편집 ⸢건너편 섬⸥, 산문집으로 ⸢반쪽 어깨에 내리는 비⸥,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남자를 묻는다⸥, ⸢딸아, 너는 절반의 실패도 하지 마라⸥, ⸢시인 신경림⸥ 등이 있다.

올해의여성상, 한무숙문학상, 고정희상, 제비꽃서민문학상, 민중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 현대불교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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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저널> 2026년 봄호 출간…시조에서 디아스포라까지, 한국문학의 지형도 그리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의 계절 봄을 맞아 <문학저널> 2026년 봄호(통권 218호)가 출간됐다. 이번 호는 시조 문학의 깊이와 현대적 확장을 조명하는 기획특집을 비롯해 지역어와 디아스포라, 번역시, 신인문학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한국문학의 현재와 방향성을 입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번 호의 중심에는 시조시인 김복근을 조명한 기획특집이 자리한다. 김복근 시인의 연보와 함께 '달관' 외 14편의 작품이 수록되었으며, 자전적 성찰을 담은 '나의 삶 나의 시조'에서는 '민물에서 놀다 바다에서 갯물을 마시다'라는 독특한 은유를 통해 시인의 문학적 여정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이선민의 '개방적 언어와 마케팅', 이원경의 '지역어의 소멸과 부활', 이형우의 '입말과 몸말-지역어와 디아스포라'는 언어의 변화와 확장, 그리고 지역성과 정체성 문제를 심층적으로 탐구한다. 이는 문학이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획연재로는 이강식 수필가의 '남이 봐도 되는 일기'가 새롭게 시작된다. 일상의 기록을 문학적 성찰로 확장하는 이 연재는 독자들에게 친밀하면서도 깊이 있는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특집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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